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회, 마을과 마음을 모으다
입장면 경로효잔치
입장면은 천안시 서북구의 유일한 면으로, 면 단위 중에서는 가장 인구가 많은 곳이다. 서울에 가까운 쪽에 놓여 있는데다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아 공장도 많은 편이다. 최근 이 지역 핫뉴스는 단연 2025년 5월 완공 예정인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이다. 거봉포도와 함께 입장의 또 하나 전국적 랜드마크가 될 한국축구종합센터까지, 향후 입장면 위상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참 절묘한 데가 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그 아이 가정뿐 아니라 마을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그 말 뜻이 고령화시대에 접어드는 지금 뜻밖의 울림을 전달한다. ‘노년의 삶의 질을 돌보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하다.’ 어쨌든 한 사람이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이어지는 연결의 관계가 있어야 하고 주위의 관심, 도움이 필요하다.
‘주민자치회’는 풀뿌리 자치의 기본으로 읍· 면· 동 각 행정구역의 주민들로 구성되어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모색하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보다 쾌적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며, 마을 주민 간 소외나 불화 없이 모두가 높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마을을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직접 만들어 가는 것. 실로 ‘주민자치회’는 그 마을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행복지수 척도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입장면행정복지센터에서는 11일 주민자치회 주최로 ‘경로효잔치’가 개최되었다. 입장면 관내 취약계층, 독거노인 어르신 60분을 초대한 잔치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자치의 완결판이었다. 음식준비에서 행사진행까지 외부 도움 없이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만든 자리라 그 순수함이 더욱 빛났다.
식사는 식당 맞춤이 아니라 주민자치회원에서 하루 전 직접 준비하여 정성으로 마련하였고, 여흥 프로그램은 주민자치회가 주관하는 문화교실에 등록, 수강하는 통기타반, 풍물교실, 섹스폰 연주반 등 수강생들의 솜씨로 채워 넣었다. 말하자면, 주민들이 준비한 ‘서로의 잔치’가 된 현장이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초대받은 어르신들이 한복을 입고 손에 꽃바구니를 든 채 직접 연습한 ‘꽃 사세요’라는 노래와 춤 공연이었다. 의도적이었는지? 훈훈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왜냐하면 공연자들의 꽃바구니가 갑자기 외빈들의 금일봉 봉투들을 받았으니!
고령화 시대에 ‘핵가족화로 퇴색되어가는 부모님과 어르신에 대한 경로효친 사상을 일깨우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어버이날도 공휴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최근 한 국회의원이 말했다. 표를 의식하고 시류에 편승하는 느낌이지만, 사람들이 ‘어버이’에 대해 한 번쯤 생각을 가다듬게 한다.
최대수 주민자치회장은 마을주민들 간의 돌봄의 자리, 화합의 자리가 이어져가길 바라는 소망으로 행사 마무리를 지으며, 자치위원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했다.
경로효친 사상이 사라져 간다는 엄연한 현실, 한 개인의 실존적 노년이 ‘고령화시대 노인문제’라는 사회정책 카테고리 속에 묻혀 버리는 시대에 이런 아날로그 잔치는 더욱 빛난다.
입장면행정복지센터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입장로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