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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막걸리도 기품있는 술, 신평양조장이 답한다

2021.02.28(일) 01:24:45 | 유병양 (이메일주소:dbquddid88@hanmail.net
               	dbquddid8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막걸리에도 기품이 있다. 막걸리의 기품을 보여주는 곳이 충남 당진에 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신평 양조장'이다.
 
당진의 조용한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신평양조장은 1993년 처음 술을 빚기 시작해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버지에서 또 아들로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전통의 양조장이다. 해나루쌀과 연잎을 원료로 하여 깔끔한 뒷맛이 일품인 백련막걸리는 2009년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2013년에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신평양조장은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시기인 지난 2020년 10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전국에 가볼만한 산업관광지 13선에 뽑히기도 했다.
  
코로나 시대에 조용히 다녀올 만한 여행지, 당진 신평양조장 탐방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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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신평양조장 양조문화원이다. 양조장체험과 시음 및 양조장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종합 홍보관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다. 
 
이 건물은 원래 미곡창고로 쓰이던 것이다. 워낙 유명해지고 전국에서 많은 체험객과 외국 관광객들까지 찾아오자 2015년부터 백련양조문화원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막걸리빚기, 쌀누룩만들기, 입욕제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물론 신평양조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술 제품을 판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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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문화원 내부에는 많은 자료들이 있다. 신평양조장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알 수 있는 자료들이 사진과 함께 아주 자세하게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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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당시의 신평양조장 모습
 
1933년이라면 일제강점기로 어림잡아도 87년 전 모습이니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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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술을 빚던 모습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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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앞에서 자전거를 세워놓고 대기중인 직원들 모습으로 이들은 술이 만들어지면 자전거에 싣고 즉시 배달을 나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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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주류품평회에서 입상한 상장
 
그때도 주류 품평회 같은 대회가 있고 상장이 주어진 게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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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대로 넘어온 모습이다. 현 김용세 대표가 술을 담그는 모습이 예전 모습과 크게 대비되어 무척 흥미롭다. 사진의 김용세 대표는 젊었을 때부터 스님들과 교류하며 사찰의 곡차(절에서 빚은 술) 문화를 접했고, 그중에서도 연잎술에 관심을 가졌던 게 이 길로 접어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싱싱한 연잎은 여름에만 구할 수 있다. 연잎은 잘 말려서 덖은 후 잘게 부숴 술을 익힐 때 넣는다. 역할을 다한 연잎은 발효가 끝나고 막걸리를 거를 때 건져낸다. 이렇게 만든 막걸리는 은은한 향과 함께 깔끔한 뒷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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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세 대표는 농림수산식품부 지정 대한민국 식품명인 79호에 올랐다. 연잎주를 제조한 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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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세 대표가 술을 빚는 모습과 옛 사진을 대형 브로마이드처럼 만들어 소개하는 사진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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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주조장의 목재통인데, 이것은 신평양조장에서 쓰던 물건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일제강점기 등 오래전 술을 담글 때 사용하던 것을 구해 양조장 견학을 오는 학생 등에게 알려주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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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담그기 위해서는 누룩을 빚어야 하고 누룩을 만들려면 쌀을 찌어 고수밥을 만들어야 하는데, 거기에 쓰이는 말이다. 즉 술 제조용 도량형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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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쓰이지 않지만 과거에 술을 빚으면 응당 이 통에 담아 유통을 시켰다. 막걸리통이라 불리던 이 통은 한 말, 또는 두 말짜리로 통용됐다. 이 통은 적어도 80년대 초반까지 쓰이던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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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색 표지로 장식된 옛 주류장부인데, 낡고 해진 보관상태만 봐도 이 신평양조장의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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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세무서에서 발행된 1대 김순식씨의 주류제조 면허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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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에 만들어 발급된 신평양조장 직원의 보건증(왼쪽)과 운송용 자전거 수리 영수증(오른쪽)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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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양조장에서 만드는 우리나라 대표술 백련생막걸리이다.
 
신평의 백련막걸리는 기존의 막걸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스님들이 즐겨 마시는 연잎차의 아이디어를 술로 연장시켜 연잎을 넣어 발효시킨 제품이다. 누룩도 당진시의 해나루쌀을 기본 원료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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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음미하는 김용세 대표의 모습
 
술병을 봐서 알수 있지만 여기서 주목할 한 가지 사실은 그냥 통막걸리병(흰색)도 있지만 매끈하게 뻗은 반투명 유리병이 눈에 띈다. 즉 막걸리는 싸구려술이자 서민형 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브랜드 가치가 실제보다 폄훼돼온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신평양조장은 술병부터 고급화하기로 하고 이렇게 반투명의 멋지게 빠진 유리병에 막걸리를 담아 상품화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일단 부드럽고 향도 좋고 맛도 좋다. 잔을 코끝에 갖다대니 달달한 막걸리향이 풍기고, 한 모금 목을 넘기자 연하고 착하게 부드러운 촉감으로 입안을 감싼다. 목넘김 역시 삼킴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느낌이 전혀 없고 깔끔하다.
 
원래 막걸리는 큰 사발에 가득차게 따라 마시되 목줄기를 타고 넘치도록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술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백련막걸리를 그게 아니다. 백련막걸리는 입안에 담았을 때의 질감도, 목을 타고 넘어갈 때의 느낌도 ‘참 곱다’고 느껴지는 술이다.
 
예쁜 디자인의 병, 연잎을 테마로 한 새로움, 부드러운 목넘김, 이물감 없는 향긋한 맛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의 술이다. 그래서 이 막걸리는 여성들과 외국인에게까지 인기란다.
 
이번 신평양조장 탐방은 참 배울 게 많은 여행이었다.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여행지, 신평양조장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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