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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국립예산치유의 숲, 물길 따라 힐링길 봄 이야기

2023.04.18(화) 16:20:15 | 경명 (이메일주소:jsh_letter@naver.com
               	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국립예산치유의 숲이 들려주는 봄 이야기가 궁금해 길을 나섭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테마 산책로 중에서 오늘 걸을 길은 '물길 따라 힐링길'입니다. '물길 따라 힐링길'은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원래는 현 위치보다 훨씬 아래쪽인 정문구간부터 시작하는 850m 산책길 구간이었는데, 지금은 사유지 문제로 500m 산책길 구간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다른 테마 산책길에 비해 구간은 짧지만 이 길이 품고 있는 이야기만큼은 다른 어느 구간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다채롭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립예산치유의 숲을 찾는 많은 방문객은 치유센터로 올라가는 포장도로 대신 관모산과 용골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만나며 걷는 이 계곡길을 더 많이 애용합니다. 

물길 따라 힐링길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물길 따라 힐링길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천천히 내리막길을 따라 계곡물소리가 들려오는 아래쪽으로 내려갑니다. 짧은 산길 구간을 걷는 동안 방문객 시선을 끄는 4월 주인공은 길 따라 쭉 펼쳐지는 새하얀 병꽃나무 꽃길입니다. 병꽃나무에 만개한 꽃을 감상하던 중에서 뜻하지 않게 귀하고 반가운 친구를 하나 발견합니다. 바로 난생처음 만나는 긴꼬리제비나비입니다. 이 나비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비나비에 비해 약간 꼬리가 더 길고 꼬리모양 역시 독특한 특징을 가진, 상대적으로 만나기 쉽지 않은 나비입니다. 그동안 제비나비와 산제비나비는 여러번 만나고 사진까지 찍은 적이 있는데, 도감으로만 봐 오던 긴 꼬리제비를 직접 실물로 만나는 귀한 순간이기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 순간을 만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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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예산치유의숲물길따라힐링길봄이야기 1▲ 물길 따라 힐링길에서 만난 병꽃나무와 긴꼬리제비나비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졸졸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걷는 '물길 따라 힐링길'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첫 번째 포인트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방문객 눈길을 끄는 멋진 주인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거대한 귀룽나무 풍경입니다. 도감에 따르면 귀룽나무는 전국 산 계곡 주변에 흔하게 자라는 낙엽 큰키나무라고 나와 있지만, 실제 자연생태 여행길에서 이 나무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귀룽나무가 가장 멋질 때는 10~20m까지 자라는 이 거대한 나무에 하얀 꽃이 활짝 피는 4~5월입니다. 귀룽나무가 건네주는 귀한 봄꽃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 잠시 나무 주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귀룽나무꽃 이야기를 감상합니다. 

앉아서 쉬는 동안 이따금 이곳을 지나치는 방문객 반응을 관찰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시선을 떼려야 뗄 수 없는 멋진 귀룽나무꽃 풍경에 감탄하고 사진을 찍으며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 실제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잘 모른 채 떠납니다. 나무 이름을 궁금하며 자리를 뜨거나, 아까시나무나 이팝나무로 오해하는 방문객 반응을 보면서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물길 따라 힐링길 첫 출발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귀룽나무를 제대로 소개하는 안내판이 빨리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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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ㄱㄷ▲ 물길 따라 힐링길에서 만난 4월 귀룽나무 꽃 풍경


계곡 물길을 가깝게 느끼며 걷는 매 순간이 참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건네주는 평온함과 고요함이 정말 좋습니다. 그렇게 길을 걸으면서 숲길에 핀 봄꽃 이야기를 감상하거나, 때론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 앉아 계곡 물길 풍경을 감상하기도 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곤충들이 주변 돌에 앉았다 떠났다를 반복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자세히 보면 뭔가를 먹고 있습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생존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무기질(미네랄/광물)을 섭취해야 하는데, 바로 곤충 친구들이 돌에 앉아 무기질을 섭취하는 흥미로운 장면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길가에 핀 꽃에 매달려 정신없이 먹이활동에 집중하는 이름 모를 곤충 친구를 만나는 순간은 끝이 어딘지 모를 거대하고 다양한 자연생태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드는 그런 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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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길 따라 힐링길 산책로 풍경 


잠시 계곡길 구간을 벗어나 산길 구간을 걸으면서 야생화를 감상하던 도중에 구슬붕이라는 봄야생화를 난생처음 만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맨 처음 이 꽃을 실물로 접하는 순간 오랫동안 도감으로만 봐 왔던, 오랫동안 만남을 기다려왔던 '구슬붕이'란 이름이 바로 딱 떠오릅니다. 그리고 도감을 보면서 제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렇게 구슬붕이를 직접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을 시작합니다. 그러고 보니 구슬붕이란 이름이 참 예쁘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구술붕이는 전국 양지바른 들에 흔히 볼 수 있는 두해살이풀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도감에 적혀있는 말일뿐 실제로는 자연생태 여행길에서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그런 봄야생화입니다.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사진과 실물을 번갈아 바라보며 구슬붕이 꽃 감상을 이어갑니다.

잠쉬 쉬면서 오가는 방문객 반응을 잠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이곳에 구슬붕이가 있는지 모른 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꽃 존재를 알아챈 소수 방문객은 
예쁜 구술붕이 꽃 자태에 감탄해하면서도 다른 비슷한 꽃과 이름을 헷갈려하거나 이름을 모른 채 그렇게 자리를 뜹니다. 혹시나 해서 500m 물길 따라 힐링길 구간을 다 살펴보고, 다른 산책로 구간도 살펴보지만, 이곳은 주변에서 구슬붕이가 서식하는 유일한 지점입니다. 이 봄이 지나고 내년에 다시 와도 이 귀한 구슬붕이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이런 장소는 푯말도 세우고 잘 관리를 해서 구슬붕이가 이곳에서 사라지지 않고, 이곳을 지나는 방문객이 구슬붕이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장소로 만들어질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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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힐링길에서 만난 우리 야생화, 구슬붕이▲ 물길 따라 힐링길에서 만난 우리 야생화, 구슬붕이


물길 따라 힐링길 구간은 짧지만 발길을 멈추게 하는 여러 이야기 덕분에 느린 봄꽃 나들이를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길 따라 힐링길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모습을 드러낸 계곡 쉼터 구간에서 짧은 봄생태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랍니다. 바닥이 비치는 맑은 계곡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모습도 반갑고, 여러 나무를 오가며 활동하는 새 친구도 언제나처럼 정겹습니다. 이곳은 나무-바위-계곡을 오가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다람쥐 친구를 여럿 볼 수 있는 다람쥐 맛집이기도 합니다. 통통히 살이 오른 채로 자세를 제대로 잡고 먹이활동에 집중하는 다람쥐 모습은 늘 봐도 질리지 않고 귀엽기만 합니다. 이렇게 봄풍경과 하나가 되어 좋은 추억을 얻어가며 지친 마음을 달랬던 멋진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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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힐링길 이야기를 마무리하던 순간▲ 물길 따라 힐링길 이야기를 마무리하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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