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900명 천안축협, 행사는 '도지사급?'
지난 3?8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천안축협의 새 조합장이 된 전관규 조합장은 경쟁 후보자 없이 무투표 당선됐다.
전 조합장은 20일 목천읍의 한 웨딩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 정치인들과 조합원 등 주최 측 추산 약 1000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석해 총선 출마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전관규 조합장은 취임일성을 통해 “조합원의 실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경제산업을 활성화 하고, 교육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축산업 경쟁력 강화, 조합원의 참여 기회를 넓히고 불합리하고 안일한 업무처리를 개선할 것”이라면서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하루를 열흘처럼 일하는 조합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전 조합장의 자칫 ‘호화 취임식’으로도 보일 수 있는 모습을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했던 시민 A씨는 “천안축협은 다른 조합과 마찬가지로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낸 조합비로 운영이 되는 곳”이라며 “여러 가지로 경기가 좋지 않은 시국에 호화스럽게 취임식을 연다는 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솔직히 궁금했다, 타 지역의 조합과 조합장들도 이렇게 성대한 취임식을 하는지. 그래서 다방면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취임식 대신 조합원들의 일터에서 봉사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조합장도 있더라”면서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얼마든지 조합원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은 많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천안지역의 타 조합 관계자는 “축협의 경우, 한우의 공급과잉으로 가치가 많이 떨어지고, 곡물가격도 상승해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이러한 시점에 조합장 취임식을 성대하게 가질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고 전했다.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5700여 명의 조합원 규모로 천안 지역에서 가장 큰 조합원을 보유한 천안농협의 윤노순 조합장은 연임 조합장인 만큼 따로 취임식을 갖진 않고 직원들과의 월례회의를 통해 공식 임기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이 취임한 조합장인 만큼 조합원들과 조합장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규모가 있는 취임식도 할 수 있다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천안축협의 경우에는 규모가 지나치게 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천안축협과 마찬가지로 새롭게 선임된 송태철 조합장이 취임한 성환농협 관계자는 본지에 "오는 25일(토) 남서울대학교에서 취임식을 열 예정인데, 600~700여 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당초 사업계획에 이.취임식 관련 예산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면 조합원들이 참석한다고 해도 크게 선거법에 저촉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논란과 관련해 천안축협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우리 조합의 조합원들은 약 900여 명”이라며 “워낙에 오신다는 분들이 많아 부득이 넓은 공간에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