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서민 장터의 네버엔딩스토리

산성시장에서 열리는 '장터갤러리'

2018.08.02(목) 16:47:16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서민장터의네버엔딩스토리 1

▲  산성시장에서 열리는 장터갤러리


중부권 최고의 전통시장인 공주시 산성시장에서 지난 6월 26일(화)~ 7월 2일(월) 지역 화가들이 대거 참여한 '장터갤러리'가 열렸다. 이전에도 산성시장에서는 그림이나 시를 상점 곳곳에 걸어 두어 오가는 시장 손님들이 읽고 볼 수 있도록 전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산성시장을 대상으로 그린 25점의 그림과 시화를 들고 참여한 데다 상점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까지 공개하여 흥미로운 행사가 되었다.

공주시가 후원한 7일간의 특별한 장소에서의 전시회는 많은 화제를 낳았고, '장터갤러리' 오픈식이 있던 날은 장터 축제일이 되었다. 전시회 참여 작가는 물론이거니와 그림과 시가 걸린 상점과 지나다니는 행인들까지 합세하여 이 특별한 장터 행사에 흥을 북돋아 주었다.

노약국 앞에서
▲ 노약국 (공주시 용당길13-2/ 041-855-3078 )앞에서 이종옥 작가와 김정섭 약사님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정 갤러리 제공 사진


'노약국'은 40년 전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 노약국 주인장인 '김정섭' 약사님은 2년 전에 이 약국을 인수하면서 산성시장 人에 합류했다. 약사님은 오픈식 날 이종옥 작가의 애송시 '샘(유승우)'을 낭송해 주셨다고 한다.


서민장터의네버엔딩스토리 2▲ 노약국 '김정섭' 약사님
 

7월 말 필자는 공주시 산성시장을 찾아 '노약국'에 들러봤다. 김정섭 약사님께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십사 부탁드리니 "시 낭송은....... 안 한다고 안 한다고 했는데, 사회자가 반강제로 시켜서 한 거예요." 하소연을 늘어놓으신다. 하지만 특별했던 그 날의 일을 떠올리시는지 입가에 미소가 내내 떠나질 않는다.


서민장터의네버엔딩스토리 3
이미정 갤러리의 '산성시장에서 열리는 장터갤러리'
▲ 이미정 갤러리에서 다시 열리는 '산성시장에서 열리는 장터갤러리'


공주시 산성시장을 다시 찾은 이유는 그렇지 않아도 '장터갤러리'가 7일 만에 끝나 '아쉽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7월 25일(수)~8월 7일(화) 공주시 '이미정갤러리'에서 '장터갤러리'전이 다시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고, 작가들의 그림과 애송시(혹은 애창곡)를 감상하고 나니 뜬금없이 산성시장의 해당 점포를 일일이 찾아봐야겠다는 의욕이 일었기 때문이다.


【그림 보며 함께 듣는 산성시장가의 숨은 이야기】

서민장터의네버엔딩스토리 4
▲ 이만우 작가의 그림이 전시됐던 금산인삼(산성시장 1길 88-14)



어릴 적 공주 공산성 '성안마을'에 살던 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 다니곤 했다는 '이만우' 작가는 이번 '장터갤러리'에 성안마을 풍경을 그린 그림 2점과 상점 '금산인삼'이 보이는 상점가를 그려 전시했다. 지금은 사라진 '성안마을' 친구와 산성시장에도 곧잘 놀러 오곤 했을 터이다. 그때 그 시절에도 자리하고 있었을까? '금산인삼' 집의 노부부는 30년 넘게 인삼과 각종 약재를 판매하고 계신다고 한다. 


경북식당
▲ '최미화' 작가의 '행복한 일상'(경북식당내에서 -공주시 산성시장 2길)


'금산인삼' 집은 '금산'이 판매 품목인 인삼으로 유명하니 상호를 그리 정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식당'이라는 상호는 직접 순대를 만들며 45년 동안 순대국밥만 팔아온 주인장의 고향에 붙여진 이름은 아닐는지. 경북식당 맞은편에 알알이 포도알이 맺혀가는 포도 덩굴이 정겨운 골목길의 풍경을 오래오래 기억하게 한다.


조▲ '조영래' 작가의 '맛있는 음식은 재미도 있다'( 서울떡집-산성시장 2길  70-4)


팥 시루떡이 맛있기로 소문난 '서울떡집'은 35년 된 점포로 현 사장님이 15년 전 인수하여 2대째 떡집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혼이 깃든 떡이 캐릭터가 되어 재미를 준다는 뜻에서 작가는 작품명을 '맛있는 음식은 재미도 있다'라고 정했다고 한다.


대
▲'김영주' 작가의 '추억..그 너머의 사랑'( 대운공예-대표 이민호, 김혜옥)


대운공예의 문갑이나 소반을 보고 작가 '김영주'는 10여 년 전 돌아가신 할머님을 떠올렸나 보다. '대운공예'의 이민호, 김혜옥 사장님은 28년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공주문화예술촌 벽화
▲ 공주문화예술촌(공주시 봉황로 134) 벽화


공주문화예술촌 건물 뒤편 주차장 벽면에는 1, 2기 입주작가였던 '정찬호' 작가가 주축이 되어 옛 산성시장의 풍경을 대형 벽화로 남겨 놓았다. 90년대 이전의 산성시장은 사람들로 복작대고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었다. 벽화에는 그 시절 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찬호
▲ '정찬호' 작가의 '산성시장'


정찬호 작가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옛 모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 우리 식당 거리를 그림으로나마 남겨 두고 싶었다'라며 창작 동기를 밝혔다. '금산인삼' 집을 그린 이만우 작가는 그림 한쪽에 세필로 '장보는 사람이 없다.'라고 써 놓고 있다. 어릴 적 재래시장에 다녀본 추억이 있는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들이다. 나는 생각해 본다.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전부를 내어줄 필요도 없지 않을까?

산성시장을 쌀쌀대고 돌아다니다 만난 상인들은 한 달 가까이 지난 '장터갤러리' 이야기를 꺼내면 너나없이 할 말이 많아지고 표정이 밝아진다. 전통시장을 외면하는 사람들의 불만을 들어보면 시설이 어떻다느니 서비스가 어쨌다느니 전통시장과 상인들의 변화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산성시장을 둘러보다 나는 또 생각했다. 가급적 많은 사람이 힘 모아 상인들이 신나서 일할 수 있게 선명하게 각인된 '장터갤러리'와 같은 행사를 꾸준히 기획해야 한다고. 그래야 절대로 내어주기 싫은 추억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고.

2018년 꼭 만나고 싶은 세 분 중 한 분도 산성시장의 터줏대감이다. 산성시장이 없었다면 절대로 만날 수 없었던 그분을 만나러 '놀부식당'을 향해 쭐레쭐레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엥선생 깡언니님의 다른 기사 보기

[엥선생 깡언니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