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부터 60여 년간 축구…“공 차는 것 즐거워” 위암 수술받고 요양차 당진 찾아 골드FC 입단 “70대 시민도 선수로 가입해 함께 축구했으면”
축구는 포기 못 해
축구 하는 낙으로 살아오던 채 씨였지만, 77세가 되던 해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건강검진한 결과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건강을 되찾고자 사돈의 소개로 지난 2019년에 한적한 당진으로 이사를 왔다. 새로 터를 잡은 당진에서 잠시 쉴 법도 했지만, 축구는 포기할 수 없었다.
마침 우연히 지나가다 골드FC의 회원 모집 공고가 적힌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지체 없이 축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난관이 따랐다. 골드FC는 60~70세의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그의 나이는 이미 77세였다. 나이가 많아 회원 가입을 받아주지 않을까봐 처음엔 71세라고 속이기도 했다고.
인승두 골드FC 전 회장은 “원래 축구회 입단은 실력보다 인성을 중요시 여기는데 큰형님을 처음 보는 순간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며 “이미 차에 운동복과 축구화 등 운동용품을 구비해 놓은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참 뒤 큰형님(채영석 씨)이 잠깐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나이를 속인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셨죠. 큰형님은 가장 나이가 많아도 회원들이나 저를 존중해주세요. 항상 존댓말로 저희를 대해주시는 분이라 저희도 큰형님에게 계속 함께하자고 했어요.” - 인승두 골드FC 전 회장
한편 가족들도 채 씨의 축구 열정을 응원하고 있다고. 그는 정재분(78세) 씨를 아내로 맞이해 슬하에 딸 3명과 아들 1명으로 총 4남매를 두었다. 채 씨가 항상 축구를 하러 갈 때면 정재분 씨도 함께 따라나서 그를 응원한다.
“이 사람은 사는 낙이 오로지 축구뿐이라 말릴 수가 없어요. 지금은 주말에 한 경기만 뛰는데 젊었을 때는 온종일 뛰기도 했죠. 결혼하면서 같이 교회를 다니기로 약속했기에 격주로 교회를 다녔지만 하도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교회에 다니면서 주말에 축구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 정재분 씨
“당진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에 만족해요. 별다른 소원은 없지만 여유롭고 인심 좋은 당진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공을 차며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