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우금티로에 위치한 육교에서 바라본 옥룡동 일대로 멀리 공주공산성의 일부분이 보인다
 
현재의 모습만 본다면 믿기지 않지만, 지인의 기억을 빌리면 도로 복개 전에는 공주시 우금티로 양옆으로 개울물이 흘렀다고 한다. 이 우금티로에는 국립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가 위치해 있는데, 그 후문 일대 동네를 '중골'이라고 부른다. 지형과 전해오는 지명만으로도 높은 지대에 주택지가 형성되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올 5월 초, 공주시 중골 일대에 '범죄예방디자인사업'이 착수되었다고 하여 새로 시행된 사업 소식을 접하자 공주시 중골을 돌아보고 싶어졌다.
 

 
먼저 국립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 후문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꺾어 올라가 보았다. 얼마 걷지 않아 수령을 가늠하기 여려울 만큼 키가 큰 뽕나무로 울타리를 친 주택을 발견했다. 끊임없는 감탄사가 쏟아질 만큼 풍경에 압도되자 마을 곳곳이 점점 궁금해졌다.
 

 
몇 발짝 더 오르니 부지런하고 마음씨 고운 집주인의 성정으로 키워진 장미가 고혹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 틈바구니에 수줍은 듯 걸려 있는 한지등이 조화롭기 그지없다.
 

 
이 집은 2017년 국토교통부와 LH 그린리모델링창조센터에서 지원한 '그린리모델링 단독주택 시범사업 제2호' 주택이었다. 40년 된 구옥은 이 사업으로 단열 보완, 기밀성 강화, 외부창호 성능개선, 일사조절장치 등 건축적 성능이 개선되어 환경친화적 건축물로 거듭났다고 한다.
 

 

 
내리막길 끝에 다다르니 2016년 준공된 '중골사랑방경로당'이 나타났다. 2018년 경찰청과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3회 대한민국 범죄예방대상’ 공공부문 대상을 수상한 공주시는 중골사랑방경로당 주변(중골1길)에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자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해당지역에 '범죄예방디자인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공주시는 2018년 충남도의 제1단계(2008년~2020년) 지역균형발전사업의 지원 대상시군에 선정되었는데, '범죄예방디자인사업'은 그 마무리 사업의 일환이라고 한다. 충남도의 균형발전사업은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모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국 최초로 2007년부터 '충청남도 지역균형발전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제2단계 1기(2021년~2025년) 사업 대상지에는 공주, 보령, 논산, 부여, 서천, 청양, 태안, 예산군이 선정되었다.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디자인 개선 사업은 ▲벽화그리기 ▲방범용 시설물 조성 ▲보행자특화시설물 등의 조성으로 추진된다고 하는데, 1993년 정비된 '중골약수터' 인근에는 벤치를 만들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한다고 한다.
 

 

 
좁은 골목에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많았던 중골 3, 4길을 나와 원룸  밀집지인 중골2길로 들어서자 '안심편안길' 조성을 위한 벽화 작업이 마무리되어 있었다. 주민들의 생활 모습과 잘 어울리도록 깔끔하게 그려진 벽화는 정감이 흘렀다.
 

 
5월 말에 '범죄예방디자인사업'이 종료되면, 공주경찰서의 '중골길 타겟하드닝사업'도 이어져 지원대상자에게는 무상으로 방범 시설을 설치해 준다고 전한다.
 

 

 
단독 주택과 원룸이 밀집된 중골 2길을 빠져나오자 지저분한 공터를 깔끔하게 정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집 뒤로 버스정류장이 자리하고 있어 소음과 사생활 침해를 받았을 건물 거주자들은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 같다.
 
노령층이 많고, 학업을 위해 타지 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이 많은 공주시 원도심의 중골은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치는 동네였다. 충남도의 지역균형발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범죄예방디자인사업'과 앞으로 추진될 '중골길 타겟하드닝사업'으로 더욱 더 매력적이고 안전한 마을로 거듭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