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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달팽이문학회 창간호 출판기념식

달팽이문학회 창간호 '키 작은 풀꽃'

2019.11.07(목) 09:42:34 | 헵시바 (이메일주소:hannana153@naver.com
               	hannana153@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1
 
천천히 가지만 목표를 갖고 나아갈 길을 향해 최선을 다해 가는 달팽이처럼, 문학인으로서의 꿈을 품고 뜻을 이루고자 정진하는 장애인들의 문학회인 '달팽이문학회'에서 창간호 출판기념식 겸 시화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진시청 대강당 로비로 향했습니다.

달팽이문학회는 올해 1월에 8명의 중증장애인들이 모여 창립한 신진문학회입니다. 그동안 문학인을 꿈꾼 장애인들이 활동을 하고자 했지만 활동에 제약도 있고, 모임 장소가 마땅치 않아 동아리 활동만 꾸준히 해 왔다고 합니다. 이옥하 시인을 중심으로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문학을 통한 자존감 향상을 위해 올 초에 문학회를 창립하고 당진문화재단에서 신진단체 지원을 받아 창간호 '키 작은 풀꽃'을 출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창간호를 출판하기까지 충남지체장애인협회 당진시지회에서 장소를 제공해 장애인들이 마음 편하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합니다. 이에 힘입어 한 달에 한 차례 한 편 이상의 작품을 집필해 합평회를 개최하며 피와 땀이 어린 주옥 같은 작품들이 탄생해 창간호를 발행했다고 합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2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3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4
 
시청 민원실에 전시되어 있는 회원들의 작품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함박이네요. 이상훈 시인의 '애인'을 음미해 보았습니다.

  달콤한 꿀 한 방울 더하고
  활짝 핀 꽃 한 송이 더하고
  따스한 볕 한 움큼 더한 게

  바로 너야
  -<애인>, 이상훈

이런 시를 선물받는 시인의 애인은 참 행복하겠네요.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5
 
정세화 바이올리니스트의 축하공연 '시월의 어느 멋진날에'를 들으며 황금 벌판으로 무르익어가는 아름다운 계절에 누구보다 더 멋진 결실을 맺은 달팽이문학회 회원들이 부럽고 자랑스러웠습니다.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리베르 탱고'를 연주할 때는 불편한 몸으로 남들보다 갑절의 노력을 쏟아부어 이렇게 훌륭한 작품집이 탄생했겠구나 싶은 마음에 희열감이 들었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6
 
달팽이문학회 이옥하 회장은 작년에 올해의 문학인을 수상한 저력있는 시인이신데요, 기념사를 통해 "불편한 몸으로 글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동에 제한이 있고 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기에 느린 것 같아 결실이 안 보이는 것 같지만 봄의 새싹처럼 달팽이의 느린 걸음으로 함께 높은 산을 넘고 보니 낮지막한 들에 회원들이 피워낸 고운 글밭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라며 달팽이문학회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하며 무궁한 발전이 있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7
 
강종수 사무국장은 "자존심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 비롯된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장점이 있어야 한다. 말을 잘하든, 노래나 운동을 잘하든, 그림을 그리든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이 되어서 기죽지 말고 자존감을 키우고 자신을 사랑하고, 그 마음으로 타인을 사랑하며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8
 
김기재 당진시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 문학을 향한 열정과 예술혼을 불태워 준 달팽이문학회 회원들께 감사를 전했습니다. 문학 창작활동은 자연과 인간, 나와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상상력을 통해 미적 감동과 행복을 추구하는 예술이기에 문학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차별없는 선진 사회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도록 응원과 지지를 보내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9
 
김규환 당진문화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자연과의 대화를 담은 것이 시이고, 사람과의 대화를 담은 것이 시이기에 창작활동을 통해 장애인들이 가진 문화와 예술적 소양, 재능을 일깨워 달팽이문학회에서 다재다능한 문화예술인 양성이 이뤄지도록 첫발을 내딛게 됨'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10
 
임세광 예총지부장은 축사를 통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 없이 퇴고하고, 탈고하며 창작을 통해 애절하고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훌륭한 작품들이 탄생한 것 같다며 노고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11

김명회 시의원께서는 한용운 시인의 '사랑하는 까닭'이라는 시를 축하 낭송해 주었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한다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주검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한용운 시인이 노래한 사랑하는 까닭과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12
 
달팽이 문학회에서 가장 많이 시를 쓰고 있다는 김지혜 시인이 '눈 내리는 날에'를 낭독해 주었습니다.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눈내리는 겨울밤 풍경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밤사이 내리는 눈
  어느 새 강아지 되어
  너무 위에 앉았네

  밤사이 내리는 눈
  너와 나의 커피잔 속에
  퐁당 각설탕이 되었네

  밤사이 내리는 눈
  어두운 내 마음속에
  순백의 눈꽃 되었네
  -<눈 내리는 날에>, 김지혜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13

시낭송가 협회 차현미 회장의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시낭송을 들으며 달팽이문학회 창간호 출판기념식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까만 밤하늘의 별처럼 온갖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천천히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투박하지만 아침 햇살 아래 투명한 이슬처럼 맑은 영혼으로 거친 삶의 벌판에서 언제나 청순한 사람으로 사는 사슴 같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14 
 
달팽이문학회창간호출판기념식 15
 
링컨 대통령은 '나는 천천히 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뒤로 가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달팽이도 천천히 가지만 뒤로 가지도 않고 가려 해도 너무 멀리 돌아가야 하기에 앞만 보고 가야만 합니다.
 
중증장애로 인해 어렵게 문학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세상을 사유하고 내면을 성찰해 나갈 수 있는 문학을 디딤돌 삼아 힘찬 행보를 이어가는 작지만 당찬 문학회를 만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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