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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과일을 길들인 인간, 인간을 길들인 과일

사서들의 서재

2023.04.16(일) 22:19:1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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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길들이기의 역사/베른트 부르너 지음, 박경리 옮김/브.레드(b.read)/2022>



겨울 과일로 즐겨 먹는 딸기는 원래 초여름이 제철이다. 지붕이 없는 맨땅에서 재배하는 딸기는 5월에 익기 시작해 7월까지 수확할 수 있었다. 1980년대 들어서 비닐하우스로 딸기를 재배하는 것이 흔해지면서 출하 시기가 겨울로 당겨진 것이다. 50년도 안 되는 기간에 딸기 농사의 모습이 이렇게 달라졌다면, 그보다 더 옛날에는 도대체 어떻게 과일을 재배했던 걸까?

과일 재배의 시작을 알려면 인류가 수렵과 채집으로 먹거리를 구하던 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달콤한 향과 맛을 내는 과일은 식물이 씨를 퍼뜨리기 위해 동물을 유혹하는 수단이다. 그렇게 과일에 길들여진 인류는 과일나무가 어디서 자라는지, 1년 중 언제 어느 가지에 열매가 열리는지, 껍질을 벗기고 과육을 꺼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고, 그 결과 풀이나 잎만 먹는 다른 동물에 비해 뇌와 지능이 발달하게 되었다. 먹고 남은 씨를 보금자리 근처에 버렸더니 싹이 터서 새 과일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을 때, 과일 재배의 역사가 시작되었을 것이다.

‘과일 길들이기의 역사’는 독일의 논픽션 작가 베른트 브루너의 책이다. ‘수족관’, ‘곰’, ‘달’, ‘크리스마스 트리’, ‘눕기’와 같은 흔한 것들이 인류와 함께해 온 역사를 탐구하여 책으로 쓰는 작가인데, 이번에는 과일을 소재로 책을 써냈다. 1만여 년 전 요르단 계곡에서 재배되던 무화과나무의 흔적부터, 시설에서 대량으로 재배되어 마트에서 팔리는 오늘날의 과일까지, 과일나무와 인류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 온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 책을 넘길 때마다 실려 있는 다채로운 그림과 사진, 사료와 홍보물 등을 감상하다 보면, 인류의 역사에 스며든 과일의 맛과 냄새까지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조한서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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