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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찬바람이 불면…생각나는 그 골목의 맛집들

공주산성시장 먹자골목의 새 단장 소식을 전합니다

2019.10.08(화) 01:10:11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비 오는 날이 잦다 보니 따끈한 국물이 수시로 당깁니다. 때마침 공주 오일장이 서는 날이기도 하고,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어서 공주산성시장으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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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민에게 공주산성시장의 맛집 추천을 부탁하면 열에 아홉은 추천하는 집 'OO분식'이 입구에서 반기는 먹자골목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제65회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중에도 빈틈없이 손님이 들이차 있고, 대기석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도 열지어 앉아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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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가게를 빠져나오니 새 단장을 마친 이 골목의 생소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초가를 입힌 지붕이며 처마며 벽면이며 도로포장 등 말끔하게 정돈된 모습입니다. 내친김에 이 골목의 변화된 모습을 살피러 한 걸음을 더 내디뎌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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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의 텅 빈 국수 그릇 위로 애처로운 눈빛을 발사하는 고양이가 그려진 벽화가 보입니다. '왜 고양이를 그려놨지?' 궁금해 하는 찰나 상점 지붕과 지붕 사이를 유유히 걸어 다니는 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벽화의 주인공은 이 고양이가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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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소머리국밥집을 지나오자 순대와 잔치국수 맛집인 'OO순대'가 보입니다. 오늘은 먹음직스러운 순대보다 옛 장터 풍경을 그려놓은 매대에 먼저 시선이 머뭅니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시절의 장터 모습인데도 여러 번 맞닥뜨렸던 풍경인 양 정겹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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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분식가게 매대에는 시인 나태주의 시 '시장길'과 시화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시를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다 보니 따끈한 국물이 그리워 시장을 기웃대고 있는 나의 상황과 모습이 겹쳐지며 시 속 화자에게 동화되어 버렸습니다.  

  시장길

  모처럼 시장에 가 보면
  시끌벅적한 소리와
  비릿비릿한 냄새,
  비로소 살아 있는 사람들의
  냄새와 소리들,
  별로 살 물건 없는 날도 그 소리와 냄새 좋아
  시장길 기웃댄다.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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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공주문화재야행 개최 시기에 공주산성시장에서는 ' 제2회 장터갤러리'가 열렸습니다. 지역 작가들의 시선으로 본 장터 풍경이 담긴 그림은 산성시장 곳곳에 걸렸고, 먹자골목에서도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하는 장면이 목격됐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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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순대'를 지나오니 '제2회 장터갤러리' 전시 작품이 걸렸던 벽면에는 19세기 말 대통교와 제민천 사이에 형성된 공주의 시장 풍경으로 보이는 벽화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벽화를 마주하고 있자니 7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는 오늘날의 공주산성시장이 있기까지의 변천사가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1918년 공주 시가지 정비 계획으로 원래의 시장은 제민천변 쪽으로 밀려나고, 홍수가 날 때마다 침수되어 속칭 '미나리꽝'이라 불리던 지역에 공주 갑부 '김갑순'의 투자로 새로운 사설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사설시장은 200여 개의 점포에 달할 만큼 성황을 이뤘고, 1937년 오일장으로 정식 등록이 되었습니다. 2012년 대한민국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과 2017년 대한민국 지역선도시장으로 선정된 공주산성시장은 상품, 교육, 문화가 동시에 소비되는 시장을 만들어 인근 상권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한다는 목표 아래 꾸준히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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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산성시장 먹자골목의 끝에 서서 보니 깔끔하게 단장한 비가림 시설 아래 가지런히 정돈된 전체 모습이 한눈에 담깁니다.

공주시는 지난 7월 16일(화)부터 8월 22일(목)에 걸쳐 국비 5,000만 원을 포함하여 총 1억 6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주산성시장 먹자골목을 정비했고, 추후로 골목 정비를 통해 공주산성시장의 경쟁력을 높여나간다고 전합니다.

서울분식 바지락칼국수-1인분, 5,000원
▲공주산성시장 먹자골목 분식집의 바지락칼국수
 
고향을 찾는 날이면 꼭 들러 국수 한 그릇을 먹고 가야 서운하지 않다는 손님이 있었습니다. 타향살이에 문득문득 그리워진다는 공주산성시장 먹자골목의 잔치국수와 칼국수, 소머리국밥, 순대국 등은 맛에 겉치레가 없으면서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에 찬사 아닌 찬사를 받는 건 아닐는지요. 고운 단장을 기화(奇貨)로 찬바람 퇴치사들이 그 참맛을 더더욱 인정받아 먹자골목에 늘 따뜻한 훈풍이 머물기를 고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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