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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먼 먼 산 - 헤치고 흐르고>

이응노의 집에서 펼쳐지는 이진경 작가전

2022.03.20(일) 14:15:05 | 안개비 (이메일주소:hae041@naver.com
               	hae041@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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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우연히 받았던 리플릿 한 장을 차 안에서 발견합니다.
'이응노 선생은 아는데, 이진경 작가는 누구일까?'
그래서 다녀온 이응노의 집에는 제5회 고암미술상 수상 작가의 전시회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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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봄은 우리 곁으로 점점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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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노의 집 

여름이 다가올 즈음이면 연꽃들이 한껏 멋을 낼 연못 너머로 이응노 선생 생가터와 이응노의 집이라는 이름의 기념관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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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연못 중간을 가로지르는 데크에 걸린 시 한 편이 있는데, 박용열 시인의 '달밤'입니다.
달밤이 '달밥'으로, 퐁당이 '풍당'으로 바뀌어 있는데, 연잎 올라오는 달 뜬 밤에 이곳을 찾는다면 연잎 위에 앉았던 청개구리가 인기척에 놀라 연못으로 뛰어드는 소리가 '풍당' 하고 들릴 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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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암 이응노 생가터 

월산(백월산)을 뒤로하고 용봉산이 보이는 곳에서 태어난 선생은, 일제 강점기를 지냈고, 해방 후에는 식민 잔재에서 벗어나 한국 회화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 후 프랑스 파리에 정착하여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중, 동백림(동베를린의 한자 음 차이)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한 옥고를 치르는 등 여러 사건에 연루되기도 하였으며, 작고 할 때까지 국내 활동은 못하고 그곳에서 남은 생을 후학들과 함께 보내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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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암 이응노 선생 

죽음 후에도 아직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선생의 삶이 그리 순탄하지 만은 않았음을 알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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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암 선생 작품

대나무의 잎에서 시작하여 풍경으로, 문자로, 추상으로, 그리고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기를 거듭한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남긴 고암 이응노 선생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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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노의 집과 북 카페 

'고암 책 다방'이라 하는 우측의 북 카페 외벽에 걸린 글씨가 눈에 띄는데, 이번 전시회 작품의 일부라고 하네요.
그럼, <먼 먼 산 - 헤치고 흐르고> 전시회를 들여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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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문 

출입문 안으로 펼쳐진 전시회 첫 대면은 지화(紙花, 종이꽃)가 가득 피어있는 모습이네요.
불교에서 천도재(薦度齋) 등에 사용되는 지화란, '꽃은 죽은 망자가 본향인 극락세계로 돌아감으로 재생된다는 뜻이고, 꽃을 양손에 들고 춤을 추는 작법은 부처님께 천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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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위설경 

다음 이어지는 모습은 '앉은굿에서 무경(巫經, 무속 경전)의 내용을 형상화한 물질 전승의 일체'라는 설위설경(設位設經)이 펼쳐지는데, 이는 종이 부적의 모습으로 전시 홀 전체에 가득하며, 이 설위설경은 홍성, 태안 일대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민속 유산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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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넋을 위로하며 

이진경 작가의 <먼 먼 산>은 어디일까요?
전시회는 타향에서 생을 마치고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선생의 넋을 위로하는 천도재로 시작되었는데, 이는 선생만이 아닌, 동학운동과 독립운동, 분단, 동백림 사건, 민주화 등 한국 근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선생이 그려낸 군상 속 수많은 이들을 부르는 천도이기도 합니다.
이 장소를 중심으로 세 개의 전시 공간이 있는데, 각각의 소 주제로 나누어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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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1부 '개울물 흐르고' 전시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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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울물 흐르고 

이 땅의 자연과 생명, 일상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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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2부 '불꽃을 이고 앞장선 사람' 전시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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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을 이고 앞장선 사람 

동백림 사건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상처를 풀어 낸 작품들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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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 

마지막 3부 '저 하늘에서 이 하늘로' 전시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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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하늘에서 이 하늘로 

모든 생명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의미의 작품들을 모았는데, 유독 많이 보이는 '壽(목숨 수)'라는 글자에 울컥해짐을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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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등불 

모든 전시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목에 설치된 마지막 작품 '촛불 등불'입니다.
어둠을 밀어내고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등불이 <먼 먼 산>까지 밝힐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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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노 선생 친필 편지 

작가가 말하는 <먼 먼 산>이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이응노 선생의 본향에 대한 마음을 대신 표현하지 않았을까요?
이진경 작가는 말합니다.
"이응노 선생의 생애와 예술을 우리 현대사와 함께 풀어낸 전시예요, 그분의 혼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번 꽃샘추위가 지나고 봄의 기운이 완연해질 때, 주말 나들이로 조용히 다녀오시면 참 좋겠습니다.


이진경 작자전 (이응노의 집)
 - 소재 :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이응노로 61-7
 - 전시 기간 : 2021. 12. 10 ~ 2022. 4. 24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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