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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인생학교

서산 부석면 간월도리 부석초등학교 간월분교장

2020.02.16(일) 09:10:28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상징으로 남아 있는 학교종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지금은 상징으로 남아 있는 학교종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솔솔라라 솔솔미 솔솔미미레~', 나무에 매달린 학교 종을 보자 절로 ‘학교종’ 동요의 계이름이 튀어 나왔다. '솔솔라라 솔솔미 솔미레미도~'.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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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을 치면 은은하게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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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있는 나무 옆으로 바람개비가 돌고 무궁화나무가 가지런히 자라는 교정
 
나의 초등학교 시절, 풍금을 치던 선생님과 교실을 꽉 채운 고만고만한 아이들 머리통이 눈앞에 삼삼하다. 한 반, 한 교실에 6~70여 명이 모여 개구리처럼 와글대던 친구들. 우리는 학교종 노래를 시도 때도 없이 불러댔다. 수업시간 시작과 끝을 알리던 종소리. 특히 지루하고 재미없던 ‘산수’ 시간엔 종소리가 빨리 들려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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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의 피라미드 그림
 
품에라도 안겨올 것 같은 교정.
▲품에라도 안겨올 것 같은 교정

서산 부석면 간월도리의 부석초등학교 간월분교장은 섬마을 미니초등학교다. 아담하다는 표현이 크다 싶을 정도로 앙증맞다. 교실로 들어가는 계단의 피라미드 그림 속에 분교의 아이들이 모두 앉고도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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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의 은행나무가 우뚝 서 있는 부석초등학교 간월분교장

고향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가기 시작한 ‘이촌향도’는 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이곳 부석면도 그러한 경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테니 80년대 이후 아기들 울음이 점점 멈추었다. 입학생이 하나둘 줄면서 부석초등학교 간월분교도 이제는 몇 명 되지 않는 ‘아이들이 귀한 학교’가 되었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던 옛 성현의 말씀처럼, 산천은 의구하되 운동장을 메우던 아이들은 이제 만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작은 학교를 다녔던 아이들에게는 추억들이 알알이 새겨진 곳으로 마음의 고향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새겨진 향수와 에너지는 나이가 들고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를 따뜻하게 아우르는 원천이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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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 형제 같은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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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고 평화와 안식이 느껴지는 교정
 
광활해 보이던 운동장이 손바닥 만하게 보이고, 팔짝 뛰어야 손에 닿던 철봉도 귀엽다. 은행나무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 사이 듬직하게 자랐을 것이다.

운동장 둘레를 오가는 참새며 각종 새들이 방학임에도 놀러 와서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며 휘젓는다. 교실 건물 옆으로 빼곡하게 서 있는 대나무숲에서 바람이 불 때마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듯 서걱거린다.
 
내가 다닌 학교는 아니지만, 마치 내가 이곳에서 학교를 다닌 것 같은 어린 시절의 온갖 추억들이 돋는다. 추억은 그대로 내 마음 한곳에 남아 언제든 꺼내 놓을 때 따뜻하게 덥혀진 온돌 같다. 차거나 뜨겁지 않은 은은한 온기. 이곳 분교장에서 내 유년시절 시간여행은 다시 한 번 나이듦의 아릿한 그 무엇, 늙어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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