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문화원 첫 번째 '다구전 및 차회'를 소개합니다
▲ 공주문화원 전시실
장마와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7월 2일(월) 오후 3시~ 6시, 공주문화원 제1 전시실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2018 동아리 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다구전 및 차회'가 공주시에서는 처음으로 치러졌다.
공주문화원에서 상반기 '차회' 수강을 한 회원들이 다년간 소장한 다구(茶具) 와 회원들이 직접 만든 다과 전시 및 '아나바다 바자회'로 꾸며졌다.
▲ 구영본 선생님(가운데), 신미경 선생님(왼쪽)
이번 전시는 '우리문화연구회'의 '구영본' 선생님이 기획하셨다. 전시 쪽을 총괄해 주신 '신미경' 선생님은 구영본 선생님과 성신여자대학원 동문으로 3시간의 전시를 위해 서울에서 한걸음에 공주까지 달려와 주셨다고 한다. 가장 오른쪽에 계신 남자 분은 공주문화원 '우리문화연구회'의 청일점 회원이다.
▲ '최창석' 공주문화원장님의 축사
'최창석' 공주문화원장은 "공주문화원의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에서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전시회까지 열어주셔서 감사한다."는 축사와 함께 단 하루 그것도 3시간의 전시로 끝나 여러 차례 아쉬움을 표현하셨다.
■ 다구와 다과에 관한 프롤로그
다구라고 하면 '차(茶)'를 마시기 위한 도구를 떠올리게 된다. 커피, 코코아와 함께 3대 비알코올성 기호음료인 '차(=차나무 잎)'는 통일신라 흥덕왕 때(828년) 당나라 사신 '대렴'이 차 씨를 선물로 가져와 재배하여 먹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처음에는 음식에 넣어 먹던 것이 귀족층을 중심으로 '다도' 문화를 형성하며 발전되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전시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다구와 다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부연해 본다.
▲ 다구의 종류
1. 차(茶):
불교 문화가 융성했던 고려 시대까지는 '다반사(茶飯事;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이라는 뜻으로, 보통 있는 예사로운 일을 이르는 말)'라는 말의 어원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차를 즐겨 마셨으나, 숭유억불 정책을 폈던 조선 시대에 접어들면서 조상을 섬기는 제사에 술을 올리게 되고 차를 마시는 다도 문화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다시 잎차가 대중화 된 것은 1980년 5월, 설록차가 브랜드화 되면서 부터라고 볼 수 있다.
2. 차호(=차통):
귀한 차, 향기로운 차를 오랫동안 보관하는 통을 '차호'라 일컫는다. 차를 보관하는데 가장 적합한 주석을 재료로 한 차호나 나무, 도자기 등으로 만든 것들이 있다.
3. 다완(=찻사발)과 차선:
다완은 말차(抹茶; 가루차)를 덜어 사용하는 찻그릇을 말하며 국가별로 중국의 '천목다완(송나라 때 흑유를 도자기에 접목한 것)', 한국의 '이도다완', 일본의 '라쿠다완'이 대표적이다. 특히 '라쿠다완'의 시작은 조선도공이 기와 흙으로 물레없이 빚은 데서 유래하며 '미완의 미'가 특징이라고 한다. 말차를 마시기 위해 거품을 내는데 이 때 이용하는 솔은 '차선'이라고 한다. 말차를 마시기 위한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격불'이라고 칭한다.
4.기타: 그 밖에 물을 담아두는 물항아리와 물을 끓이는 가마(솥)가 있고, 말차를 차통에서 꺼낼 때 쓰는 작은 숟가락을 '차시'라고 한다. 다기는 모양에 따라 다관, 다호, 다병으로 나누어진다.
▲ 다양한 모양을 찍어낼 수 있는 다식틀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문양의 다식을 만들 수 있는 멋스러운 다식틀이 여러 점 소개되었다. 가정의례에서 주로 사용되는 다식은 부귀다남(富貴多男), 수복강령(壽福康)등을 기원하는 음식이라고 한다.
뛰어난 안목으로 수집한 동아리 회원들의 다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회원들이 아끼며 사용해온 다구와 차를 마실 때 함께 먹었던 다과를 개별적으로 감상해 보고 싶다.
【나의 애장 다구 이야기-구영본】
'차회' 동아리 활동의 지도를 맡고 계신 '구영본' 선생님은 두 가지의 애장 다구 이야기를 소개하셨다. 첫 번째 이야기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드님과 관련된 '고사리손으로 빚은 다기'였다. 차 생활을 하는 어머니를 따라 제다 여행을 다니던 어린이 차인은 어느새 대학생이 되었다고 한다.
고산에서 400년 이상 된 나무가 화산이나 흙에 묻히면 화산석(=목어석)이 된다. 이 목어석은 인체에 유익하고, 신선도를 오래 유지시키며 소독작용까지 한단다. 오른쪽 사진은 이 목어석으로 만든 귀한 찻그릇이다.
【나의 애장 다구 이야기-유옥희】
▲ 개완배 상차림
▲ 주석자사호(상)와 자사호(하)
찻잔의 형태로 만들어진 '개완배'는 중국 경덕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한다. '유옥희' 회원이 시연하신 것처럼 찻잔 구멍에 손가락을 얹고 차를 따라 마시면 된다. 혼자 차를 마실 때 식지 않은 차를 여러 번에 걸쳐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수개완, 칠보개완, 유리개완배 등이 있다고 한다. 개완배는 철분이 많은 자사흙으로 빚어 유약을 바르지 않은 주전자 '자사호'와 중국 명나라 때 유행한 자사호에 주석을 얇게 조각한 '주석 자사호'보다 차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좋다고 한다.
'유옥희' 님이 열심히 차 따르는 법을 설명하시는데 자꾸만 짜장라면을 끓일 때 귀찮아서 뚜껑을 덮은 채 조심스럽게 면 삶은 물을 버린 기억이 떠올라 혼자 빙그레 웃고 말았다.
【나의 애장 다구 이야기-도현옥】
전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다과를 시식하고 차를 시음하기 전에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인물로 다성(茶聖)이라 불리는 '초의선사(草衣禪師)' 진영에 헌공다례 의식을 가졌다. 품격 있는 말차의 격불을 시연한 '도현옥' 회원은 15년 이상 국내·외에서 수집한 화로(=가마솥)를 소개해 주셨다.
【나의 애장 다구 이야기-이태희】
▲ 해산물 다식
▲ 솔잎차
'차'라 하면 차나무 잎을 덖어서 우린 물을 의미하지만, 오늘날은 대추, 쑥, 유자 등 재료를 우린 물에 '차'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대추차, 쑥차, 유자차라는 단어를 혼용하여 쓰고 있다. '차회'라고 들었을 때도 차나무 잎을 먼저 떠올렸기에 시음장에서 '한순옥' 회원으로부터 여름 차례상에 올리는 차갑게 먹는 차를 깜빡하고 있다가 '솔잎차'를 대접받고는 살짝 놀랐다. 발효차인 '솔잎차'에는 청량감을 더하기 위해 꽃모양을 낸 배(梨)가 띄워져 있었다.
■'다구전과 차회'에 대한 에필로그
▲ 바자회
▲ '한순옥' 회원의 금 간 다구들
▲ 드로잉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