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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성평등의식의 출발점 미디어

내포칼럼-심미선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21.08.06(금) 14:22:1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성평등의식의출발점미디어 1



전통 미인형·직업 인식을
바꿔놓은 TV의 영향력
 
텔레비전에 비친 세상이
대중의 사회적 표준이 돼
 
드라마·시사·예능프로그램
여성 출연자 비율 떨어져
 
미디어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남녀 성평등 가치·사회 구현


의사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의학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시즌2로 돌아왔다. 친구 사이인 다섯 명의 의사가 주인공인데, 이중 여성은 전미도 한 명뿐이다. 물론 많은 여성간호사와 수련의가 출연하기는 한다. 그러나 주인공 의사 5명 중 여성은 한 명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 속 여성은 남성에 수적으로 열세다. 드라마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나 다른 장르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뚝 떨어진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 중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디어에서 전문직 여성의 존재는 아주 소수에 불과한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7년 3월 여성판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문을 낭독한 이후 법정 드라마에서도 여성판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텔레비전에서 여성판사의 이미지는 많지 않았다. 법정드라마에서 여성은 주로 변호사 혹은 검사의 역할을 담당했고, 수적으로도 남성보다 적었다.

시사프로그램으로 넘어가면 남성 일색이다. 종합편성채널은 상당히 많은 시사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는데, 출연하는 전문가 대부분이 남성이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남성이 주류다. 최근에는 출연자를 남성으로만 제한하는 프로그램까지 생기고 있다.

그렇다면 미디어에서의 여성의 역할이 왜 중요할까? 이유는 텔레비전이 사람들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고,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것이 곧 사회적표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인류학과 앤베커 교수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텔레비전이 늦게 보급된 남태평양 피지제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추적한 결과,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TV가 보급된 지 38개월이 지난 1999년 초 설문조사에 의하면, 섬 여성 74%가 자신을 너무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조사 대상 여성의 15%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억지로 음식물을 토해낸 경험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원래 피지제도의 전통적인 미인형은 풍만한 여성이었는데, TV가 보급된 이후 미인상이 깡마른 여성으로 바뀌었고, 이는 바로 텔레비전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영향을 보여주는 스컬리 효과도 있다. 스컬리 효과란 미국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 ‘엑스파일’의 여자 주인공의 이름을 땄다. 주인공 스컬리는 물리학을 공부하고 법의학을 전공한 박사이자 FBI 요원이다. 그의 직업은 기존 미국 드라마에서 여성의 직업과 달랐는데, 이 드라마를 여덟 시리즈 이상 본 시청자들은 그보다 적게 본 시청자에 비해 이공계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텔레비전이 사람들의 가치판단과 세계관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있다. 2002~2003년 KBS2-TV를 통해 방영된 야인시대는 당시 5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야인시대’는 당시 초등학생 집단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 ‘야인시대’가 종영한 이후 실시한 초등학생 장래희망 조사에서 조폭이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 속 여성이 수적으로 남성과 동등하게 등장하고, 또 다양한 전문직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여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결국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그래서 성평등 가치 구현은 미디어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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