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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정성을 팔고 마음을 얻어가는 집…짜장면 한 그릇의 행복

우리동네 착한가격업소 ② 천안 청룡각

2018.07.25(수) 23:01:4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송호영사진 오른쪽·노영숙 씨 부부

▲ 송호영<사진 오른쪽>·노영숙 씨 부부


 

 

 

15년째 같은 자리 지키며

단골 입맛 사로잡아

 

마음까지 채워 주는

2500원의 한 끼 식사

 

짜장면 가격은 행정안전부 물가정보 중 외식비 지표의 하나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적 외식 메뉴다. 올해 5월 기준 전국에서 짜장면 가격이 가장 싼 지역은 대구로 4583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천안에는 이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2500원에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중국집이 있어 화제다.

 

천안시 서북구 쌍용역 근처에 자리한 ‘청룡각’이 그 주인공으로 송호영(49)·노영숙(48) 씨 부부가 15년째 같은 자리에서 운영해 오고 있다.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켜온 만큼 인근 주민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단골도 제법 된다.

 

그래도 짜장면 한 그릇에 2500원이란 가격은 손님들이 오히려 ‘남는 게 있느냐?’며 걱정할 정도로 저렴한 값이다. 짜장면뿐만 아니라 짬뽕과 탕수육도 각각 3500원과 1만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

 

이 중 송 대표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메뉴는 자신만의 조리법으로 개발한 짜장면. ‘유니식 짜장’이라고 표현한 청룡각 짜장면의 특징은 돼지고기를 비롯한 여러 채소들을 다져서 볶아 식감이 부드럽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치아가 약한 아이나 노인들이 쉽게 먹고 소화가 잘 되는 것은 물론,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짜장면을 먹을 때만큼은 편식하지 않도록 배려한 마음이 들어 있다. 자신만의 메뉴를 개발하면서 맛은 물론 식감과 선호도까지 고려한 송 대표의 내공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5년여 전까지 여느 중국집과 같이 여섯 명의 직원을 두고 배달 위주로 가게를 운영해 왔다는 송 대표는 당시만 해도 월 순수익이 10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이윤이 좋았다고 했다.

 

그런 가게를 홀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현재의 방식으로 바꾸고 부부의 수고를 감수하면서까지 음식의 가격을 내린 것은 온전히 손님들을 배려한 마음에서였다.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 가운데 인근 대학생은 물론 초중고 학생과 노인들이 많았습니다.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한 끼라도 배불리 드시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죠.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 그대로 부인 노 씨도 이런 결정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을 모두 내보내고 홀의 많은 서비스는 셀프바 형태로 바꿨다. 그렇다고 해도 주방을 보조하고 홀을 책임져야 하는 부인 노 씨의 수고는 만만찮다. 고생스러운 마음에 운영 방식을 바꾼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남편과 마음 맞춰 일하니 단출하고 신경 쓸 게 적어서 후회한 적은 없다”고 노 씨가 대답했다.

 

“둘이 운영을 하면서 인건비를 줄이고 하니까 오시는 분들한테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대접할 수 있죠. 그래도 재료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걸로 쓰려고 합니다. 재료값이 오르고 내린다고 해서 써야 될 걸 덜 쓰고 다른 걸 더 쓰면 음식 맛이 변하죠. 그러면 손님들이 믿어주질 않죠.

 

중국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가 여러 가지인 만큼, 식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가격을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송 대표가 한 대답이다. 음식의 맛을 유지하는 한 비결로 송 대표는 지인을 통해 하루 10㎏씩 공급받는 돼지고기의 품질을 꼽았다. 짜장면을 비롯해 탕수육 등 중국 요리의 여러 메뉴에 활용되는 돼지고기를 등심만 고집하며 사용한다고 했다.  

 

이런 마음을 손님들이 더 잘 알아서일까, 식사를 하고 나서 직접 그릇을 주방으로 가져다주는 손님들도 있어 작은 보탬이지만 힘이 된다고 했다.

 

취재팀이 방문한 날에도 식사를 마친 한 노부부가 식사를 마친 후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나가더니 곧 커피 두 잔을 들고 다시 들어왔다.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부부에게 나름의 방식으로 고마움과 성의를 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장도 손님도 애초에 이윤 같은 건 고려 대상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 부부는 정성을 팔고, 손님들은 그 마음을 얻어간 게 아니었을까?  

 

가게는 홀 위주로 운영되지만 바쁘지 않은 시간이나 직접 오기 어려운 손님들에게는 배달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달 가격만큼은 저렴하게 제공할 수 없어 때로는 손님에게 가게에 직접 와서 먹기를 권하기도 한다는 송 대표의 말이 의아했다.

 

“손님한테는 값도 값이지만 면 요리라는 게 나오면 그때부터 불어 버려요. 와서 드시면 금방 삶아내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드실 수 있잖아요,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드셨으면 하는 거죠”라고 하며 송 대표는 웃음을 지었다.

 

결혼한 지 27년째, 함께 가게를 운영해 온 지는 15년째라는 부부. 이제 주방에 서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일 만큼 호흡이 잘 맞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음식 가격을 조금씩 더 올려도 충분히 착한 가격일 것 같다는 제안에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언젠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올려야 할 때가 오겠죠. 그래도 가능하면 오래 이 가격대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그건 처음 값을 내릴 때 스스로와 한 결심이에요.

 

송 대표의 답에 부인 노 씨는 “남편의 고집은 못 말린다”라고 하면서도, 묵묵히 그 신념을 응원하는 미소를 보였다.

● 주소: 천안시 서북구 충무로 143-8 계룡푸른마을아파트 상가

● 문의: 041-574-8181

/손유진 syj0319@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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