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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대길 건양다경

모두 경사스러운 일만 많으시길

2013.02.04(월) 13:32:03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입춘(立春)입니다. 설‘립’ 자에 봄‘춘’ 자 이고 보니 말 그대로 봄이 시작된다는 날이죠. 그렇지만 하늘은 동장군과 합세하여 수작을 부렸습니다. 그리곤 어젯밤부터 비에 이어 진눈깨비, 그리고 오늘 새벽부턴 아예 눈까지 펑펑 날렸지요.
 
하여 고민이 태산과도 같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밝은 아침까지도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쌓인 눈을 모두 치우고 퇴근해야만 하는 때문이었지요. 한데 아침 5시 즈음이 되자 다시금 비가 내리면서 아까 내렸던 눈을 시나브로 녹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이구~ 고마우셔라! 오늘이 입춘임을 아시곤 하늘도 염치가 있었는지 이런 은전을 베푸시다니......!’ 하여간 그 덕분에 가뜩이나 아픈 팔을 움직여 눈을 치워야 하는 고생은 피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야근 뒤에 퇴근하는 오늘의 아침 길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말미암아 가히 아수라장이더군요.
 
퇴근하여 두어 시간 눈을 붙인 뒤 일어나 아내와 함께 자주 가는 사찰을 찾았습니다. 그리곤 고삭부리 아내와 아들의 쾌유를, 그리고 3월부터 직장인이 되는 딸에겐 부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부처님 전에 발원했지요.
 
이윽고 정오가 되자 사찰에선 다시금 많은 불자들에게 점심공양을 주셨는데 정갈한 절밥답게 그 맛이 과연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은행과 콩이 들어간 밥에 고구마 줄기와 노지 시금치 무침, 묵은지 콩나물국과 김에 더하여 배추김치와 흰 백설기 떡 역시 어찌나 맛이 있던지 허겁지겁 먹다보니 저는 그만 또 불룩한 맹꽁이 배가 되고 말았지 뭐예요.
 
그래서 그렇게 사찰의 밥은 언제나 인기 만점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예전엔 오늘처럼 입춘이 도래하면 대문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을 크게 써서 붙였습니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뜻을 지닌 이 글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아도 금세 흐뭇해지는, 그러니까 만인을 두루 사랑한다는 의미까지를 담고 있(었)지요.
 
떠나길 서운해 하는 동장군은 설날 연휴를 앞두고 한 차례 더 혹한이란 무기를 써 폭정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기상청이 발표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은 어차피 엿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설날이 되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선친께 차례를 올린 뒤 아산으로 가 숙부님께 세배를 드릴 것입니다. 작년에 상처하시어 더욱 마음이 무거우실 숙부님께는 별도로 약주도 좀 받아드리고 오렵니다.
 
오늘 그예 입춘을 맞았으니만치 충남도정신문 관계자분들과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모두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만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찰의 공양은 참 맛있어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 사찰의 공양은 참 맛있어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 오늘 아침의 유난스런 날씨는 노점상들의 생업마저 문을 닫게 만들었습니다.


사찰에 가 우리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발원했습니다.

▲ 사찰에 가 우리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발원했습니다.


오늘은 입춘이되 날씨가 유난스레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 오늘은 입춘이되 날씨가 유난스레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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