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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철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부여 궁남지

부여 서동공원의 겨울 풍경

2021.01.16(토) 08:13:14 | 유리향 (이메일주소:dried12@naver.com
               	dried12@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부여 서동공원 궁남지는 연꽃 명소로 으뜸인 곳이지요. 그런데 겨울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하여 다녀왔답니다.
 
사실 서동공원보다는 궁남지라는 말이 더 유명한데,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았어요. 궁남지는 우리나라 인공 연못 가운데 기록상으로 가장 오래된 곳이라고 해요. 백제 무왕 35년(635) 3월에 궁 남쪽에 못을 파서 20여 리 떨어진 곳에서 물을 끌어들이고 못 가운데 섬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있다고 하니 약 1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연못이군요. 서동공원은 궁남지 일대에 연꽃을 심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만든 곳이므로 서동공원 안에 궁남지가 있다는 표현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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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는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함부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예년 같으면 수심 얕은 곳에 야외 스케이트장을 열었다고 하는데, 올해는 어렵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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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왕자와 선화공주 이야기는 다 아시지요? 후에 백제의 무왕이 된 서동왕자는 왕손이었지만 궁밖에서 어머니와 외로이 살았다고 해요. 선화공주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이었는데 뛰어난 미모로 소문이 자자했던가 봐요. 서동은 선화를 사모한 나머지 대뜸 신라의 수도인 경주를 찾아갔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서동요를 지어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사귀어
  맛둥[薯童]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마침내 이 노래가 신라 전역에 퍼지자 크게 노한 진평왕은 선화를 궁밖으로 내쫓았다고 해요. 그리하여 서동은 선화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하는 설화가 이곳에 전해져 내려온답니다. 서동왕자와 선화공주 이야기는 이곳 부여 궁남지 이외에도 전라북도 익산에도 있다고 하는데 어느 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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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인데도 꽤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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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화려했던 연꽃은 어디로 다 가버리고 마른 잎줄기가 얼음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풀리면 다시 싹이 트고 서동공원은 푸르름으로 채워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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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 주변을 돌면서 뜻밖에도 수많은 겨울철새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새들은 사람들을 별로 경계하지 않아서 가까이에 노니는 청둥오리,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물오리들을 마음껏 볼 수 있어 참 좋았답니다.
 
이곳 도랑의 물은 계속 흘러서 그런지 추운 겨울에도 잘 얼지 않아서 새들의 낙원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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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그맣고 귀여운 쇠오리 가족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마치 화장을 예쁘게 한 것처럼 밤색 머리에다 눈 주변이 초록색인 게 수놈이고, 몸 전체에 갈색 무늬가 있는 게 암놈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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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판 위에서 노니는 몸집이 큰 물오리는 흰뺨검둥오리인 것 같아요. 암수가 거의 같아서 구분이 어렵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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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넓적한 부리로 물을 휘젓고 다니는 저 하얀 새는 무슨 새일까요? 부리가 노란 것으로 보아 노랑부리저어새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우리 조상들은 이 새를 가래질하듯 먹이를 찾는다고 해서 가래새라고도 불렀다고 하고 부리를 좌우로 저어서 저어새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만큼 귀하여 보호받고 있다 하는데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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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오리들이 물밖으로 나와서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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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인기척에 놀라서 급히 하늘을 나는 물오리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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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젓듯 나아가는 물닭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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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닭은 발의 물갈퀴가 마치 노처럼 생겨서 수영과 잠수에 능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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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닭이 비행하려고 물길을 활주로 삼아 도움닫기를 하며 물보라를 일으킵니다. 멀리서 백로 한 마리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부여 궁남지는 여름이면 화려한 연꽃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겨울이면 철새들의 낙원이 됩니다. 한겨울 한적한 서동공원을 거닐며 귀한 철새들을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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