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캠핑(camping)인 것 같다. 금요일만 되면 캠핑카나 캐라반을 끌고 어디론가 떠난다. 어떤 사람은 SUV 차량에 텐트와 천막을 싣고 산과 강으로 떠난다.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보내는 오도이시족들이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학교에서 공부에 찌든 자녀들과 자연으로 돌아가 근심 걱정을 잠시 잊은 채 하늘에 떠있는 별도 구경하고 아무 생각 없이 불멍도 하면서 상념에 잠기기 위함이다.
 
지난 주말 딸 내외와 아들 내외가 하루 저녁을 보낸 캠핑장을 찾았다. 충남 부여군 옥산면에 옥산저수지 위쪽 나지막한 언덕 위에 만들어진 진달래관광농원 캠핑장이었는데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고 많은 사람이 왕래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조용하고 한적한 캠핑장에는 여러 사람이 텐트를 쳐 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곳 캠핑장은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장소가 20여 개소 마련되고 산책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중간 중간에 텐트칠 데크가 여기저기 마련되어 있었다. 저수지까지 꼬불꼬불 산책 길은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고 텐트촌과 주변 잔디밭을 오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캠핑과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옆으로 발길을 돌리면 원예치유공방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화분에 식물을 심는 체험을 할 수도 있고 잔디밭에서 뛰어놀며 공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손자 손녀들과 잔디밭에서 이어달리기 게임과 다트케임 등을 즐기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는데 활동성이 강한 아이들이라 몸을 많이 움직이는 놀이를 했다. 사장님께서 또 하나의 체험 기회를 주셔서 체험장 주변의 붉게 익은 보리수와 앵두도 따먹었는데 그것도 즐거웠던 것 같다.

그래도 캠핑은 저녁 해질 무렵 어른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삼겹살 굽고 소주 한잔 나누는 재미가 정말 솔깃한 것 같다. 그럴 무렵이면 텐트옆에는 남자들의 불 피우는 모습이 보이고 야채를 씻는 아낙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간혹 자전거 라이딩을 하다보면 캠핑족들은 아침과 저녁을 가리지 않고 술판 벌이는 걸 보면 아무래도 자연을 벗 삼아 나누는 우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서울에 사는 딸이 캠핑 장비를 마련한 뒤 주말마다 강원도나 경기도, 인천 등지를 돌아다니며 캠핑을 하자 광주에 사는 아들도 얼마 전부터 캠핑족이 되어버렸다. 나는 딸이 다니는 캠핑장을 몇 차례 따라다니기도 했지만 어제는 딸에게 한마디 물었다. “주말에 아이들도 좀 쉬어야 하는데 캠핑을 다니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사위가 “휴일 집에만 있으면 싸우는데 캠핑 나오면 싸울 틈이 없고 아이들도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으니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손자와 손녀들은 아빠들이 텐트를 걷기 시작하자 흰 자루를 열더니 장갑을 끼고 비닐 봉투를 한 개씩 나눠 갖은 뒤 우리들이 뛰어 놀았던 잔디밭과 텐트 주변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너무도 익숙해 보였다.

고사리 손으로 종이와 비닐 등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누릴 자연과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우리 아들과 딸도 나는 잘 키운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좋은 계절에 캠핑 한번 떠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