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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000번 손길로 빚은 천년의 미(美) ‘한산 모시’

백, 청, 황, 적, 흑 자연의 빛 5원색 담아

2022.03.08(화) 14:17:52 | 장군바라기 (이메일주소:hao0219@hanmail.net
               	hao02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16세기 제작된 철릭. 왕의 행차를 수행하는 등 중요 행사에 입는다.
▲ 16세기 모시로 제작된 철릭. 상하의를 연결한 옷으로 왕의 수행 등 중요 행사에 입는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은 예로부터 모시 특산품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언제부터 한산에 모시가 재배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통일신라시대 약초를 캐던 한 노인이 건지산에 올라 모시풀을 발견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고 구전되고 있습니다. 통일신라 경문왕(861∼875) 때 당나라에 보냈던 기록으로 미루어 외국과 교역품으로 활용됐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모시가 옷감으로 완성되기까지는 크게 9단계 4,000회 가까이 작업자의 손을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형형색색의 염색 역시 동양의 5원색인 백, 청, 황, 적, 흑색을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염료로 자연의 빛을 담고 있습니다.

한산모시기념관의 모시 짜는 여인상.
▲ 한산모시기념관의 모시 짜는 여인상.

참고로 황색은 중방을 상징하는 색으로 토(土)에 해당하는데 치자가 주요 염료입니다. 청색은 동방과 봄을 의미하는 목(木)으로 쪽풀이, 홍색은 남방과 여름을 의미하며 화(火)로 홍화가, 흑색은 북방과 겨울을 의미하는 수(水)로 숯과 재가, 바탕이 되는 백색은 서방을 의미합니다.?

한산모시의 오방색.
▲ 한산모시 오방색의 기원과 염료방법 전시관.

한산모시짜기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국가와 충남도로부터 인정받은 직조 기능보유자들이 전통의 맥을 잇고 모시풀을 처음 발견한 건지산 기슭에 10만㎡ 규모의 한산모시관이 운영 중입니다.

한산모시관에는 모시의 역사에서 제조과정 등 모시의 모든 곳을 알 수 있는데 전통 공방과 방문자센터, 홍보관, 공예마을 등 볼거리와 체험(www.seocheon.go.kr/mosi.do)이 다채롭습니다.

한산모시
▲ 한산모시 공식로고(CI)

모시 짜기는 모두 3곳의 시연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방연옥(주요무형문화재 제14호)공방은 모시날기와 모시짜기 시연 공간과 대청 등을 갖춘 전통 한옥으로 지어졌습니다. 인근 박미옥(충남무형문화재 제1호)공방 역시 전통 한옥에서 세모시짜기 시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방연옥 모시짜기 공방(주요무형문화재 제14호)
▲ 방연옥 모시짜기 공방(주요무형문화재 제14호)

박미옥 세모시짜기 공방(추남무형문화재 제1호)
▲ 박미옥 세모시짜기 공방(충남무형문화재 제1호)

양 공방 사이에는 전통 베틀을 이용한 모시짜기 움막을 재현해 놓은 토속관이 있습니다. 모시를 짤 때는 작업장이 건조하면 날실이 벌려진 채 끊어지기 쉬습니다. 때문에 10새 이상 세모시를 짤 때는 습도조절을 위해 지면에서 60㎝ 땅을 파고 반지하에 움막 형태로 작업장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지상으로 올려 재현해 놓았습니다.

모시▲ 한산모시전통공방 입구.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산모시전통공방 ▲ 한산모시전통공방 입구. 


모시매기 공방에는 250여 점의 농기구 등 향토문화자료가 전시되어 옛 생활상을 살필 수 있습니다. 한산 모시의 원류를 찾고 풍성한 내일을 기원하는 제당인 모시각도 건저산 기슭에 세워져 있습니다.

모시매기 공방의 각종 농기구류 1▲ 모시매기 공방의 각종 농기구류.

 
한산모시전시관은 전통 직물인 모시옷을 복원 전시하고 시대별 모시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시의 수확부터 모시짜기, 모시 공예품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알아볼 수 있으며,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모시로 만든 전통 복식 20점을 재현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한산모시전시관 전경. ▲ 한산모시전시관 전경.


모시로 제작된 철릭 2. ▲ 모시로 제작된 철릭 2.


모시로 제작된 ▲ 모시로 제작된 중치막. 외출이나 의례용으로 입었다.


모시▲ 모시로 제작된 심의. 조선시대 유학자의 법(의례)복이다. 


모시로 제작된 ▲ 모시로 제작된 단령. 둥근 깃의 관리옷이다.  


모시로 ?작된 ▲ 모시로 제작된 남녀복. 오른쪽은 천의는 개화기 부녀자 외출용 쓰개다.  


다년생 작물인 모시풀은 한번 심으면 10년 정도 연간 평균 세 차례 수확하는데 바깥층을 벗겨내고 속껍질로 태모시를 만들어, 이를 치아로 쪼개 일정한 굵기로 만드는 데 이 과정이 모시의 질을 좌우하게 됩니다.

전통모시틀과 개량형 모시틀 ▲ 전통베틀과 개량베틀

   
째기를 마친 모시는 한 올씩 양쪽 끝을 무릎을 이용해 손바닥으로 비벼 연결하고는 ‘젖을대’ 구멍으로 실 끝을 통과시켜 한 묶음으로 날틀에 거는 등 바디끼우기 과정을 통해 천의 두께와 촘촘함을 결정합니다.

모시▲ 한산모시 제작과정.

 

모시▲ 한산모시 제적과정.


이어 소금물에 콩가루를 풀어 날실에 먹이고 왕겨 불로 말리는 모시매기 과정을 거쳐 베틀에서의 본격적인 모시짜기가 시작됩니다. 모시를 짤 때 실내 습도는 품질에 큰 영향을 끼쳐 예전에는 작업장이 건조하지 않도록 반지하 움막을 사용해 열악한 환경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숙련자의 모시짜기는 3일에 1필 정도가 일반적이라 합니다.

모시▲ 한산모시 제작과정

  
우리나라 모시는 이미 삼국시대 제작 기술의 발달로 세포(細布)를 대량으로 생산했고, 통일신라 30승(升)의 섬세한 모시로 최대 15승을 제작했던 중국보다 뛰어난 직조 기술을 자랑했습니다. 고려시대 섬세한 모시는 물론 직조 기술 다양화로 ‘꽃무늬 모시’등을 생산했으며 조선을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관복과 제례복, 갑옷, 일상복 등 귀천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복식에 사용됐습니다. 당연히 세모시의 대표 생산지로 한산의 명성은 확대되었습니다.

홍보관에 설치된 모시짜는 여인▲ 한사모시홍보관 내 모시짜는 여인

  
홍보관은 1층에 한산모시와 서천 특산품 판매장이 운영되고, 2층에는 한산모시짜기 유네스코 등재의 추진 배경과 등재 과정 및 내용을 소개하고 전시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홍보간에서는 다양한 한산모시를 구입할 수있다.  ▲ 한사모시 홍보관에서는 다양한 모시 제품이 전시중이다.


방문자센터에는 한산모시 옷 입기 체험과 포토존 등 여행객을 위한 쉼터로 1년 후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산모시짜는 할매▲ 한산모시방문자센터에서 관광객을 맞아주는 모시할미들


방문자센터 사진▲ 방문자센터 한산모시 옷 무료체험장.


방문자센터 느린우체통▲ 방문자센터의 느린 우체통


방문자센터에서 육교로 도로를 넘으면 체험관과 공예공방의 전수교육관이 마주합니다. 전수교육관은 한산 세모시의 맥을 잇고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건립됐는데 다례와 부채만들기, 한산모시째기와 모시짜기를 시연을 볼 수 있습니다. 염색(쪽빛아낙네)과 침선장(실이랑바늘이랑), 모시공방(모시날기매기), 모시식품(선베이크)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한산모시 전수교육관 전경.▲ 한산모시 전수교육관 전경.


체홈관▲ 한산모시를 이용한 체험관 내 부채이야기.

 
모시는 염색이 쉬운데다 쉽게 바래지도 않고 땀을 흡수하는 기능성이 우수한데다 물에 강해 빨아 입을수록 윤기와 탄력으로 어떤 옷을 만들어도 단아하다고 합니다. 사발 하나면 한 필이 다 들어간다고 할 만큼 곱고 가벼워 “잠자리 날개 같다”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이면에 우리 어머니들은 모시를 짓는 일에 입이 갈라지고 무릎이 까지는 일을 무수히 견뎌야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품이 많이 드는 일은 이제 70대 전승자들이 세상을 떠나면 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산에서 모시를 모두 구경했다면 애주가들에게 ‘앉은뱅이 술’로 인기 높은 한산소곡주도 들러보면 좋습니다. 한산모시전시관 인근에 한산소곡주 갤러리와 삼화양조장이 있습니다. 한산소곡주 갤러리에서는 소곡주를 시음해 보고 입에 맞는 것을 구입하거나 소곡주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041-951-5856). 삼화양조장은 갤러리형 카페의 소곡주 전시장으로 제조도구 전시와 소곡주 시음이 가능합니다(041-951-1894). 사전 예약은 코로나19 시대 필수입니다.

한산소곡주 체험관 ▲ 한산소곡주 무형문화재복합전수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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