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문화·역사

무령왕릉 수호신 ‘진묘수’ 다리 부러진 이유

무령왕 서거·성왕 즉위 1500주년, 찬란한 백제 역사 속으로 6) 진묘수의 천년의 고통을 느끼다

2023.03.05(일) 22:58:3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무령왕의 진묘수

▲ 무령왕의 진묘수



지난번까지 무령왕의 생애에 대해 말씀드렸죠. 오늘부터 그의 무덤인 왕릉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 충나미를 따라오시죠.

무령왕릉의 입구는 벽돌로 막혀있네요. 벽돌을 하나 하나 빼볼까요. 어, 벽돌을 빼고 나니, 이상한 돌로 만든 동물이 저희를 맞이하네요. 오동통한 몸통에 짧은 다리, 특히 엉덩이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이 동물을 ‘진묘수’라고 부릅니다.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무덤을 지키는 상상 속의 동물인 진묘수는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덤 통로 가운데에서 밖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본래 진묘수는 중국에서 무덤에 함께 부장한 유물로 백제인들이 중국과 교류를 통해 받아들였어요. 다른 삼국시대 무덤에서 불 수 없는 귀한 유물입니다. 그런데 계속 보고 있노라면, 왕과 왕비의 무덤을 지켜야 하니 힘을 상징하기 위해 굉장히 험상궂게 만들거나 싸움을 잘할 수 있도록 날렵하게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요. 실제로 중국에서 발견되는 진묘수는 그러한 모습이지만, 무령왕의 진묘수는 그렇지 않지요. 이것이 백제인의 해학 아닐까요. 

아 참 무령왕릉의 진묘수가 발견되었을 때 뒷다리 하나가 부러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그 이유로 ‘진묘수가 도망가지 않고 무덤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네요. 다리를 부러뜨려 놓으면 무덤을 지킬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인간의 의식을 잘 보여줍니다. 한번 상상해봅니다. 진묘수를 만든 후 무덤에 넣으려고 하자 어떤 왕족 또는 귀족이 이야기합니다. “진묘수가 무덤을 지키지 않고 도망가면 어떡하지?”, “목줄을 채울까, 아니다. 다리를 부러뜨리면 도망 못 가겠지”. 그렇게 그들은 진묘수의 다리를 부러뜨렸습니다. 과연 옳은 행동이었을까요. 

다시 바라본 진묘수는 다리를 부러뜨리려고 하는 사람을 피해 뒷걸음치는 것 같고, 얼굴은 잔뜩 겁에 질린 듯합니다. 왜 제겐 동물 학대의 모습으로 보이는 걸까요. 우리 주변에 강아지와 고양이를 인간의 편의에 의해 괴롭히는 뉴스를 많이 봅니다. 우리 주변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이유없이 괴롭히거나, 늙은 반려견들을 키우기 어렵다고 버리는 우리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아픈 것처럼 동물도 아파요.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버림받은 고통을 겪었다면, 동물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우리와 같은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명이 소중하듯 동물의 생명도 소중합니다. 무령왕릉을 천 년간 지켰던 진묘수의 고통이 느껴지십니까.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진묘수는 고통을 참으며 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무령왕릉 진묘수의 부러진 다리를 통해 앞으로 지녀야 할 지혜는 생명의 존중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실천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경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문화진흥센터장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