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2월 29일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된 공주 선화당은 조선시대 충청도 관찰사가 정무를 보던 행정청입니다. 감영지였던 현재의 국립공주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 재건했습니다. 1990년에 해체되어 보관하던 것을 다시 공주시 웅진동(관광단지길 30-8)에 중수·복원하였습니다. 이렇게 유서 깊은 장소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지난 9월 28일(토), 오전 11시부터 공주시 선화당에서는 공주시 새마을회(회장 백승근)가 주관하는 '시민합동전통혼례식'이 거행됐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혼례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아오던 네 쌍의 사실혼 부부의 결혼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많은 하객이 자리해 계셨습니다. 
  

  

 
올해로 스물여섯 회를 맞은 공주시 '시민합동전통혼례식'은 권재덕 전 새마을회 이사의 집례로 시작되었습니다. 계룡면, 신풍면, 반포면, 금학동에서 추천을 받은 네 쌍의 부부가 이 행사의 주인공이셨습니다. 시민합동전통혼례식을 마치고 부부 기념촬영과 가족들과의 사진촬영이 이어졌습니다.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가족과 지인들이 더 흐뭇해하시며 축하해 주시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절로 웃음짓게 합니다.
 

 
시민합동전통혼례식을 올리신 부부에게 전해질 행복한 모습의 웨딩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꽃처럼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개별적으로 사진 촬영을 마치고, 혼례를 마친 네 쌍 부부의 일가친척들과 '시민합동전통혼례식'을 주관한 공주시 새마을회 가족들과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행사는 마을공동체운동의 선도적 역할과 건전한 사회 기풍의 확립,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꾀하기 위하여 해를 거듭하며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행사를 주관한 공주시 새마을회에서는 행사에 참석해 주신 분들을 위해 300그릇의 국수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제65회 백제문화제의 개막일이어서 인근 국궁장에는 전국에서 온 궁사들이 활쏘기 대회를 치르고 있었는데, 행사 구경을 왔다가 국수 한 그릇씩을 드시고 가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하객이 많아지자 정작 공주시 새마을회 회원들은 식사도 못 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에는 무조건 나눠 먹고, 축하해야 해!" 누군가 먼저 내뱉은 말에 다들 "맞아, 맞아."를 외치시며 누구 하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아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국수 언제 먹여 줄 거야?" 묻는 것은 언제 혼례를 치를 것인지를 묻는 말이기도 합니다. 형편이 안 되어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혼례식을 올리지 못했던 네 쌍이 드디어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국수를 먹게 해 주셨습니다.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전통혼례의 의식과 절차는 많이 간소해졌지만, 즐거운 일이든 힘겨운 일이든 함께 해나가기를 맹세하는 부부의 마음가짐과 그들의 새 출발을 위해 진심 어린 축하를 나누는 가족, 친지, 이웃들의 정은 수천수만 년이 흘러도 변함이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