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당 초가지붕 겨울나기 이엉잇기 한창
예산 덕산면에 위치한 충의사 앞 윤봉길 의사 생가인 저한당과 개울건너 광현당에는 초가지붕 겨울나기 이엉잇기가 한창이다. 예년에 비해 좀 늦기는 했지만 겨울 날씨치고는 포근한 날씨 덕분에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미 도중도 광현당은 작업이 끝나 노오란 새 지붕이 파아란 하늘과 돌담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외할머니댁 처럼 마냥 정겹다.
오늘은 윤봉길 의사 생가인 저한당 이엉잇기가 진행중이다.
▲ 새옷으로 갈아입은 광현당
▲ 이엉 엮는 작업
▲ 용마름을 트는 작업
▲ 저한당 이엉잇기
▲ 처마 다듬기
초가집 이엉잇기는 해마다 늦가을 타작을 끝낸 볏짚을 이용해 이엉을 엮고 용마름을 틀어 초가지붕에 새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한 해 동안 비바람을 막아주던 초가지붕이 드문 드문 썩거나 고랑이 생기기도 한다.
초가지붕의 썩은 곳을 거두어 내고 고랑진 부분엔 군새를 두어 보수하고 새 이엉을 두르는 작업이다.
어릴적 농촌에서 자란 내 기억으로는 한 동네에 기와집은 몇채 뿐이고 거의 초가집이었다.
가을 수확이 끝나고 나면 때를 정해 온 동네가 돌아가며 초가지붕 이엉잇기를 가까운 이웃끼리 품앗이로 시작하는데 볏짚이 넉넉지 않은 집은 한 해를 거르기도 했다.
마당에 둘러앉아 며칠간 이엉을 엮고 기존 지붕에 새 이엉을 잡아 맬 고삼매를 사방 추녀에 느려 단단히 잡아 맨다.
새 이엉을 군데 군데 느린 고삼매에 단단히 잡아매 흘러내리지 않게 하며 지붕 꼭대기 용마루까지 이엉을 두른다.
그리고 겹겹이 두른 이엉을 보호하기 위한 지붕매를 두른다.
처마밑 양쪽에서는 지붕위에서 새끼를 내려주며 “끝매요, 쫄매요” 라는 구령에 맞춰 새끼줄을 잡아 맨다.
‘끝매요’는 잡아 당기지 말고 매라는 말이고 ‘쫄매요’는 잡아당겨 매라는 말이다.
구성진 구령은 농요같이 정겹게 들리기도 한다.
지붕매를 처마밑에 잡아 맨 다음 용마름을 올리고 처마밑을 다듬으면 초가집 이엉잇기는 끝이 난다.
지붕개량으로 이제는 흔히 볼 수 없는 초가집 이엉잇기는 단순히 추위를 이기고 비가 새지 않게 하는 수단이기보다는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과학적 지혜가 서려있는 우리가 지켜야 할 전통 문화유산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