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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미술이 일상이 되는 곳, 천안시립미술관

2023.12.13(수) 23:39:36 | 랄랄라아줌마 (이메일주소:orangebabo84@naver.com
               	orangebabo8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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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립미술관은 경계를 넘어 동시대 미술 문화를 주도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미술관으로서 지역 미술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연구하고 소장품의 수집과 체계적 관리를 통해 지역의 문화 자산을 보존한다. 또한 미술이 우리들의 삶에 녹아 일상이 되는 오늘이 되길 상상하며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열린 미술관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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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천안시립미술관은 ‘2023 천안제로프로젝트 <이름 없는 소우주>, 11.14~12.17’ 전시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름 없는 소우주’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는 불안전하고 비정형적인 존재들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오늘날 사회는 현대인에게 표준화된 기준과 프레임 아래에서 살아갈 것을 요구하는데 이에 김가을, 박경진, 송석우, 이주영 4명의 작가는 이러한 사회적 기준과 보편적 사고방식에 질문을 던지며 예술을 매개로 익숙한 것들에 대한 낯설게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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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전시실에 들어서니 박경진 작가의 작품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강한 색채감이 눈에 확 틔었는데 복잡하고, 무언가 바쁘고, 열정적인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작가는 클라이언트의 지시 아래 움직이던 도구로서의 일용직 노동자의 신분에서 벗어나 작가적 주관 아래 새로운 화면을 구성하고, 페인팅이라는 예술적 행위를 통해 가시적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소우주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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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황 바닥과 세트장 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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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우 작가는 박경진 작가의 그림과 달리 사진 매체로 표현해 또 다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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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화된 사회 구조 안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사진 매체로 담아내어 공허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장소에서 유니폼을 입고, 퍼포먼스를 행하는 익명의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익명의 청년들은 공간과 부조화를 이루며 메시지를 극대화하여 전달할 뿐 아니라 감각을 일깨우는 도구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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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공간에서의 갑갑한 마음이 훅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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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의 생각은 어디로 통통 튈지 모르겠다는 매력...
작품들을 보더니 본인들도 똑같이 표현 가능하다며 작품마다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시간을 잠시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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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으로 올라가니 이날 운이 좋게도 ‘메리 클래식마스 콘서트’가 개최되는 날이었다. 천안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클래식과 캐럴을 연주하는 시간이 있었다. 별도의 참가비 없이 사전에 신청한 사람들 외에도 현장에서 추가로 신청한 사람들 또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미술 관람과 작은 음악회 두 가지를 한 곳에서 들을 수 있는 날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작은 선물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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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전시실로 가니 이주영 작가의 푸른 빛이 감도는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새와 투명 방음벽을 소재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둘러싼 모순 관계를 다룸으로 투명 방음벽은 인간의 주거 공간을 보호함과 동시에 새에게 가로막힌 장애물로서 인간과 자연 공간을 구분하여 부조화의 경계로 작동한다. 이러한 모순 및 부조화를 투명 방음벽의 안과 밖이라는 이중적 시점에서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버드 세이버가 붙여진 투명한 벽 사이로 일렁이는 풍경을 응시하고 관찰하며, 다양한 블루톤을 활용하여 마치 초점이 나간 사진처럼 어렴풋한 모습을 담아낸다.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투병 방음벽 너머의 풍경은 새의 시선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미시적 이야기를 넘어 경계성을 정의하는 인간 중심적 사고에 전복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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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의 입장으로만 생각을 해 보았지, 새의 입장에서는 삶의 터전을 빼앗겨 억울하겠다 정도, 크게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인간도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데 새들도 더 나아가 동물들도 원래 그들의 터전임에도 인간들에게 그 터전을 빼앗기고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마저 잃고 있는 동물들의 입장을 보자면 많이 답답할 것 같고, 그러한 현실이 안타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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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김가을 작가는 마블링 기법으로 우연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특히 이질적 존재인 물과 기름은 섞이지 못하면서 경계가 모호한 우연의 형상들을 탄생시킨다. 이는 시공간이 뒤엉킨 듯한 알 수 없는 카오스의 모습을 연출해 낸다. 작품을 매개로 세속적인 것, 인위적인 것에서 벗어나 거대한 우주에서 본연의 모습을 마주하고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본질에 다가설 것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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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을 작가의 <심연의 공간>이라는 작품으로 부채산호가 숨어져 있다. UV라이트를 비춰보면 이렇게 부채산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체험을 해 볼 수 있어 신기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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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생각을 반전 시킬 수 있는 작품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미술관을 좋아한다. 심오하고 어려운 작품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많지만, 아이들과 함께, 가족과 친구와 함께 이렇게 즐기는 시간이 좋다. 저렇게 작은 종이 안에 작가의 의도를 표현해 내는 것도 대단한 것 같고, 그 작은 종이를 보고 감동을 받고, 머릿속을 환기 시켜주는 것도 너무 멋진 일인 것 같다. 

이렇게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미술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천안시립미술관의 역할은 너무나 크다. 그래서 이곳을 더욱 자주 찾게 되고, 이 곳을 애정한다.  


천안시립미술관
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종합휴양지로 185
1566-0155
화-일요일 /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 종료 30분전 입장 마감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해설. 오전 11시, 오후 2시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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