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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잉카야 올라

소중애 문학관의 책들(37)

2023.07.26(수) 17:07:4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잉카야올라 1


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남미는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다녀오세요.”

그만큼 어려운 코스였다. 여름옷부터 겨울옷까지 다 필요해서 짐은 무겁지 눈, 비는 시도 때도 없이 내리지, 거기다가 5000미터까지 올라가는 고산으로 숨이 막히고 심장은 멋대로 나대지. 정말 어려운 곳이었다. 우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이렇게 숨 쉬기기가 어려운 때는 사탕이 아주 조금 도움이 되는데 숨이 차니깐 사탕을 핥으면서 걷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막대 사탕을 빨며 천천히 걷고 있는데 옆에서 걷는 남자가 곧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인류애가 발동, 입에 있던 사탕을 빼 주었다. 

극한 상황에서는 체면이 없다. 내가 먹던 사탕을 받아 입에 넣고 남자는 걸었다. 

그런데 사탕을 돌려 주지 않는 것이었다. 

‘나도 숨 차 죽겠는데.....그때 만든 명언. 내 입에 있는 사탕은 빼 주기 쉽지만 남의 입에 있는 사탕는 빼 달라기 어렵다.’

그 남자는 끝까지 사탕을 돌려 주지 않았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티티카카호수는 높이가 4000미터에 가깝다. 배를 타고  호수 속 섬에 있는 민가에 가는데 숨이 찼다. 반쯤 누워서 헐떡이는데 미국 청년은 편한 자세로 앉아 안주도 없이 조니워카를 마셨다. 그 모습에 주눅이 들었다. 

올 3월에 볼로냐 세계 그림책 전시회에 갔다. 내 책이 4권 전시 되기도 했고 올해는 볼로냐를 거쳐 독일 메르헨 가도를 다녀올 생각였다. 

그런데 독일로 출발하기 전 날 여권, 현금, 카드가 들어있는 파우치를 도둑 맞았다. 수없이 해외 여행을 해 왔던 나는 자존심이 심하게 상했다. 여권이 없으니 당장  독일로 넘어갈 수도 없었다. 

일행과 헤어져 혼자 밀라노에 가 하룻밤 자고 영사관에 가서 여권을 만들었다. 비행기로 프랑크푸르트로 날아가 기차로 바꿔 타고 가 일행과 합류했다. 그때 일행 중 한 명이 내게 말했다. 

“우리 일행 중 누군가 여권을 도둑 맞어야했다면 소선생님이 맞아서 다행이네요. 혼자 잘 다녀오셨어요.”
그 말에 나는 웃음이 터졌다. 

남미 여행을 갔을 때 아르헨티나에서 여권을 도둑 맞은 남자분에게 내가 똑 같은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법무사였던 그분도 하루 만에 여권을 발급 받아 우리와 합류를 했는데 그 때 내가 감탄하며 했던 말이었다.

참 세상 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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