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존심, 전립선
내 몸이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
2021.11.05(금) 13:44:56 | 도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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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ju@korea.kr)
약 20g에 불과한 밤톨 모양의 제 이름은 전립선입니다. 평소에는 관심 밖이다가 중노년기 소변발이 약해지거나 잔뇨가 생기면 저를 떠올리곤 하시지요.
제가 하는 일은 정액 성분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전립선액을 만드는 것인데요. 고환에서 이동해 온 정자에게 영양을 공급하며 사정된 정액이 굳지 않도록 유지시켜 정자가 활발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전립선액은 알칼리성이므로 산성 환경의 질에서 정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액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는 전립선액에서 나는 것입니다.
조용히 제 할일만 하면 좋으련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저로 인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남성호르몬에 오랜 세월 노출되면 제가 점점 뚱뚱해지는데 이걸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합니다. 방광에 고여있던 소변은 제 중심을 지나 요도로 배설이 되므로 비대해진 제가 요도를 누르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뜸을 들여야 나오고 줄기가 가늘어지다가 중간에 끊기는 증상, 개운치 않고 또 보고 싶은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급만성 전립선염도 골치아픈 병인데요, 염증이라고 하지만 95% 이상이 비세균성이어서 불온한 성생활 등 세균감염으로 몰아가시면 안되고 항생제나 알파차단제 같은 전문약을 처방 받으셔야 합니다.
제가 오래 건강하게 기능하려면, 평소에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마시고 적절한 성생활과 규칙적 운동을 해 주셔야 합니다. 과일과 채소류 특히 토마토, 마늘, 녹차 등의 섭취를 늘리고, 육류와 지방 및 칼로리는 제한해 주시구요. 광고로 접하는 쏘팔메토 성분은 논란이 있지만,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생활에 불편을 느끼실 정도라면 주치의와 상담 후 약을 처방 받으시면 비교적 쉽게 해결이 가능하지만,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레이저나 수술적 방법 등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정유석 단국대학교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