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정책/칼럼

사회자본 육성이 자치분권성공 관건

자치분권시대 더 좋은 삶 ①

2021.05.17(월) 15:04:06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신뢰 등 사회자본 육성
일자리, 민주주의 발전 향유

 
1871년 통일을 이루기 전까지 이탈리아는 여러 소국으로 분리되었으며, 각 지역은 자신의 고유하며 분열적 특성을 지녔다. 20개가 넘는 토착 지방어도 조금씩 달랐다. 통일 후 지역들이 어느 정도 동질화되면서 이탈리아어를 모든 이탈리아 사람이 이해하게 된 건 1914년쯤부터라고 한다. 통합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탈리아는 우리보다 앞선 1970년대 초에 지방 정부 제도를 도입하였다. 20개 지방 정부가 동일한제도, 동일한 지방 정부 조직, 동일한 지방 선거 제도와 정당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50년이 넘게 실행된 지방 자치와 분권의 성과는 남부 이탈리아와 북부 이탈리아 사이에 크게 달랐다.

동일한 정치 제도가 모든 지방 정부들에서 같은 성과를 낳을 수 있느냐는 의문에 대한 해답이다.

이탈리아 지방분권과 그 성과를 20년에 걸쳐 조사한 미국의 정치학자인 퍼트남 교수는 이 같은 격차의 원인은 실물 자본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 자본에서 연유하였다고 결론짓고 있다.

사회자본의 보기를 들면, 개인들을 서로 연결하고 힘을 합하게 하는 사회 네트워크와 호혜성의 규범, 개인들사이에서 발생하는 신뢰성, 정치적 평등, 관용, 시민 참여의 정신 등이다.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결합하여 더욱 많은 걸 이루게 하는 시멘트와 윤활유,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북부이탈리아 지방 분권 성공의 원인은 사회자본이 풍부하기 때문이며, 거꾸로 하면 남부 이탈리아의 쇠퇴 원인이 바로 사회자본과 대립하는 비사회적 자본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지방 자치 분권 제도의 성공과 쇠퇴는 대체로 사회 자본 혹은 비사회적 자본에 달려 있다.

한편으로 사회자본이 풍부한 지방정부는, 높은 경제적 성과, 높은 수준의 교육, 높은 소득, 여성을 위한 새로운 기회, 많은 일자리, 더 안전한 거리, 민주주의의 발전을 주민이 크게 향유할 수 있게 한다.

다른 한편으로 비사회적 자본이 풍족한 지방정부는 나약한 공동체, 낮은 참여, 개인의 고립과 무력감, 범죄, 부패, 갈등, 민주주의의 후퇴, 더 위험한 거리, 경제적 낙후, 낮은 교육 수준을 낳을 수 있다.

실물자본이 부족한 지방정부가 사회 자본을 양육하면 실물 자본이 많지만 사회자본이 부족한 지방정부보다 더 크게 성장 · 발전할 수 있다.

지방 자치와 분권이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사회 자본을 육성하고 비사회적 자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직과 신뢰, 무임승차가 아닌 호혜성은 정치 사회 제도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사회 자본이 부족한 지방정부에서 자치와 분권의 성취를 기대하는 일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찾는 것만큼 어렵다.
/이병희 공주대학교 명예교수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