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하게 아산의 곡교천 길을 걷다가 이순신이 난중일기에 썼던 글이 새겨져 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백의종군을 떠났던 해이기에 이 문구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지 않을까요. 고난 속에서 계속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았지만 그의 내면도 꽃잎처럼 연약했었던 같습니다.

1597년 4월 19일 기묘 맑음

"일찍 길에 오르며 어머님 영전에 하직을 고하고 울부짖었다. 어찌하랴, 어찌하랴, 천지에 나 같은 일이 어디 또 있으랴, 일찍 죽느니만 못하다. 조카 뇌의 집에 이르러 조상의 사당 앞에서 하직을 아뢰었다. (이하 생략)"



살다 보면 스스로를 치유하고 어린 시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으면서 살지만 어떤 시기에는 자신도 모르게 또렷하게 기억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삶은 꽃잎처럼 연약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존엄하고 소중한 것이 삶이라고 합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아산의 곡교천 길에서 만난 꽃은 연약했지만 아름다웠습니다.



이곳 곡교천 또는 고분다리천이라고 하는 명칭은 강의 곡류가 심하다는 뜻과 섭나무[薪]로 다리를 만들 때, 다리의 중력을 높이기 위해 아치형으로 위로 굽게 만든 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곡교천 야영장(아산시 곡교천로 407)은 은행나무길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자전거 도로, 산책 코스를 갖춘 아산의 대표 휴식 공간이었는데 코로나19로 지난 1월부터 잠정 운영 중단했던 안산시 곡교천 야영장이 오는 20일 방역에 중심을 두고 재개장한다고 합니다.

그늘이 있어서 더위에 고생하지 않고도 곡교천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무덥고 뜨겁지만 여름이 생기가 넘치는 것은 하루를 보내기에 좋은 가을이 다음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이토록 곡교천의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시각과 청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힘은 시각뿐만이 아니라 청각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최근에 본 영화에서 그 가치를 더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앞을 흐르는 곡교천은 국사봉(403m)의 북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풍세면, 아산시 염치읍·배방면·탕정면 일대를 지나 무한천 하류 동쪽으로 흘러들게 됩니다.



걷다가 문득 아래를 바라보았는데  형형색색의 꽃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피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파스텔톤 색의 꽃이 피는지 발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산은 걷기 좋은 길을 지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지금까지 현충사 둘레길(5.5㎞), 청댕이길(6㎞), 모종뜰길(7㎞), 곡교천길(9㎞), 물한꾀꼴산성 둘레길(7㎞) 등 54㎞ 구간을 신규 조성하거나 정비했다고 합니다.



야영장 이용객은 입장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발열체크, 명부 작성을 하여야 하며 야영장 총 67면 중 50면만 운영하고 1 면당 정해진 인원을 준수하는 등 방역 지침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곡교천 야영장은 나무 그늘과 정자, 데크 설치가 돼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고, 샤워장·화장실·개수대, 전기시설 등 편의시설이 있는데 이용요금은 주중(일~목) 15,000원, 주말(금~토) 및 공휴일은 20,000원으로 저렴합니다. 전기사용은 전기이용료 납부 시 가능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