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구름으로 무거워진 하늘이
미처 지탱을 못하고 가끔씩 가랑비를 질금거리지만
잊었던 연인이 생각나 듯
지금쯤 그 큰 꽃잎을 너울거리고 있을 합덕제의 연꽃이 궁금해져
과감히 길 나섬을 합니다
그간 아카시를 비롯하여 백합 등의 여름꽃들이 앞 다투어 피고 지기를 하였지만
'수중 군자'인 연꽃은 하지를 즈음해서야 그 자태를 홀연히 드러냅니다.
예전에야 절 마당이나 대갓집의 후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귀한 꽃이었는데
이제는 전국의 웬만한 명소마다 연지를 조성한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연꽃을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곳 합덕제는 이미 후삼국 시대에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연꽃과 남생이가 저수지 전체를 덮었다고 하니
천년에 이르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 규모는 저수 면적이 103정보, 저수지 주위가 8km에 제방이 1,771m이고
물을 받아쓰는 몽리 면적은 726정보였다고 합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약간의 저수 기능을 하였으나 차츰 농경지로 변화되었고
지금은 당진시에서 매입하여 연지로 조성하여 공원화 하였습니다
현재의 연지 위치는 대합덕리를 중심으로
합덕 성당과 서야 중.고등학교의 남서쪽 방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합덕성당합덕성당은 100년이 훨씬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내포의 못자리'라 불릴만큼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배출하였고
쌍탑의 교회 건물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모감주 나무▲바람에 일렁이는 연꽃의 춤지난 가을부터 키 큰 줄풀을 제거한다고 연 줄기 마저 걷어 내더니
작년에 비해 규모가 좀 빈약해지기는 했습니다만
바람에 실려오는 연향을 즐기기에는 별로 부족하지 않습니다
▲능소화 ▲오리 가족우거진 연 줄기 사이에서 부화한 새끼 오리들의 덩치가 벌써 어미만큼 커졌습니다
▲수련조생종인 수련은 5월에 절정기를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릇에 담긴 수련작년에는 가시연도 볼 수 있었는데....!
▲연낭자 겨울이면 큰 고니를 비롯한 주걱부리 도요새와 청둥오리 떼 등의 철새들이
앞 다투어 찾아오는 합덕제는
지금 한창 절정기의 연향으로 가득차서
수양 버들 그늘에 앉아 실바람에 몸을 맡기면
한낮의 무더위도 까마득히 잊게 해줍니다
또한 주변의 고색창연한 합덕 성당에 들려
경건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고
합덕 수리 민속 박물관에서는
농경지 괜개 수로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합덕제충남 당진시 합덕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