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충남 서천에 갔다가 문헌서원을 둘러보았다. 한적한 곳에 잘 다듬어진 문헌서원은 이 지역에 본관을 둔 한산이씨 명조 선현 8위를 제향하는 서원이었다.
▲ 문헌서원 안내 표지석입구에 들어서자 새로 지은 신축 건물들이 여러채 들러서 있었고 한쪽에는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 아마도 체험시설이나 음식점, 숙박시설을 확충하는 것으로 보였다. 공사장을 지나자 문헌서원에 들어서는 홍살문이 눈에 띄었다. 그 뒤에는 한산 이씨 선조들의 공적을 기리는 비석군들도 보였다.
▲ 홍살문
▲ 비석들문헌서원에 들어서는 길목에는 고려의 성리학자 목은 이색 선생의 웅장한 선조상과 연못에 잘 지어진 경현루가 예쁘게 단장되어 있었다. 나는 문헌서원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곳 저곳을 둘러 보기로 했다.
▲ 연못에 자리잡은 경현루이곳 문헌서원 제향인물은 이곡(李穀), 이색(李穡), 이종덕(李種德), 이종학(李種學), 이종선(李種善), 이맹균(李孟畇), 이개(李塏), 이자(李?)이다. 기록상 창건은 1594년(선조 27)으로 전해지며 처음 이름은 ‘효정사(孝靖祠)’라고 한다. 1611년(광해군 3)에 『문헌(文獻)』이라 사액 받았으며, 우암 송시열은 ‘문헌서원’이라는 액호를, 진수당, 존양재, 석척재 글씨는 동춘당 송준길(宋浚吉)이 썼다고 한다.
▲ 문헌서원 원생들이 공부하던 진수당이색(李穡)은 1341년(충혜왕 복위 2)에 진사가 되고, 1348년(충목왕 4) 원나라에 가서 국자감의 생원이 되어 성리학을 연구하였다. 그의 문하에서 권근(權近)·김종직(金宗直)·변계량(卞季良) 등을 배출하여 조선성리학의 주류를 이루게 하였다.
▲ 목은 이색의 선조상이곡은 고려 말엽의 학자이고 우문관대제학(都僉議贊成右文館大提學)을 지낸 색(穡)의 아버지이다. 이종덕은 고려 후기의 문신으로 색(穡)의 첫째 아들이며, 이종학은 고려의 문신으로 색(穡)의 둘째 아들이다.
▲ 서원 강당의 동쪽 건물로 원생들이 수학하며 생활하던 존양재양경공 이종선(良景 李種善)은 고려말 조선초의 문신으로 색(穡)의 아들이고, 문혜공 이맹균(文惠 李孟畇)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색(穡)의 손자이며 지밀직사사(知密直司事) 종덕(種德)의 아들이다.
▲ 서원 강당의 서쪽 건물로 원생들이 수학하며 생활하던 석척재백옥헌 이개(白玉軒 李塏)는 조선 제 6대왕 단종을 위하여 사절(死節)한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으로 색(穡)의 증손이며, 중추원사 종선(種善)의 손자이다. 1436년(세종 18) 사마시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고, 1441년에 집현전 저작랑으로서 당나라 명황(明皇)의 사적을 적은 《명황계감 明皇誡鑑》의 편찬에 참여하고, 훈민정음의 제정에도 참여하였다. 음애 이자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로 이색(李穡)의 후손이며 1504년 식년문과에 장원급제해 사헌부감찰을 지냈다.
▲ 문헌서원 전경그렇듯 문헌서원(文獻書院)은 고려 말의 대학자인 가정 이곡(稼亭 李穀) 선생과 목은 이색(牧隱 李穡)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있는 곳이다. 1567년(선조9) 효정사(孝政祠)라는 사우를 짓고 1610년(광해군2) 문헌(文獻)사액을 받았으나 1871년(고종 8)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이후 100여년이 지난 1969년에 지금의 위치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 이곡의 시호 문효공과 이색의 시호 문정공에서 한자씩 지은 효정사장판각에는 이곡의 문집 ‘가정집’ 20권과 이색의 문집 ‘목은집’ 55권 등을 인쇄하는데 필요한 947개의 유교책판과 한산이씨 족보와 세보 등을 발행하는데 필요한 족보판 등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
▲ 장판각문헌서원 한쪽에는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 있고 이색의 묘소가 위치해 있다. 목은 이색은 성균관 대사성을 지낸 성리학자로 포은 정몽주, 이은 길재 등과 함께 고려가 망할 때 태조 이성계에 굴하지 않고 절개를 지킨 삼은으로 불렸고, 정종 1년(1399) 진주류씨 류방택이 공주 동학사 인근에 초혼단을 고쳐지어 이색의 제사를 지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충신 세명의 위패를 모신 ‘삼은각’이 있을 정도이다.
▲ 무학대사가 묫자리를 잡았다는 이색선생 묘소묘소밑에는 목은 이색 선생의 초상을 모신 영정각이 있고 영당 뒤안에는 오랜세월 영당을 묵묵히 지켜오고 있는 커다란 배롱나무 두 그루가 위엄을 보이고 있다. 이 초상은 원래 관복차림과 평상복 차림의 두 종류가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관복차림만 전해지고 있고 보물 제 1215호로 문화유산청에 등재되어 있다.
▲ 이색 선생의 사당
▲ 사당 내부의 모습이색의 묘소를 다녀오다보면 작은 우물이 보이는데 당시 사용하던 우물을 새로 꾸며 놓은 곳으로 수각이라고 부른다. 옛 조상들의 정취가 넘치는 작은 우물 하나에서도 당시 일어났던 일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우물을 보니 정겹기까지 했다.
▲ 문헌서원내 우물인 수각나오는 길목에는 하룻저녁 고즈녁한 한옥에서 가족들과 묵을 수 있는 문헌전통호텔이 위치해 있고 전통음식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저녁식사로 먹을 수 있는 문헌밥상이 있고, 점심식사로 먹을 수 있는 선비밥상과 유생밥상이 준비되어 있었다.
▲ 문헌전통호텔 모습문헌서원충남 서천군 기산면 서원로 172번길 66
- 관람료 : 무료
- 관람 : 화~일요일(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