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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배현서 씨

지구촌 함께해요 다문화가족 충남정착기

2023.07.07(금) 08:11:3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꽃보다아름다운그녀배현서씨 1

“언니, 여기 웬일이에요?”
“오랜만에 못 봤더니 현서를 보고 싶기도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서 찾아왔지”

야미 마라탕 식당에서 저를 반겨주는 한 고향 동생이 있습니다.

투덜댄 걸 본 적이 없는, 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그녀, 부여군에 거주한 세 딸의 엄마 배현서 씨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봐서 좋은지 둘이서 해피하게 커피 한 잔을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식당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현서 씨는 고향인 베트남 집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20살 꽃다운 나이에 부모님 곁을 떠나 한국에 돈을 벌러 왔습니다.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현서 씨는 지금보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그때가 정말 힘들었나 봅니다. 상추농장 사장님과 계약을 하고 일을 하게 됐는데,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농장주인도 그리 좋으신 분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숙박 시설과 화장실이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못 하겠고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다고 사장님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사장님이 막무가내로 안 된다며 그 추울 겨울 날씨에 식수와 전기를 끊어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계약금을 내놓아야 보내주겠다 해서 현서 씨는 할 수 없이 돈을 내고서야 거기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노동부 여기저기를 돌면서 새 일자리를 알아본 다음 부여군 임천면으로 내려왔습니다.

파프리카 재배농장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거기서 관리자이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습니다.

“참 좋은 사람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나한테 도움을 주고 이것저것 알려 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어느샌가 정이 들고 3년만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지요.”

의사소통의 문제와 문화가 달라서 시댁에서 애를 많이 먹었다는 현서 씨, 그러나 다행하게도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이것저것 잘 도와줘서 한국생활 적응하기가 어느 정도 나아졌다 합니다.

“현서는 지금까지 고향에 한번도 가 보지 못 했다고 들었는데, 친정부모님은 어떻게 잘 지내고 계시니? 많이 그립겠다...”

“네, 고향에는 13년째 가 보지 못 했어요. 아이 셋을 데리고 한번 갔다 오려면 경비가 많이 들어서 아직도 꿈만 꾸고 있어요”
얼굴은 웃고 있지만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스친 그녀의 한마디.

“그래도 아이가 어려서 친정부모님을 한국에 초청할 수가 있으니까 다행이에요. 고향에 못 가더라도 곁에 부모님이 함께 계셔서 그리움을 좀 달랬죠” 

“맞아. 한번 갔다 오려면 아무래도 부담이 상당히 많이 들지. 그래도 한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그게 제일 행복하네”
현서 씨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코끝이 찡한 느낌이 납니다.

“식당일은 힘들지 않아?” 

“돈을 많이 못 벌지만 그나마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 아이들을 돌볼 수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여기 식당 사장님도 좋으신 분이세요. 나의 사정을 알고 이해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세요. 식당일도 많이 가르쳐 주셔서 덕분에 나의 새로운 꿈도 생겼어요. 경험을 쌓고 쌓이면서 나중에 꼭 나의 식당을 열 거예요.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내 꿈이 꼭 이루어질 거라고 믿어요” 

얼굴에 늘 웃음꽃이 핀 그녀를 보면 왠지 안 좋은 일도 걱정된 일도 모두 싹 사라지게 만듭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지만 동생아,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처럼 꼭 좋은 일이 생기고, 꼭꼭 행복이 찾아 올 거니까 그날을 위해 힘을 내자”

현서 씨의 한국 결혼생활은 다른 결혼이주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요? 인생에 살아가면서 더 힘들 때나 지칠 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인생을 포기하지 마세요. 꿈을 가지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뜻깊은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김채린(부여군 가족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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