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인들과 함께 홍성군 광천읍에 있는 그림같은 수목원에 방문했습니다. 그림같은 수목원은 2005년에 문을 연 수목원인데요. 3만 평 정도의 대지 위에 목본류 460여 종 갖춰 총 1330여 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수목원은 바람이 많고 습도가 높은 서해와 근접해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 차가 좀 낮아 꽃의 개화 시기도 2주 정도 늦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수목원 곳곳에 꽃이 정말 많이 있네요.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정문에 들어서면 파란 음표 조형물이 소나무와 꽃들 사이에서 부는 바람과 햇살의 강약을 조절하며 합주하는 것처럼 가뿐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수목원에는 우리나라 대표 수목인 소나무가 많이 있어 조선시대 선비들이 서원이나 향교에서 학문을 배우고 연구하다 산책을 하던 숲에 온 것처럼 고즈넉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5분 정도 걷다 보면 단풍나무와 소나무 중간에 멋진 여인상이 있는데 작품명이 '여심'입니다. 고석용 작가는 "사랑은 움직이는 것, 관심이 멀어지면 사랑은 날개를 달고 떠난다 사랑에 대해 공감하게 합니다" 라고 하네요. 수목원 곳곳에는 고석용 작가가 철로 만든 조형물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는데 포토존 포즈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조형물 오른편엔 전통가구전시장과 미술관, 온실식물원이 왼편엔 전망대, 야생화원, 돌탑분수대가 나오는데요.



먼저 온실식물원으로 향했습니다. 온실식물원에 들어서니 신선하고 상큼한 로즈마리 향이 코끝을 자극하네요. 진한 로즈마리 향기에 취해 크게 쉼 호흡을 했더니 일상의 피로에 답답했던 가슴이 펑 뚫린 것처럼 시원하고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집니다.





수목원 안 '더 갤러리'에는 수채화와 유화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목련, 장미, 해바라기, 배추, 김치, 어선, 석양, 바닷가 풍경 등 우리삶과 밀접한 소재로 그린 작품들이라 더 정감이 가는 작품들입니다.





'더 갤러리'에서는 사계절 전시되어 있는 작품외에 지역 작가들의 작품들을 유치함으로서 전시 및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네요.



전통가구 전시장에는 한국고유의 멋을 간직한 운치있고 멋스러운 생활가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동양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전해 주는 칠공예 작품은 옻나무 수액을 이용해 접착성이 강하고, 방수성, 방부성, 내열성이 강해 선조들이 청동기시대부터 오랫동안 사랑용 했다고 합니다. 또한 특유의 광택과 재료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특성으로 현대에도 옻에 비교되는 도료는 없다고 하네요.





조선시대 안방을 대표하는 ‘장’과’ ‘농’도 전시되어 있고, 한약방에 있던 약장, 놀부가 흥부에게 빼앗다시피 등에 메고 가던 화초장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장과 농의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하나의 몸통으로 그 안에 층을 구분하는 널이 있는 것은 장, 박스형 궤짝을 아래위로 포개 놓는 것은 농이라고 한다고 해요.



그림같은 수목원은 자연의 순수함은 최대한 보존하고 아름다움은 최선으로 가꾸고 있는 문화휴식공간인데요. 산책로를 따라 연못 방향으로 걷다 보면 왼편으로 피톤치드 향기 가득한 소나무 숲에 둘러 쌓인 공간이 보입니다. 이 공간이 주는 싱그러움이 너무 좋아 소나무 그늘아래 돗자리매트를 펼쳐놓고 햇살샤워를 하면서 하늘 멍을 해도 좋을 듯 하네요. 아니면 나무그네와 의자에 앉아 바람이 전해주는 초여름 향기에 숲 멍을 해도 좋을 듯 합니다.





연못 앞에도 한껏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을수 있는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는데요. 연못에 있는 연꽃이 만발하면 더 멋진 풍경을 연출할 것 같습니다. 연못에는 연못에 있는 물고기들에게 줄 사료를 천원에 구매할 수 있는데 무인판매네요. 다음에 아이들과 방문시 꼭 천원짜리 지폐를 준비해야겠습니다.





길을 따라 쭉 오르면 수국도 보이고, 분재처럼 잘 가꾸어진 소나무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그림같은 수목원은 30여년의 세월동안 어린 묘목들을 삽목하여 키우고, 한 그루 두 그루 나무를 수집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휴식공간입니다. 수목원에서는 현재 수집된 야생식물 종 외에도 야생화 및 식물종 도입으로 야생식물의 확대와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해요. 또한 희귀한 우리나라 자생식물과 야생식물의 보존을 통해 자생지 외에서도 보존하고 관리하고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간중간에 나무들과 잘 어울리는 색색의 벤치들이 있는 쉼터도 있고, 나무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하늘도 너무 예쁘네요. 쉼터 근처에는 돌탑분수대가 있어 분수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합니다.



아치형의 나무다리 맞은편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이 커다란 돌틈새로 물길을 이루며 시나브로 수목원에 작은 연못을 조성해 놓았네요. 연못 안에는 비단잉어가 유유히 헤엄치며 풍류를 즐기고 있습니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새소리, 시원한 산들바람이 길을 내주니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네요.





수국이 탐스럽게 핀 아치형 터널을 지나 전망대로 향합니다. 전망대로 가기 위해 나무들이 가득한 길을 따라 쭉 걷다 돌계단을 올라 정자에 도착했는데요. 정자 주변에 산림이 울창해 마을 전경이 보이지 않아서 살짝 아쉬웠지만, 초록이들이 주는 편안한 뷰였답니다. 



그림같은 수목원은 곳곳에 테마가 있어 더 좋았는데요. 다음엔 도심에서 학원과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과 함께 꼭 방문해야겠습니다. 오늘 하루 솔향 가득한 수목원에서 느긋하게 걸으며 내면에 있는 자신을 만나기도 하고, 자연이 선사하는 풍경화 앞에서 싱그럽게 불어오는 바람결에 온몸을 맡기며 나무와 꽃의 향기에 취해 보았는데요. 돈으로 살 수 없는 아주 귀한 보약 한 첩 먹는 것처럼 행복충전, 활력충전 빵빵하게 했습니다.




◇그림같은 수목원
충남 홍성군 광천읍 매현리 459-1
- 전화: 041-641-1477 / 팩스: 041-641-1476
- 운영시간: 09:00~18:30(일몰시까지)
- 수목원 관람에 걸리는 시간 (성인기준)2시간 정도
- 휴관일: 연중무휴
- 주차: 무료(전용주차장)
- 입장료
  ▷ 성인: 9,000원, 경로7,000원▷ 청소년, 학생: 6,000원▷ 장애인, 미취학아동: 5,000원
《단체(30명이상)》
  ▷ 일반: 7,000원▷ 경로(70세 이상 경로우대): 5,000원▷ 청소년,학생: 4,000원▷ 장애인, 미취학 아동: 3,000원
  ※ 10명 이상의 단체 관람객이 사전 예약을 하면 수목원 숲 해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