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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6년째 황도 지킴이 자처…유튜브로 일상 소통

도민 랜선라이프 - 보령 유튜버 ‘황도 이장’ 이용오 씨

2021.05.17(월) 11:38:4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보령 유튜버 이용오 황도이장은 반려견 황도, 달래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전하며 40~60대 구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 보령 유튜버 이용오 황도이장은 반려견 황도, 달래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전하며 40~60대 구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7만 구독자 거느린 인기 유튜버
1일 2회씩 섬 영상 소식 전해
“청정 자연 보전하는 것이 목표”

 
해안가에서 전복·성게 잡이하고 황도·달래와 뛰어노는 섬 생활
특별한 촬영, 편집 기술 없이도 '조미료 없는 반찬'의 매력 호응

 
 
충남의 가장 끄트머리, 홀로 섬에 사는 도민을 직접 만나러 가는 길. 황도로 향하는 작은 낚시배에 올라타, 보령 천북면 장은리에 있는 천북굴단지 인근작은 포구에서 출발했다.

광활하게 펼쳐진 굴 양식장 사이로 짠 내음 가득한 해풍을 가르며 2시간 남짓 달리자, 옅은 녹음이 깔린 웅장한 바위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북서쪽을 마주한 해변 갯바위에 다다르자 섬 중턱에서 ‘현대판 산신령’이 개 두 마리를 이끌고 마중 나왔다. 단정한 청바지와 겉옷 위로 은빛 수염을 휘날리는 그가 바로 충남 최서단 유(有)인도의 로빈슨 크루소 이용오 황도 이장이다.

IT사업가에서 7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이용오 이장은 2015년부터 17만 평에 달하는 황도에서 생계를 이어온다. 그는 이 섬의 유이한 주견(住犬) 황도, 달래와 함께 매일 영상일기를 써 내려간다.

특별한 촬영·편집 재주는 없다. 그의 일상을 짜깁기해 하루 두 편씩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데, 구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진다. 이용오 이장은 “특별한 내용이랄 건 없다. 강아지들과 뛰어놀고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해루질하는 모습 등 자연스러운 모습을 화면에 담는다”고 설명했다.

향신료와 꾸밈 가득한 요리보다는 ‘조미료 없는 반찬’에 가까운 그의 영상은 40~60대 연령층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는다. 소박한 그의 모습은 고향 시골집에서 자라 도시로 떠난 이, 타지에 나가 한국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황도 지킴이이자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그의 적응기가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이용오 이장은 달랑 텐트 하나, 쌀·고추장·김치 등 음식만 들고 입도했던 6년 전 겨울을 생생히 기억했다.

이 이장은 “한겨울에 들어왔는데 무모했다. 낚시배 선장님조차 말렸다”며 “바람이 매섭고 추워서 후회막심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추위와 더위, 태풍, 장마까지 산전수전을겪으며, 서울 본가에 있는 부인에게 “이제 그만큼 했으면 그만하지”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꿋꿋이 견뎌냈다. 체중 16kg가 빠지는 고난의 과정에서 인간 문명 덕택에 고왔던 그의 피부도 점점 단단해졌다.

속세를 벗어나 자연인으로 다시 태어난 이 이장은 이제 자신의 터전인 섬 가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조림사업, 해양쓰레기 처리 등 생태 보전을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황도를 가꿔 하나의 거대한 청정 스튜디오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다.

이용오 이장은 “나무 심기와 정화 활동을 통해 누구나 찾아와 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며 “나 혼자가 아닌 관광객들과의 체험활동을 영상으로 담아 소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주재현 scottju@korea.kr


황도 북서 방향으로 난 해변으로 이용오 이장의 생계 터전이다.

▲ 황도 북서 방향으로 난 해변으로, 이용오 이장의 생계 터전이다.


황도의 서북 방향 해안 절벽에서 보이는 부속섬 외연열도

▲ 황도의 서북 방향 해안 절벽에서 보이는 부속섬 외연열도


황도의 유일한 주소표지판 뒤로 섬 중턱에 위치한 마을회관과 황도 이장의 자택(텐트)이 보인다.

▲ 황도의 유일한 주소표지판 뒤로 섬 중턱에 위치한 마을회관과 황도 이장의 자택(텐트)이 보인다.


섬의 주견(住犬) 황도(왼쪽)와 달래

▲ 섬의 주견(住犬) 황도(왼쪽)와 달래



“나는 섬 주인아닌 지킴이”

“해양쓰레기·나무심기 등
환경 정화 사업 시급해”

 
“파도에 떠밀려오는 해양쓰레기가 해안에 차고 넘쳐요. 누군가는 버렸으니 누군가는 주워야죠.”

황도의 유일한 주민 이용오 이장은 “황도의 아름다운 해안이 점점 쓰레기로 가득 차고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이장은 쓰레기의 대부분이 어부 또는 낚시꾼들의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안가를 가득 메운 쓰레기 중 80%가 폐그물, 스티로폼 부표 등 어구에 해당한다. 배출량을 따로 측정해보진 않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20%는 섬을 찾는 관광객 등 외지인들이 와서 놓고 가는 쓰레기”라며 “이렇게 남겨진 것들은 황도와 나에게 전부 짐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인간의 적극적인 환경파괴뿐 아니라 자연 보호를 향한 소극적인 태도도 황도를 병들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면서 조림 사업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황도는 나만 가꾸면 되는 게 아니다. 나는 단지 지키고 있는 것일 뿐. 산림은 함께 가꾸는 것”이라며 “황도 전역이 민둥산처럼 변해버리고 있다. 나무가 충분히 자랄 수 있는 곳인데 관리 소홀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재작년부터 소나무에 솔껍질깍지벌레라는 병이 생겼다. 수령이 100년 된 소나무도 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용오 황도 이장은 청정구역 황도를 지켜나가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환경 보호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세워주겠다는 것. 이 이장은 “해변에 쌓인 쓰레기로 집을 지어볼 생각이다. 구독자 및 육지로부터 폐플라스틱병을 지원받아 집을 짓고 들어갈 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구독자들과 함께하는 나무 심기 캠페인에 대한 설명이 뒤를 이었다. 구독자들로부터 후원받은 나무가 황도를 푸르게 뒤덮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용오 이장은 “구독자들의 이름이 적힌 꼬리표를 나무마다 매달아 소중하게 가꾸고 싶다”며 “황도의 산림이 복원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주재현 scottju@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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