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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남도식 평면배치 정순황후 생가와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매력 엿보기

2020.06.19(금) 10:19:29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남북으로 긴 지형을 지닌 우리나라는 문화 요소, 기후, 식생에 영향을 받아 지역별로 독특한 가옥 배치가 드러난다. 남부지방의 'ㅡ'자형, 중부지방의 'ㄱ'자나 'ㄴ'자형, 북부지방의 'ㄷ'자나 'ㅁ'자형이 일반적인 전통가옥의 평면배치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료(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http://www.grandculture.net/)에 의하면 남부지방의 부유한 사림이나 양반 사대부들은 규모 큰 집들의 배치 형태이자 상류층 가옥의 상징인 'ㅁ'자형 주택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충청남도에 이러한 남도식 'ㅁ'자형 평면배치를 보이는 전통가옥이 있다고 하여 볕 좋은 날 찾아보았다.
 
정순왕후 생가(좌)와 서산 경주김씨 고택(우)_ (사진제공 서산시청) ▲정순왕후 생가(좌)와 서산 경주김씨 고택(우)_ (사진·글 제공 서산시청)
 
1. 정순왕후 생가
 
정순왕후(貞純王后) 생가는 조선시대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1745~1805)가 태어난 집으로 왕비가 되기 전까지 지냈다고 한다. 

정순왕후는 오흥부원군 '김한구'의 맏딸로 영조의 정비인 정성왕후(貞聖王后, 1692~1757)가 승하하자 영조 35년(1759) 15세의 나이로 왕비에 책봉되었다. 아버지의 이름이 수놓인 방석에 앉지 않은 일, 고개 중에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는 '보릿고개'라 답한 일, 꽃 중에 백성들을 따뜻하게 만드는 목화꽃이 제일이라 답한 정순왕후의 간택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충청남도 지정 기념물 제68호 정순왕후 생가 전경
▲1988년 8월 30일 충청남도 기념물 제68호로 지정된 정순왕후 생가 전경 
 
서산시 해미면과 음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유계리 국도 29호선에서 유계리 마을회관을 지나니 정순왕후 생가가 보였다. 서산시 음암면 유계리는 '한다리마을(이때 '한'은 크다는 뜻)'이라고도 불리며, 경주김씨 집성촌이다.
 
정순왕후 생가는 정순왕후의 5대조로 경주김씨 학주공파의 시조인 김홍욱(金弘郁)이 노부 김적(金積)을 모시고 있음을 전해 듣고 그 효심에 감복한 효종이 하사한 집이라고 한다. 대로변에는 400여 년간 마을의 애환을 지켜보며 자라온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관리되고 있었다.
 
남도식평면배치정순황후생가와서산경주김씨고택의매력엿보기 1
 
남도식평면배치정순황후생가와서산경주김씨고택의매력엿보기 2
 
중앙 1칸에만 높은 방추형 초석을 세운 대문채는 양쪽에 창고가 배치되어 있었다. 대문을 들어서자 정성으로 가꾼 깔끔한 화단과 화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도식평면배치정순황후생가와서산경주김씨고택의매력엿보기 3
 
대문채와 마주한 사랑채는 광, 부엌, 사랑방, 마루방이 배치되어 있었다. 사랑방과 마루방 남쪽으로는 쪽마루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고택을 찾은 방문자들에게는 잠시 걸터앉아 숨을 고르며 화단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고맙고 정겨운 공간이었다.
 
왕후를 배출한 집안의 사랑채가 다른 반가의 그것에 비해 협소한 편인데, 이는 원래의 사랑채는 소실되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는 설(說)이 전해지고 있다.
 
남도식평면배치정순황후생가와서산경주김씨고택의매력엿보기 4
 
사랑채 서쪽 익랑(翼廊, 문의 좌우에 잇대어 지은 행랑)에 붙여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간을 두고 있었다. 중문간을 들어서면 안마당을 중심으로 'ㄷ'자형 안채가 나오는데, 안채와 사랑채를 완벽한 'ㅁ'자형으로 배치한 것은 항공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마당 내부에는 단을 새로 쌓은 우물이 보였는데, 물이 많이 나오는 곳의 지리적 특징을 살려 설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순왕후 생가는 독립운동가 김용환의 아들인 김기홍이 소유하고 있으며, 소유자가 거주하는 주택이어서 대문이 개문되었을 때만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여 주의가 요구된다.
 
2. 서산 경주김씨 고택
 
충청남도에서는 흔하지 않은 완벽한 남도식 'ㅁ'자형 평면은 정순왕후 생가 북쪽에 위치해 있는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안마당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행랄채와 솟을대문이 보이는 전경:김기현 가옥으로도 불리는 이 고택은 1984년 12월 24일, 중요민속문화재 제199호로 지정되었다
▲'김기현 가옥'으로도 불리며 1984년 12월 24일 중요민속문화제 제199호로 지정된 서산 경주김씨 고택 전경_행랑채와 솟을대문이 보인다

충청남도 서산시 음암면 한다리길 45에 위치한 중요민속문화재 제199호인 '서산 경주김씨 고택'은 19세기 중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향한 전통 목조 한와가(韓瓦家)로 'ㄷ'자형의 안채와 'ㄱ'자형의 사랑채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ㅁ'자형의 평면을 이룬 가옥이다.
 
남도식평면배치정순황후생가와서산경주김씨고택의매력엿보기 5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사랑채 전경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사랑채 전경과 팔각기둥과 주춧돌
 
소유주의 이름을 따 김기현 가옥으로도 불리는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사랑채 남쪽은 이색적으로 차양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팔각기둥을 세우고 기와지붕을 올렸다. 아파트의 베란다와 쓰임새가 같은 공간이면서도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여서  마치 야외용 가제보에 들어앉아 있는 착각이 들게 했다.
 
남도식평면배치정순황후생가와서산경주김씨고택의매력엿보기 6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게암당과 계암당 현액
▲서산 경주김씨 고택의 계암당과 계암당 현액
 
사랑채에는 계암당(溪巖堂)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서산 경주김씨 고택을 김기현 가옥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계암고택'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 연유를 알 수 있었다.
 
남도식평면배치정순황후생가와서산경주김씨고택의매력엿보기 7
 
서산 경주김씨 고택에서는 안채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 나왔다. 안채에 있다는 우물을 살피지 못했고, 별당에 해당하는 초당 역시 외부에서만 확인해야만 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계암고택의 호두나무와 감나무 역시 인구에 회자하고 있는 만큼 좋은 시절에 맞춰서 재방문을 계획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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