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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스마트폰보다 더 재미있는 <회색인간>의 작가 김동식을 만나다

독서동아리와 작은 서점이 함께 찾는 골목문화

2020.10.18(일) 22:10:34 | 헵시바 (이메일주소:hannana153@naver.com
               	hannana153@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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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스마트폰보다 더 재미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회색인간> 김동식 작가의 강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당진시립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강연장 입구에는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양심 고백>, <살인자의 정석> 등 언제든지 대출이 가능한 작가의 책들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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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립도서관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도서관협회 주관으로 진행하는 공모사업에 선정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지역의 인문학 관련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2020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각 지역의 도서관을 거점으로 지역주민에게 지역의 역사, 문화, 예술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인문학 강의와 탐방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인문학의 대중화와 독서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진시립도서관은 '독서동아리와 작은서점이 함께 찾는 골목문화'를 주제로 독서동아리 회원 및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 일환으로 김동식 작가와 함께하는 '아무나 작가 아무나 글쓰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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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인간>을 출간하기까지 김동식 작가는 책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작가로 등단하기 전까지 책읽기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에 읽은 책이 열손가락으로 꼽을수 있을 정도로 책을 멀리하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 이가 어떻게 채 3년이 안 된 기간 동안 10권 가까이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는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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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난 김동식 작가는 중학교 1학년 중퇴 후 액세서리 공장에서 일하며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마쳤다고 합니다. 공부를 안 하니 돈이라도 벌어야 한다며 어머니가 구해준 신문배달, 인쇄소, 건설현장, 배선작업, 재봉공장 등의 직장들을 한 달도 못 다니고 그만두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천성적으로 재미없고 지루한 일을 못하는 성격 탓에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여러 일을 전전했다고 합니다. 주민등록증이 나온 뒤에야 이제는 정말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성인이구나 싶은 생각에 타일 붙이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2000년 대구로 갔다고 합니다. 불경기로 일이 없자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는 PC방 알바로 취직해 하루 11시간 휴일도 없고 보너스도 없고 임금인상도 없는 시급 1900원의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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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서울에서 일하는 외삼촌이 일하는 액세서리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것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일은 성수동에 있는 공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반까지 벽을 보고 앉아 주물틀에 아연 물을 넣으며 지퍼나 단추, 액세서리를 만드는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머릿속에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집에 와서 인터넷 게시판에 '복날은간다'라는 아이디로 그 이야기들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016년 5월 첫 작품을 올린 이후, 독자들의 맞춤법 지적과 조언을 받아가며 3일에 한 편, 혹은 하루에 2편씩 자신의 상상을 글로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맞춤법도 엉망이었고, 문장도 제대로 안 된 글이었는데, 글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독자들이 지적하는 댓글 내용을 무조건 따르자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이러한 태도에 독자들도 작가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댓글로 조언을 해줬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 책 자체를 거의 읽지 않았던 김동식 작가는 자신이 올린 글에 달린 댓글들과 재미있다고 응원해 주는 칭찬에 고무돼, 피드백을 받으며 점점 글 쓰는 실력이 늘어나 지금의 글쓰기 스타일을 확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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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인간 본성을 꿰뚫는 기묘한 우화 같은 그의 이야기가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를 펴낸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 겸 작가의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 올라오는 글의 양이 많은데 퀄리티도 높아서 여러 사람이 닉네임을 공유하거나 외국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번역해서 올리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합니다.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회회의'의 '김민섭이 만난 젊은 저술가들'의 인터뷰 후 김민섭 평론가는 그에게 책을 출간할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 전에도 김동식 작가에게 출간을 의뢰했던 이들이 몇 있었는데 이들은 다 돈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민섭 평론가가 출판 제의를 했을 때도 대답이 '얼마나 드는데요?'였다고 합니다. 김민섭 평론가는 지금까지 김동식 작가가 쓴 단편 중 몇 편을 골라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에게 보냈고, 한기호 소장은 작가의 글에 매료돼 지금까지 그가 쓴 300여 편의 글 중 20여편을 추려 책으로 엮자는 김민섭 평론가의 제안을 수용,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임프린트 '요다'를 통해 그중 66편을 묶어 책으로 출간하기로 하고 일체 작업을 김민섭 평론가에게 맡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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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는 변변찮은 경력이 없어 '과연 책이 팔리기는 할까', '출판사 망하는 거 아닌가' 등등의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출신의 무명작가가 3권의 책을 한 번에 내는 모험 끝에 나온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등 세 권의 책은 2018년 연초 출판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각 2천 부씩 총 6천 부를 찍어 낸 책들 중 1편 <회색인간>은 설을 전후해서 6쇄를 찍었으며, 나머지 2·3편도 출간 2주일만에 3쇄를 인쇄하며 대박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많은 평론가들과 독자들은 김동식 작가를 '천재', '기발한 상상력의 소유자'라며 호평했고, 작품을 올렸던 커뮤니티 이용자들도 '구매인증' 릴레이를 펼치면서 본인들 커뮤니티 출신 작가를 응원했다고 합니다. 이후 카카오 페이지에 단편집 <살인자의 정석>, <성공한 인생>을 연재하며, 작가 활동과 강연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 현재 <회색인간>은 10만 권이 넘는 발행권수로 출판업계에서 기엄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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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마치고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김동식 작가의 성공비결은 첫째 '운', 둘째 '꾸준함', 셋째 독자들과의 '소통'이었다고 합니다. 싸이트에 글을 올린 후에는 독자들이 올리는 맞춤법 지적과 악플들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겸허히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독자들의 댓글들이 무슨 말인지 모를 때엔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며 좋은 태도로 글을 쓰다 보니 독자들이 김동식 작가를 응원하며 성장을 바라게 되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생겨난 것 같다고 합니다.
 
인터넷 글쓰기의 장점은 독자와의 긴밀한 소통인데, 작가는 본인의 노력보다는 독자들이 당겨주고 만들어 줘 작가가 됐다고 말하고 있네요. 시대를 잘 만나서 정말 아무나 써도 용서해주는구나 생각이 들고, 부족해도 봐주시는 분들을 만나서 오늘날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모습이 겸손하고 솔직해 보였습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글쓰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댓글이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글쓰는 것도 재미있고 그의 이야기에 댓글을 달아주고 글쓰기를 도와준 사람들의 반응도 재미있고 그 때문에 재미있는 글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사람의 뇌가 가장 크게 재미를 느끼는 순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내용이 펼쳐질 때라고 합니다. 독자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를 전달하고자 글을 쓸 때 기쁘고, 독자들이 그 글을 보고 재미있다고 호응할 때 기쁨을 느낀다는 작가의 말을 들으며 김동식 작가도 예상치 못한 사이에 시나브로 작가가 된 지금의 이 순간이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가장 큰 재미있는 이야기 자체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참 다행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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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는 상상력, 창의력의 아이콘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작가가 말하는 창의력과 상상력의 원천을 들어보았습니다.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아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도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은 천재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작가 자신의 피나는 노력의 영역입니다.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먼저 재미를 확보하고 주제를 담아냅니다. 많은 콘텐츠를 쌓아놓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데 시간 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것 역시 책이란 사실을 깨달아 요즘은 시간 날 때마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양서를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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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마치고 구매한 작가의 책에 사인도 받고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처음엔 작가라고 불리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한 번도 자신을 작가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는 김동식 작가, 작가 특유의 순박함과 좋은 태도가 주는 영향력이 높고 푸른 가을 하늘처럼 청량하고 맑아 시나브로 힐링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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