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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담하고 깜찍하고 야무진 건강공원에 의견(義犬)설화까지

홍성읍 고암리 홍성문화원 앞 역재방죽공원의 의견비(義犬碑)

2020.02.06(목) 12:32:17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한적한 공원에 개와 사람이 함께 있는 동상 하나가 눈에 띄었다. 동상 아래쪽엔 ‘의견비’라는 글이 있고 그 옆엔 의견비에 관련된 글이 있다.
 
역재방죽공원에 있는 '의견비'
▲역재방죽공원에 있는 '의견비'

‘옛날에 한 농부가 자신이 기르는 개와 함께 인근 장터에 나왔다가 술을 많이 마셨다. 농부는 저녁 무렵에 집으로 가다가 역재방죽 언덕에서 잠깐 쉬던 중에 깊은 잠이 들고 말았다. 농부가 잠든 사이에 원인 모를 산불이 일어나 주변을 모두 태우고 역재방죽 언덕까지 번져왔다. 충성스러운 개는 주인을 깨웠지만, 술에 취한 농부는 일어날 생각을 안 했다.

안절부절못하던 개는 언덕 아래 연못으로 달려가 풍덩 빠졌다가, 농부가 누워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농부가 잠든 주변을 데굴데굴 뒹굴면서 털에 묻은 물로 마른 잔디를 적시기 시작했다. 개는 숨 쉴 겨를도 없이 언덕을 오르내리며 농부가 누워 있는 주변의 잔디를 흥건하게 적셨다.

새벽 동틀 녘에 한기를 느끼며 잠에서 깨어난 농부는 깜짝 놀랐다. 밤사이에 일어난 산불은 자신이 누워있던 잔디밭을 비켜나갔고, 언덕 아래쪽에는 온몸이 새카맣게 그을린 개가 숨진 채 누워 있었다. 농부는 주인을 살리고 죽어간 충성스러운 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연못 가운데 작은 섬 양지쪽에 개를 고이 묻어주고 해마다 넋을 위로했다.'
 -의견비 설명글

자기 주인을 위해 희생한 개. 그 의로운 개를 끌어안고 우는 농부의 모습이 얼핏 그려진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지만 마을에 오래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은 어릴 때부터 의견비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자기의 아이들에 전할 것이다. 그렇게 들었던 의견비는 2011년 동상과 설명글로 또 우리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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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재방죽공원 표지

이곳은 사람들의 입에 ‘의견’이 자주 오르내리면서 연못 가운데 섬을 ‘개섬’이라고 불렀고 연못을 ‘개방죽’으로 부르다가 이후 시간이 흘러 인근에 역이 생기자 ‘역개방죽’으로 불렀다고 한다. 현재는 역 주변에 있는 연못이라고 하여 ‘역재방죽’으로 부른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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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산책로
  
1▲낚시는 금합니다.
 
역재방죽공원의 겨울풍경이 잠잠하다. 골몰히 깊은 생각에 어떤 것 하나를 조용히 응시하는 듯한 분위기다. 어디선가 유모차를 끌며 산책하는 아기 엄마를 만날 것 같다. 혹은 우리 동네가 잘 있나 일삼아 마실을 즐기는 나같은 중년아줌마가 약방의 감초처럼 튀어나올 것도 같다. 저수지가 있는 곳 어디든지 낚시를 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낚시금지'. 이곳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아담하고깜찍하고야무진건강공원에의견설화까지 1▲진갈색으로 남은 연 가지와 이파리 그리고 갈대가 어우러져 있다
 
의견비 뒤로 보이는 저수지와 공원이 깜찍하다. 데크길이 이어지고 산책로가 아담하게 펼쳐지는 주변으로 소나무가 띠를 두르고 서 있다. '생태이동통로'에는 ‘산책로 조성으로 단절된 동물들의 이동통로를 확보하고 작은 동물들의 먹이를 제공하고자 도입된 수목’들이 있다. 종류로는 스트로브 잣나무, 상수리, 산수유, 단풍나무와 라일락, 박태기나무, 좀작살, 낙상홍 등의 관목이다. 도토리를 줍거나 열매를 따는 건 우리와 함께 살고있는 동물들의 귀한 밥이란 걸 다시 환기시킨다.   
 
홍성문화원
▲홍성문화원
 
문화원근처 아파트단지
▲문화원근처 아파트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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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뒤에 서 있는 바람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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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음악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 데크 길
 
이곳은 건강공원입니다.
▲이곳은 건강공원입니다
 
‘역재방죽’의 근처에는 홍성문화원이 있고 뒤편으로 아파트 단지가 있다. 지역주민이라면 문화원과 공원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다지는 일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홍성보건소에서 알려주는 건강정보에는 건강의 기본은 금연으로 시작하는 것과 요즘처럼 감염병예방을 위해 손씻기를 하는 것, 걷기운동 하루 30분 등 깨알정보가 적혀 있다. 

연못에는 한여름 저수지를 풍성하게 채웠을 연줄기와 이파리가 진갈색으로 남았다. 역재방죽은 또 가시연꽃의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자 원색으로 서 있는 바람개비도 이내 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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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리들

데크를 따라 걷다보니 물오리가 떼 지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따스한 봄에 산책을 하다가  벤치에 앉아 잠시 졸아도 좋을 역재방죽공원. 문화원도 가깝게 있는 공원은 그래서 더 야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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