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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당진 대호지 산불 관련] 위기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자원봉사자 연인원 1200여 명 현장에 투입 음식봉사·교통정리·잔불제거·심리지원 등

2023.04.18(화) 00:00:26 | 관리자 (이메일주소:zelkova87@hanmail.net
               	zelkova87@hanmail.net)


사진으로 대호지면 산불 화재 현장

▲ 사진으로 대호지면 산불 화재 현장 (사진=당진시대)


4월 2일부터 4일까지 발생한 당진 대호지면 산불로 20만 평의 숲을 잃었지만, 위기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화재가 발생한 이후 지역사회 곳곳에서 너나할 것 없이 대호지를 돕기 위한 손길이 이어졌다. 읍·면·동 전역에서 새마을과 적십자 회원들이 대호지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조금리 마을회관에 대피해 사흘을 지낸 주민들과, 진화 인력, 자원봉사자 등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다. 산불이 이어졌던 54시간 동안 수시로 인력이 오갔기 때문에 쉴 틈이 없었다. 한 팀이 작업을 마치고 조금리 잔치회관으로 돌아오면 든든하게 밥을 먹였다. 

새마을에서는 식사를 하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사람들을 위해 주먹밥과 컵밥을 만들어 손에 쥐여줬으며, 적십자에서는 대피소에 모인 주민들에게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대호지농협에서도 주민 지원을 위해 나섰다. 식사를 제공하고 대피소 일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일손을 도왔다. 

민간인이지만 전문적으로 화재 진압을 훈련받아온 의용소방대도 모든 읍·면·동 대원들이 동원돼 잔불 제거 작업에 뛰어들었다. 자율방범대에서는 소방차·경찰차·주민들의 차량들로 번잡한 조금리·사성리 일대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맡았다. 어두운 시골길에서 밤늦게 작업이 이어질 때면 어둠 속에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야광봉으로 안내하고 현장을 통제했다. 

이밖에 대호지면 모든 마을의 이장들과 주민들이 이웃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당진시자원봉사센터에서는 재난심리지원단을 주민 대피소인 조금리 마을회관으로 파견했다. 이들은 화재로 놀란 마을주민들을 안정시키고, 조를 나눠 밤새 이들의 곁을 지키면서 말벗이 되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를 건넸다. 당진시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이렇게 대호지 주민들을 위해 봉사에 나선 누적인력은 1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뷰] 대호지 산불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이영식 사성1리 이장

사성1리는 78가구가 살고 있어요. 대부분 어르신이 많죠. 불이 심하게 났을 때 어느 집 가까이 불이 번졌어요. 그래도 다행히 대처를 잘 해서 집은 다 살렸습니다. 주변에 사는 젊은 사람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대피소로 직접 모셔왔고, 몇몇 분들은 조금리 경로당에서 주무시도록 했어요. 걱정에 잠 못 자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김정자 사성1리 주민

 4월 1일 오후 3시쯤 조금리 주민이 조금리 마을회관으로 대피해야 한다면서 차로 데리러 왔어요. 차에 막 타고 집을 나설 때 소방차가 마당에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뛰고 놀랐는지 눈물이 나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신익순 조금리 이장

화재 소식에 주민들이 잠시 지낼 수 있도록 경로당과 잔치회관을 개방했어요. 주민들도 일손을 돕고 있고, 공무원도 나와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마을에서 돌봐야죠. 홍성득 조금리 주민 오전 11시쯤 산에서 불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걱정이 돼서 마을회관으로 왔어요. 오후 12시에서 1시쯤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불이 더 크게 번졌어요.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불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일 정도였어요. 주민들보고 대피하라고 하니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그 소리 듣고 그때부터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최하순 조금리 주민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는 소리 듣고 키우던 강아지 두 마리만 겨우 데리고 나왔어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개들도 가족이라서 그냥 두고 올 수 없었어요. 강아지 말고는 아무 것도 가지고 나오지 않아 걱정했어요. 불난 것을 보니까 가슴이 쿵쿵 뛰더라고요.  

남기찬 대호지농협 조합장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조금리 마을회관에 모셨어요. 조금리 마을회에서 먹고 잘 공간을 내어주었고 농협에서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화재가 진화되기 전까지 하나로마트와 농협주유소도 계속 문을 열어두기로 했어요. 당진 곳곳에서 봉사자들이 바로 달려 와서 도움을 줘서 무척 고맙습니다.

최익순 대호지면 총무팀 주무관

집에 가지 못하고 밤새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했습니다. 화재 소식에 당진지역 봉사단체와 인근 교회, 공무원 등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위기 속에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떠한 어려움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습니다.   

정재일 새마을지도자 대호지면협의회장 

새마을에서는 조금리 잔치회관에서 산불 정리에 투입되는 사람들을 위해 식사를 맡아 준비했습니다. 사람들이 계속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니까 (컵라면이라도 먹게) 밤에도 계속 열어둬야 할 것 같아요. 

김은영 당진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2년 전 당진시자원봉사센터에서는 재난 상황에 투입할 수 있는 재난심리지원단을 꾸렸어요. 그동안은 다행히 재난이 없어 교육청과 연계해 위기 청소년 심리상담 봉사를 진행해왔죠. 이번에 화재 소식을 듣고 10명의 심리지원단 봉사자들을 투입했습니다. 화재로 놀랐을 주민분들을 상담하고, 어르신을 안심시키며 손마사지와 귀마사지, 실버레크리에이션, 말벗봉사 등을 진행했어요. 불이 진화되더라도 필요하다면 대호지 주민들을 찾아 심리지원 봉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임아연·한수미·박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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