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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동학사와 동학삼사는 무엇이 다른가?

계룡산 동학사, 동학삼사, 그리고 여러 암자들

2021.03.23(화) 20:46:48 | 유리향 (이메일주소:dried12@naver.com
               	dried12@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천년고찰 공주 계룡산 동학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구니(여승) 승가대학이 세워진 곳으로 유명합니다.
동학사계곡을 따라 걸으면 맑은 물소리와 새소리가 정신을 맑게 해줍니다.
물속에 들어가 직접 씻지 않아도 마음속에 끼었던 티끌이 다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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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오르다 보면 계룡산 탐방안내소 옆에 홍살문이 나타납니다.
절 앞에 일주문이 아닌 홍살문이 먼저 나타나다니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홍살문은 보통 유교적인 의미가 강해서 주로 서원이나 향교 앞에 설치하는 문이지요.
문이라고는 하지만 문짝이 없고 두 개의 기둥 위에 화살 모양의 세로 살대를 촘촘히 박아 구성하며 삼지창을 달거나, 태극문양으로 장식하기도 합니다.
붉은색을 칠하고 화살을 세워, 악귀나 나쁜 액운을 물리치려고 세운 신성스러운 문으로 누구든 이 문을 지나려면 말에서 내려 경건한 마음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조금 더 걸어가면 동학사 일주문이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이곳에는 홍살문도 있고 일주문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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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에 이르기 전에 제법 큰 규모의 암자들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문수암, 관음암, 길상암, 미타암 등은 모두 동학사에 속하는 암자들이지요. 
관음암은 관음보살을 모시는 관음전이 있습니다. 경내가 아주 정결하게 잘 가꾸어져 있고 화단에 봄꽃도 피어서 기도하기 참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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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암은 외인 출입금지 간판이 세워져 있는 것으로 봐서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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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암자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타암입니다. 이름으로 봐서 아미타부처님(阿彌陀佛)을 모시는 암자인가 봅니다. 미타암의 반질반질한 돌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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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에 도착했는가 했더니, 향교나 서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삼문이 나타납니다.
현판에 동학사가 아닌 인재문(仁在門)이라고 쓰여 있군요. 그런데 문이 굳게 잠겨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담장 너머로 내부를 살펴보았습니다.
문밖의 동학삼사(東鶴三祠)에 대하여 자세히 쓰여 있는 안내판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동학삼사는 계룡산 동학사의 초혼각지에 세워진 숙모전, 삼은각, 동계사를 말한다. 신라의 충신 박제상, 고려말의 충신 정몽주, 이색, 길재, 그리고 조선의 단종과 사육신 등 신라, 고려, 조선 3왕조의 충절 인물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그러니까 이곳은 절이 아닌 사당이군요. 그래서 입구에 홍살문이 세워져 있었군요.
그런데 초혼각지란 또 무엇인가요?
초혼각지(招魂閣址), '혼을 부르는 누각이 있었던 자리'라니 의미심장하군요.
세조가 단종을 폐위시킬 때 절의를 지키다 죽어간 사육신 등을 모셨던 초혼각이 이곳에 있었다고 하니 이해가 갑니다. 초혼각지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18호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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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안에는 삼은각(三隱閣)과 동계사(東鷄寺)가 나란히 서 있군요.
삼은각은 고려의 학자이자 충신인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야은 길재 등 이른바 3은을 모신 사당입니다. 동계사는 신라 충신 박제상을 기리기 위해 고려 태조 때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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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모전(肅慕殿)은 이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전(殿)은 임금님이 계시는 궁궐을 뜻하는데 무슨 사연이 있나 봅니다.
숙모전은 매월당 김시습이 노량진 강변에 버려진 사육신의 시신을 장례 지낸 후 삼은각 옆에 단을 만들고 제사 지낸 데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이후 동학사에 들렀던 세조가 죽은 영혼을 달래주기 위하여 초혼각을 건립하였으며, 여러 차례 중건하면서 단종의 위패를 모시게 되었고, 고종 때에 이르러 단종비 정순왕후를 함께 모시면서 숙모전으로 개칭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殿)자를 사용한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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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건너편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동학사와 동학삼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왼쪽이 동학사이고 오른쪽이 동학삼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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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東鶴寺)는 신라시대 당나라의 상원조사가 지은 계룡산 중턱 남매탑이 있는 청량사에서 시작합니다. 고려 태조 때 도선국사가 지금의 동학사 자리에 사찰을 중창한 뒤 태조의 원당이 되었다고 해요.
한편, 왕건을 도와 고려를 세우는 데 공을 세운 류차달은 이곳에 신라의 시조와 박제상을 제사하기 위하여 사당인 동학사(東鶴祠)를 지었다고 합니다. 
그 후, 절이름도 상원암에서 동학사로 바뀌었는데, 동학이란 동쪽에 있는 학 모양의 바위에서 유래한다고 하네요.
영조 때 신천영의 난으로 사찰과 사당 모두 소실된 것을 순조 월인선사가 신축하였으며, 고종 때 보선선사가 중창하였다고 안내판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학사는 절과 사당이 공존하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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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는 한국전쟁으로 또 모두 불타 없어졌다가 1960년 이후 서서히 중건되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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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는 대웅전과 삼성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승가대학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동학사 대웅전 앞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58호로 지정된 동학사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이 탑은 계룡산 남매탑이 있는 청량사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합니다. 전설에는 신라 성덕왕 때 동학사를 지으면서 함께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탑의 모습을 볼 때 고려 시대의 석탑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원래 탑의 1층과 2층 부분만 남아 있었는데 2008년에 기단부와 3층을 복원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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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양 옆에는 목련 두 그루가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지금쯤 만발해서 대웅전 앞을 하얗게 물들이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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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57호인 동학사 삼성각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신앙과 불교가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공간으로 산신, 칠성, 독성을 일컫는 삼성을 모시는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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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공간 너머로 계룡산 줄기에 해가 기울어지면서 밝은 햇살을 내리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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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 높은 담장에 뿌리를 박고 서 있는 거대한 고목이 천년고찰 동학사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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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 옛길에서 만나는 부도군입니다 . 조선시대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며, 일부는 최근에 조성한 부도도 있습니다. 부도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스님의 묘탑이지요.
동학사(東鶴寺)는 고려 태조 때 도선국사가 지은 절이며, 동학사(東鶴祠)도 고려 태조 때 류차달이 세운 신라 박제상의 사당이었다고 해요. 즉 절과 사당이 나란히 자리하게 된 것이지요.
조선초에 고려의 유신 길재와 동학사의 승려 운선이 함께 단을 쌓아서 고려 태조를 비롯한 여러 왕과 정몽주의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불교와 유교가 서로 교류하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동학삼사는 숙모전과 삼은각, 동계사를 한꺼번에 이르는 말입니다.
이곳에 절과 사당이 고려 태조 때 나란히 세워졌으며, 서로 교류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 둘은 같은 운명체로서 불에 타 없어지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면서 이름과 모습이 바뀌었으며 절은 동학사, 사당은 동학삼사가 되었습니다.
이념이 서로 다른 절과 사당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무척 특이하게 느껴지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고 공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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