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왕도였던 부여에 가면 굽이쳐 흐르는 백마강을 바라다볼 수 있습니다. 구드래나루터에서 한옥 모양의 배를 타고 백마강을 유람할 수도 있고 수륙양용 버스를 타고 백제투어를 하는 재미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백마강 주변에는 구드래라는 의미심장한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습니다. 구드래, 무슨 뜻일까요? 구들장과 관계가 있는 말일까요?
구드래나루터 유래비에 보면 옛날 백제왕이 강 건너 왕흥사에 가기 전 잠시 머물며 예배를 드리던 바위가 있었는데, 왕이 도착하면 바위가 구들처럼 스스로 따뜻해져서 구드래가 되었다고 적혀 있으니 구들장에서 비롯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백제를 구드라라고 부른다고 해요. 그런데 구드라가 섬기는 나라라는 뜻이라 하니 당시 백제의 위상이 어떠했는지 잘 알 수 있겠네요.
백마강 바로 옆에는 구드래조각공원이 있습니다. 1983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1996~1997년까지 이곳에 조각예술품을 설치하였다고 하는군요.
부소산과 백마강이 바로 건너다보이며 구드래나루터가 바로 인근에 있어서 산책도 하고 조각예술품도 감상하면서 쉬어가기 좋습니다.
백마강을 바라보니 기와지붕을 얹은 한옥 모양의 배가 물살을 일으키며 지나갑니다. 구드래나루터 백마강선착장에서 출발하여 낙화암 고란사 선착장까지 왕복하는 백마강 유람선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구드래조각공원의 예술조각품들을 감상해 봅니다. 어린이들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참 재미있게 표현했군요. 아래에서 발을 받쳐주고 밀어주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산정상 구름 위에는 신선들이 놀고 있나 봅니다. 정찬국 작가의 '저 높은 곳'이라는 청동 조각품입니다.
이곳 조각공원에는 모자간의 사랑이나 인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안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돌조각상은 김지택 작가의 '사랑의 대화'라는 작품입니다.
김장희 작가의 '환상여인'이라는 청동 조각작품입니다. 손을 머리 뒤에 모아 올리고 상념에 사로잡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잔디밭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타원 모양의 돌들은 계란 같기도 하고 공룡의 알 같기도 합니다.
부여의 옛 팔경을 한국화로 그려서 새겨 놓은 부여팔경승람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앞뒷면에 백제탑 석조, 수북정 청람, 낙화암 숙견, 구룡평 낙안, 부소산 모우, 고란사 효증, 백마강 침월, 규암진 귀범 등 아름다운 부여의 옛 경치를 산수화로 멋지게 그려 놓았습니다.
이곳에는 불교전래감사비가 서 있습니다. 일본의 민간불교단체가 일본에 불교를 전래해준 백제인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곳에 비석을 세운 것 같습니다.
곳곳에 불교 유물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기단, 탑신, 옥개석이팔각형으로 이루어진 팔각원당형부도입니다.
백마강변에도 국내외의 유명작가들의 조각품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사랑을 이루어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의 형태를 형상화한 이경순 작가의 '만남,사랑,영원'이라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위대성과 우주와의 합일성을 강조하는 유영교 작가님의 '신정'입니다.
타이완 츄코 작가의 '아시아의 연합'이라는 작품입니다. 사각은 이성을 대표하고, 사각의 방위를 상징하며, 가운데 聯자는 연합이라는 의미를 감상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자를 형상화한 조각작품입니다.
여름이면 어린이들의 신나는 물놀이터가 되는 분수공원도 있습니다. 무척 색감이 화려하네요. 올 여름에는 이곳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가기를 바랍니다.
구드래조각공원은 구드래나루터 유람선선착장에서 400여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부소산성 정문까지는 800m, 정림사지까지 1.7m, 궁남지까지 2.1km에 불과하여 유서 깊은 부여의 유적지를 돌아보고 잠시 이곳 구드래조각공원에 들러 쉬면서 조각예술품을 감상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