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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등골 휘는 사교육비, 누구 탓인가?

내포칼럼 -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2023.07.26(수) 17:11:36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등골휘는사교육비누구탓인가 1


최근 킬러문항, 일타강사, 입시 카르텔 등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회자되고 있다. 그게 정확하게 뭔지, 왜 문제가 되는지 대학입시 수험생이거나 수험생이 있는 집이 아니고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학원비’ ‘사교육’하면 우리 모두 갑자기 할 말이 많아진다. 생활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지 않는 주된 이유,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이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지옥, 공교육을 망치는 주범, 부모들을 투잡으로, 전업 주부를 맞벌이 현장으로 내모는 주범, 오늘 날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이슈들의 주 원인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그러나 해결책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역대 모든 정부가 사교육비 근절 대책을 추진했지만, 사교육 시장은 점점 더 커졌고, 전점 더 진화하였으며 최근에는 교육혁명의 진원지라고까지 일컬어질 정도로 세련되었다. 대학입시의 성공학생은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서 나오고, 돈 잘 버는 스타강사도 학원에서 탄생한다. 학부모들은 자식이 다니는 학교가 어디고 가르치는 선생님이 누구인지에는 관심이 없고, 어떤 강사가 있는 어느 학원에 보낼 것인지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 대상 의대진학을 위한 조기교육 학원이 생겨서 초등학생 학부모들 긴장시키고 있다고 한다. “자기 집 애는 어느 학원 보내?”가 맘카페나 길거리 학부모들의 일상적인 질문이다. 심각해도 너무 심각하다. 공교육은 어디 갔고, 고등학교는 왜 있으며, 교육부는 뭐 하고 있는가? 

과연 대책은 없는 것인가? 못 할 것이 없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입시학원 문제 하나 해결 못하는 것인가?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이룬 기적을 만든 대한민국 아닌가? 세계 최첨단의 기술로, K-Pop과 K-Contents로 세계를 재패한 문화강국 아닌가? 그러나 솔직히 속 시원한 대책은 어려울 것 같다. 현 정부에서도 개혁과제로 ‘교육개혁’을 천명하였지만 절대 쉬운 과제는 아닐 듯 싶다. 왜냐하면 역대 모든 정부에서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만큼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국민 모두가 망국병이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남녀 노소가 공감하는 가정의 문제고 사회의 문제인데도 왜 해결이 어려운가? 필자의 해석은 ‘국민 개개인의 자식 욕심과 이기심’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자식만은 어떻게든 잘 되어야 하고, 자식 잘 되고 못 되고는 부모가 통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 자식만은 다른 아이들보다 앞세워야 하겠기에 학교 간 아이를 불러내서 학원으로 달려간다. 옆에 아이가 가니 우리 아이도 가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대다수도 불안하고 뒤처지는 것 같아서 그냥 따라간다. 마치 왜 달리는지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는 아프리카 들소 떼와 같은 형국이다. 들소 떼는 무리를 지어 달리다가 낭떠러지가 나오면 뒤에서 밀어붙이니 다 같이 낭떠러지에 추락해 죽는다. 학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 각자가 스스로 학원 보내놓고·…, 각자 죽겠다고 야단들이다. 그러면서 서로를 탓한다. 왜 학원을 보내야 하느냐고, 안 보내면 안되느냐고, 정부를 탓하고 학교를 나무란다. 미국의 투자 귀재 짐 로저스는 몇 년 전 한국을 방문, 대학생들 앞에서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강의를 하였다. 첫 마디가 “부모님 말씀을 듣지 마세요”였다. 한국 청년들은 활기차고 끼가 많은데, 부모들이 청년들을 시키는대로 하라고 옥죄고 있어서 큰 문제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부모님 말대로 안정된 직장을 갖기 위하여 공무원, 대기업, 의사, 판검사의 길로 가면 안 된다고 충고하였다. 미래의 디지털 시대는 지금 부모들이 생각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고, 부모들이 자식들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하였다. 

내 아이는 별도로 학원을 보내야겠다는 ‘이기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아이 학원보내기는 극장에서 ‘일어서서 영화보기’와 같다. 앞줄에서 한 사람이 영화를 잘 보기 위해 일어서면 뒤에 사람도 따라서 일어설 수밖에 없고 급기야는 모두 일어서야 한다. 앉아서 볼 수 있는 영화를 모두가 일어서서 보는 형국이다. 결국 앞자리 한 사람이 애당초 일어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답이다. 어차피 아이들의 성공을 학원에서 찾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결국 사교육 문제는 국가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각자 스스로가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가 아닐까? 나만이라도 학원 안 보내면 큰 일 날 것 같은 불안감을 떨치고, 나만이라도 안 보내면 모두가 안 보내도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선순환의 고리를 나부터, 우리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작은 물방울이 호수를 여울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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