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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공간] 지금 우리는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고 있다

2023.10.24(화) 19:35:46 | 놀뫼신문 (이메일주소:nm4800@daum.net
               	nm4800@daum.net)


논산시에 거주하는 15살 중학생이 훔친 오토바이로 40대 여성을 납치해 한 초등학교 교정에서 엽기적인 성폭행을 저지르고 소지품과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면서 논산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보다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 딸 사진을 발견하곤 “신고하면 딸을 해치겠다”, “딸에게도 똑같은 짓을 하겠다”, “파묻겠다” 등의 협박을 하며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하기도 했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제 겨우 15살의 촉법소년 연령을 넘긴 앞길이 구만리 중학생이 그 많은 선택지 가운데, “왜, 하필 지옥의 문고리를 잡고 있는지?” 가슴이 미어진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순기능과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2022년 11월, 세계 인구는 80억 명을 넘어섰다. 유엔은 ‘인류 발전의 새 이정표’라고 밝히면서도,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지구온난화와 식량 부족문제를 밝히면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고 경고하고 있다. 
더욱 난감한 것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말대로 이런 변화들이 앞으로 다가올 일들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징후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극한 현상은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대홍수로 사망자만 2만 명 넘게 발생했고, 모로코에서는 규모 6.8 강진으로 2천 명 이상 사망했다.
산불 피해도 도처에서 일어났다. 미국 하와이 산불로 97명 이상이 사망하고 막대한 재산 피해를 안겨줬으며, 지난 2월에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규모 7.8 대지진이 일어나 4만 8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렇게 해마다 심해지는 폭염, 가뭄, 산불, 홍수로 삶의 조건이 혹독해지는 걸 체감하지만, 우리 대응은 여전히 느리고 안이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상이 무너지며 한계점에 다가서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우리 대응이 적절하지 않다”며, 기후 위기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긴급하고 실질적인 대응’을 지난 4일 교황 권고를 통해 호소했다. 

'나만은 비켜가겠지'라는 요행을 믿는가?

이뿐만이 아니다. 기후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같은 국제적 현안에 밀려나기 일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사망자 수가 어느새 6천 명에 다가섰다. 팔레스타인은 2차대전 후 강대국 간의 전후 협상이 비극의 씨앗이 되었고, 전쟁이 끝나면서 새로운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던 곳으로 우리의 아픈 역사와 닿아 있다.
중동의 불안한 정세에 전 세계의 눈이 쏠려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두 개의 전쟁 모두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바로 대규모 민간인의 참사에 따른 희생이다. 국제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는 전쟁터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소용도 없는 무용지물이다.
이미 벌어진 두 개의 전쟁 외에 또 하나의 전쟁이 발발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중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협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이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 한반도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그곳에 떨어지는 폭탄이 우리 하늘 위로 겹쳐지는 느낌이다. 

제정신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제정신으로 하고 있는 우리

기껏해야 400만 년 전 출연한 인간은 언제부터인지 지구를 죽이는 지옥의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4억 년 전부터 지구 땅속에서 살아온 지렁이는 고요히 지구를 살린다. 
인간이 지옥의 문을 여는 이 순간에도 지렁이는 토양을 끊임없이 위아래로 쟁기질하여 식물이 뿌리내리기 쉽도록 숨구멍을 뚫으며 영양과 공기를 순환시킨다. 쟁기가 발명되기 아주 오래전부터 지렁이는 한 해 동안 3천 평의 땅에서 분변토 38톤을 만들며 이 지구상의 흙을 경운해 왔다. 
우리 모두는 지구에 잠시 머물며 지구를 빌려 쓰고 있는 손님일 뿐이다. 오래전부터의 지구 본주인들에게 너무나 몹쓸 짓만 하고 있는 인류는 제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제정신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우리는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이며, 그래서 지옥의 문을 열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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