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오일장은 볼거리도 많지만, 작은 텃밭이라도 가꾸는 사람들과 살림 서툰 이들에게는 좋은 정보처가 되기도 합니다.
![공주오일장](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53.jpg)
▲ 공주오일장 풍경
볕이 좋은 요즘, 마늘쫑이 나오기 직전에 솎아내는 마늘 줄기를 쫑쫑 썰어서 뱅어포나 청태에 양념고추장을 발라서 말려 두면 훌륭한 밥반찬이 됩니다. 부담 주지 않고 친한 사람들에게 몇 장씩 먹어보라며 안겨주기도 좋아서 청태와 뱅어포를 사러 지난 6일(금) 공주오일장이 열리는 공주산성시장에 나가 보았습니다.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1](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54.JPG)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2](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55.jpg)
오일장에서 사람이 많이 몰린 곳 중 한 곳은 종묘상이었습니다. 할머님 한 분의 장바구니를 보니 고추 모종과 가지 모종 몇 개가 들어 있습니다. 따뜻한 보살핌 받고 잘 자라서 할머님댁 여름 밥상을 책임질 아이들이겠죠.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3](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57.jpg)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4](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56.jpg)
다른 종묘상에 들려 고추 모종을 둘러보다 고추 종(種)인 '당조'라고 쓰인 안내판(?)을 보고 '피식' 웃음이 터졌습니다. 빨간 종이로 보인 안내판 뒷면을 보고 아주 독특한 안내판인 걸 확인했기 때문이죠. 주인장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흥미로운 오일장 구경을 이어갔습니다.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5](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58.jpg)
다른 골목에 들어섰다가 할머님 한 분이 싹이 잔뜩 난 생강을 흥정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생강 다져 넣으면 양념고추장이 더 맛있겠다.' 생각하며, 싹 난 생강을 왜 사시는지 궁금해서 여쭤보았습니다.
"싹 난 건 왜 사셔요?"
"생강 놓을라고."
생강을 심으려고 거래 중이셨던 거랍니다.
생강은 싹트는 데 오래 걸려 봄에 씨생강을 심고 한달은 지나야 생강 싹을 볼 수 있다니 할머님께서 욕심 낼 만 하시죠?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6](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59.JPG)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7](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60.JPG)
생강 노점상과 같은 골목에서 오랫동안 건어물을 팔아온 아저씨네 좌판에 당도했습니다. 꼭 사야 하는 뱅어포가 안 보여 아저씨께 연유를 물으니,
"뱅어가 잘 안 잡히기도 했고, 인건비가 비싸서 10장에 1,2000원이나 해서 잘 안 갖다 놔유."
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살까말까 망설이며 청태를 살피는데, 생산지와 먹는 법이 적힌 친절한 가격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8](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61.JPG)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9](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62.JPG)
4 ·5월에 많이 나오는 두절 새우와 잔 새우 가격표에도 조리법의 예가 적혀 있었습니다. 잠시 손님이 뜸해지자,
"고추장 바르는 김은 봄에 나오지만, 햇김은 11월 중순이나 되야 나와유. 햇미역은 6월에 나오지유."
아저씨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이런저런 정보를 줄줄 대방출하십니다.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10](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63.JPG)
![친절한건어물가게아저씨를만난공주오일장 11](http://www.chungnam.go.kr/export/media/article_image/20220508/IM0001830264.jpg)
밥반찬과 술안주로 좋은 멸치는 산란기인 4~6월에는 배도 함부로 바다에 못 나가고, 성수기인 7~8월에 햇멸치를 구경할 수 있다는 건어물상 아저씨 말씀을 마지막으로 듣고 자리를 떴습니다. 발길을 돌리다 보니, 채소상에서 꽈리고추를 만지작거리는 할머님이 보입니다.
"간장 넣고 졸이며 맛있지요."
한 봉지에 3,000원 하는 꽈리고추를 건네며 주인아저씨는 인사 대신 맛있게 먹는 법을 건넵니다.
공주 오일장 이곳저곳에서 정보를 덤으로 얻고 나니, 청태 한 톳과 뱅어포 10장을 든 손에는 자신감도 함께 움켜쥐어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