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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금강산도 식후경, 위장

내 몸이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

2021.08.06(금) 14:25:4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금강산도식후경위장 1


저는 그리 부지런한 편은 못됩니다. 그저 하루 몇 차례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는 좀 노는 편이지요.

사실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도 아닙니다. 섭취한 음식물은 대부분 소장과 대장에서 흡수되며, 그저 한꺼번에 많은 양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조절해주는 임시 저장소 역할이 저의 주된 임무이니까요.

배가 고플 때는 바람 빠진 풍선 모양으로 구겨져 있지만, 뷔페식당에서 몇 접시를 정신없이 비우고 나면 2L 이상 늘어나 당신의 배를 동산만 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물이 한꺼번에 장으로 들어간다면 배탈과 설사로 끔찍한 고생을 하게 되겠지요. 가능하면 천천히 오래 씹어 삼키는 것이 저를 돕는 일입니다.

하지만 치아가 부실해서 대충 넘기더라도 강력한 부식제인 염산이 주성분인 위액이 있으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위액은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 뿐 아니라 음식물 속의 세균들을 제거합니다. 그러니 제산제를 일년 열두달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저를 위협하는 적들은 흡연, 짜고 매운 음식, 진통제, 스트레스, 그리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 감염입니다. 특히 헬리코박터는 아주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위산에도 죽지 않습니다. 강력한 항생제를 3~4가지 섞어서 1~2주 복용해야 할 정도로 지독한 놈입니다. 광고에 나오는 유산균 요구르트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한국인의 50% 이상이 감염돼 있는데 모두 치료 대상은 아니니, 항생제치료 여부는 의사와 상의하세요.

신체 모든 부위에 암이 생길 수 있지만, 한국인에 가장 흔한 암이 위암인 것은 아시죠? 요즘은 암 자체보다 늦게 발견한 암이 무섭습니다. 40대 이후부터는 증상이 있건 없건 일년에 한 번 정도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시는 것이 저와 당신의 생명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명심하세요.

이제부터는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내시경후’로 바꾸어 기억하시면 어떨까요?
/정유석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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