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만발한 3월, 움츠러지는 사회분위기지만, 자연 풍경은 어김없이 찾아와 꽃바람 들게 한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해 찾게 되는 곳은 조용하고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사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공주 신원사는 계룡산 자락에 있다. 갑사, 동학사에 비해 조금 한적한 사찰이다.
 


햇살 좋은 날 찾은 신원사는 보통은 매표소를 지나 경내까지 차를 가지고 가는데, 오늘은 입구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기로 했다. 천천히 걸어도 5분이면 될 거리, 꽃이 뭐가 피었나 궁금하기도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걸으면서 운동도 할 겸 좋았다. 일주문은 만든 지 오래되지 않아 고졸한 멋은 없지만,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특이하게 일주문 안에 몇몇 점포가 보인다. 일찌감치 연등이 달려 있어 길이 더 예뻤다. 우측으로 산책로가 따로 조성되어 있어 꽃피는 계절에는 꽃길이 될 것 같다. 사천왕을 올라가는데 우측에 산자고가 가득 피어 있었다. 매화와 산수유에 이어 산자고까지 피어 완연한 봄을 알려주고 있다.
 

 
사천왕문을 올라오면 정면에 대웅전이 보인다. 스님께서 부지런하게 호미로 잡초를 정리하고 계셨다. 미안한 마음에 발자국 소리 없이 지나가려는데 자갈이라 걸을 때마다 소리가 더 커지는 느낌이었다.
 

 
보통 사찰과 달리 신원사는 벚나무가 앞을 포진하고 있다. 곧 화사하게 피어나면 얼마나 환상적일지 상상해본다.
 

 
꽃망울이 얼마나 피었나 보니 제법 옹골차게 맺혀 있다. 날씨만 춥지 않다면 일주일 후에는 하나둘 팝콘처럼 꽃을 터트리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벌써 경내는 연등으로 가득 차 화려하다. 형형색색의 연등은 각각 제 그림자를 만들어 바닥까지 규칙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화려한 연등과 더불어 매화도 활짝 피어 아름답다. 사찰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사진 담는 재미가 있다.
 

 
신원사는 꽃나무가 많은데 특히 동백꽃이 많다. 작년에 한쪽으로 위치를 잡아 올해 어떻게 피어날까 궁금했는데 하나둘 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벚꽃과 동백을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다.
 

 
신원사는 4월이면 철쭉으로 유명하다. 마치 대웅전을 꽃이 받치고 있는 느낌이다. 정말 달이 바뀔 때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 찾게 되는 사찰이다. 여름에는 배롱나무꽃이 피어 전국에서 찾는 유명사찰이다. 600년이 넘은 배롱나무는 꽃이 없어도 기백이 느껴진다.
 

 
대웅전에서 바라보니 마치 연등이라는 망망대해에 탑이 떠 있는 느낌이다. 새순이 돋고 벚꽃이 흩날리면 더 아름다울 것이다.
 

 
목련도 피기 시작하여 환상적이다. 활짝 핀 모습보다 피기 직전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다.
 

 
신원사에 오면 꼭 들르게 되는 중악단은 명성황후의 국혼이 서린 기도처이다. 스님의 처소 앞, 기와에 동자승의 해맑은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꽃담이 아름다운 곳인데 담 너머 매화까지 피어 있으니 한 폭의 그림이다. 동백도 활짝 피어 아름답다. 중악당은 궁궐의 기도처인 만큼 지붕에 궁궐양식에서 볼 수 있는 어처구니를 볼 수 있다.
 

 
지금 신원사는 봄꽃이 가득하다. 매화를 비롯하여 산수유, 산자고, 동백, 수선화 등 마음을 봄으로 채우기 충분하다. 세상이 어수선해도 어김없이 피어난 꽃들, 봄이 고마운 날이다.
 


신원사 
-소재: 충남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동길 1
-문의: 041-852-4230
-입장료: 3000원, 주차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