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예고 없이 건물이 격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다들 화들짝 놀란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수십 년 전부터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를 듣고 있는데, 이날의 지진은 경각심을 확고히 심어 놓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비단 지진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재난, 재해는 부지불식간에 닥칠 수 있고, 평소에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하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져 피해를 키울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일선 학교나 유관 교육기관에서는 재난,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처하는 방법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오늘은 그중 한곳을 소개할까 합니다.


▲ 공주시 안전체험공원 전경


▲ 로보카 폴리와 엠버가 환영해 주는 공주시 안전체험공원 출입구

얼마 전, 찾아간 곳은 공주시에 소재한 안전체험공원입니다. 2007년 개원한 이곳은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로보카폴리' 캐릭터 디자인을 활용해 건립한 안전체험 시설로, 체험형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어린이(5세~13세) 전용 안전체험공원입니다. 안전체험동, 재난체험동, 로이관, 엠버관, 폴리관, 휴게동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안전체험동에서는 영상교육, 생활· 재난· 교통안전 교육, 물놀이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난체험동에서는 지진과 태풍 체험교육, 재난 안전수칙, 생존배낭 짐 싸기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고요. 로이관에서는 소화기 사용법, 화재 시 대피요령을, 엠버관에서는 약물오남용 교육, 위생교육을 하며, 폴리관에서는 전통카트를 활용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해요.

계절별로 교육 내용도 조금씩 상이하다고 합니다. 1~2월은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생활안전,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교통 안전, 4~5월은 화재 안전, 6~7월은 물놀이 안전, 8~10월은 교통 안전, 11~12월은 재난 안전에 관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해요.


▲ 화물차사각지대 상설 체험교육장

공주시 안전체험공원 본관에 들어가기 전에 건물 왼쪽에 세워진 차량 한 대가 자꾸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물차 사각지대 체험교육장이었습니다. 충청남도에서 최초로 실시한 프로그램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며칠 전, 체험학습을 갔다가 운전자가 하차 후 차량 앞쪽에 앉아 있던 두 살배기 아이를 발견하지 못해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떠올랐습니다. 주차나 정차된 화물차 앞에 머물거나 뒤에서 놀지 말아야 하며, 우회전 중인 화물차 옆에 나란히 가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주시안전체험공원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직접 화물차 운전대에 앉아서 보행하는 친구들이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체험해 본다고 하는데, 체험하고 나면 어른들이 자주 주의 주며 강조하는 이유를 깨달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에 국한되지 않고 성인들도 평소 보행 중에 조심해야 할 사항들이죠. 화물차뿐만 아니라 일반 차량이 주·정차한 상황에서 똑같이 지켜져야 하겠고요.


▲ 안전체험동 내 영상관


▲ 자격증을 가진 안전지도사가 심폐소생술 시범을 하고 있다.

화물차 사각지대 체험교육장에서 다시 종합교육 및 관리동으로 자리를 옮겨 1층의 안전체험동 영상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영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심폐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췄을 때 심폐소생술(CPR) 하는 방법을 직접 보여주며 교육하고 있다는데요, 교육 대상자인 어린이뿐만 아니라 함께 온 보호자들도 잘 몰랐던 것을 배우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영상관에서 2층으로 오르려다 보니 1층 로비에는 112와 119에 전화할 때 꼭 말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교육 장비도 갖춰져 있었습니다. 112와 119 공통으로 전화 거는 사람의 이름과 정확한 주소를 밝혀야 합니다. 112의 경우에는 어떤 사고가 일어났는지와 범인의 인상착의를 꼭 말해야 하며, 119의 경우는 응급상황이 발생한 도시, 마을 이름, 근처 지형과 건물 이름을 말해야 한답니다. 어른들도 당황하면 실행하기 어려운데,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차근차근 일러서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가르치시면 좋을 듯합니다. 


▲ 교통안전 교육장 1

안전체험동 2층으로 올라가니 여러 대의 미니 차량이 보였습니다. 교육장 한쪽에는 '횡단보도 건너기 5원칙 노래' 가사가 게시돼 있었습니다.
 
1. 우선 멈추고 좌우 살피고 화살표로 건너가세요.
2. 조심조심 차를 조심 뛰지 않고 걸어가요.
3. 운준자와 눈 맞추며 단풍잎손 들고 가지요.
4. 초록불이 깜빡거리면 다음 신호 기다리세요.
5. 조심조심 차를 조심 뛰지 않고 걸어가요.


▲ 교통안전 교육장 2

이곳에서는 아래와 같은 승하차 및 사각지대 교육과 유괴 방지 교육 등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1. 바른자세로 앉고, 꼭 안전벨트를 메요.
2. 길게 늘어진 옷자락이나 가방의 끈은 차 문에 낄 수 있어 위험해요.
3. 버스에서 내릴 때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지나갈 수 있으니 조심해요.
4. 차도로 내려오지 말고 반드시 인도에서 기다려요.


▲ 물놀이 안전교육장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는 6~7월에는 물놀이 안전교육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는데요, 물놀이를 하기 전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준비 운동 후 물놀이를 해야 하고, 친구가 위험에 처했을 때는 직접 해결하려 하지 말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한다고 합니다.

여건이 안 될 때는 주위에서 물에 뜨는 빈 페트병, 개봉하지 않은 과자, 아이스박스 등을 구조 도구로 이용하고, 구조에 필요한 로프가 없을 때는 입고 간 옷을 줄처럼 길게 묶어 활용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사고가 나지 않게 안전한 곳에서 주의하며 놀면 좋은데, 혹시 위험에 처하게 되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알아두면 크게 도움이 될 듯합니다. 참고로 물놀이 안전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영을 하기 전: 반드시 준비운동하기(다리, 팔, 얼굴, 가슴 순서)
2. 배가 고프거나 식사 후: 30분 동안 물놀이 금지
3. 수영을 하는 도중: 수영 도중 피부에 소름이 돋고 당길 때는 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휴식하기
4.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주위에 소리쳐 알리고, 함부로 물에 뛰어들지 않기
5. 아쿠타슈즈 착용: 계곡이나 해수욕장에서는 아쿠아슈즈 착용하기


▲ 생활안전 교육장

안전체험동 2층에는 집안에서 불이 나기 쉬운 곳을 퀴즈로 알아보고, 혹 화재가 발생하면 대처하는 방법도 교육하고 있다고 합니다.


▲ 공주시 안전체험공원 야외 교육장 


▲ 헬리 환경안전 놀이존


▲ 엠버관(엠버 생활안전위생 교육존)


▲ 폴리관(교통안전 교육존)


▲ 로이관(소방안전 교육존)

실외 교육장에는 헬리 안전놀이 체험관, 로이관, 엠버관, 폴리관이 있었습니다. 날이 더워서 몇 개월간은 실내 교육장인 안전체험동과 재난체험동에서 주로 안전교육이 이뤄질 듯 보입니다.


▲ 공주시 안전체험공원에서 안전교육을 마친 어린이들이 질서를 지키며 귀가하고 있다.

이날 모 어린이집에서 안전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한발 늦어서 함께 교육에 참여하지는 못했는데요, 공주시 안전체험공원에서 체험한대로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더라도 슬기롭게 대처하며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공주시 안전체험공원】
충남 공주시 월미동길 219
 1.체험 대상ㅣ 5세 이상 어린이~초등학생
 2. 운영시간ㅣ (평일) 10시~17시
                   (주말)일부시설 개방(체험교육 미실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설날, 추석 연휴
 3. 입장료ㅣ무료
 4. 예약 방법ㅣ 인터넷 사전 예약 (https:gongjukids.co.kr/)
    ※사전 예약 없이 방문 시, 선착순 10명까지 교육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