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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젖소 뱃속에 전자 칩을 넣어 사양관리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최첨단 과학 축산 현장, 예산의 영훈목장을 가다

2018.04.19(목) 10:48:23 | 만석꾼 (이메일주소:rlaakstjr69@hanmail.net
               	rlaakstjr6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젖소의 뱃속에 전자 칩을 넣어두고 소가 일생을 마칠때까지 그 소의 모든 신체적 기능을 체크해 주는 첨단중의 첨단 젖소 목장 사육 시스템이 있다면 믿을까.
요즘 전자정보통신의 기술 발달 추세로 보면 굳이 믿지 않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맞다. 요즘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발달로 그게 가능하다. 그 주인공은 충남 예산의 영훈목장(대표 : 조성훈)이다.
 
IoT, 즉 사물인터넷이란 센서와 통신 칩을 탑재한 사물(事物)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적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물리적 네트워크를 말한다. 사물인터넷 환경에서는 센서나 통신 기능이 내장된 기기(사물)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주변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달해 줌으로써 관리자는 해당 정보를 분석해 적절히 대응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젖소에 IoT 칩을 넣어 사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그리고 살아있는 소에게 이 칩을 어떻게 심어주는 거지? 무척 궁금하다.
충남넷 독자분들에게 이 첨단 과학 축산영농 시스템을 소개하고 충남축산의 우수성을 알려드리기 위해 예산에 달려 갔다.
 
예산의 영훈목장에서 젖소들이 한가롭게 건초를 먹고있다.
▲ 예산의 영훈목장에서 젖소들이 한가롭게 건초를 먹고있다.

젖소뱃속에전자칩을넣어사양관리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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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목장에서 한가롭게 건초를 먹고 있던 젖소들이 필자의 방문에 놀래 한참 쳐다보다가 이내 먹는 일을 계속한다. 목장의 젖소들이 첨단 사육시스템 덕분인지 모두 크고 튼실하게 생겨 젖도 잘 짜내줄 것 같았다.
 
젖소의 뱃속에 들어가는 캡슐을 보여주고 있는 조상훈 대표
▲ 젖소의 뱃속에 들어가는 캡슐을 보여주고 있는 조상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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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젖소에게는 이 덩치 큰(?) 캡슐을 주입한다. 영훈목장 조상훈 대표의 표현대로는 ‘먹여준다’고 한다.

이 제품은 가축헬스케어 전문 기업 ㈜유라이크코리아가 가축질병 모니터링 서비스 시스템인 `라이브케어`라는 이름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제품으로서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경구 투여 동물용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란다.
이것을 소가 꿀꺽 삼키는 것도 아니고, 또한 깨물어 먹는 것도 아닐텐데. 더구나 뱃 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거지? 어쨌든 무척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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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쇠막대기가 소에게 IoT 캡슐을 넣어주는 총이다.

그렇게 들어간 칩은 젖소의 대변과 함께 빠져 나오지 않을까? 물론 그런 우려도 있을수 있겠지만 소의 위장(胃腸)구조를 이해하면 그런 궁금증은 금방 해소된다.
 
소에는 모두 4개의 위가 있다. 그래서 음식물 등이 소의 목구멍을 통해 넘어가면 모두 4개의 위를 통과해야만 배변으로 나올수 있는 구조다.
그중 제1위는 우리가 흔히 소고기 국밥집에서 말하는 ‘양’이다. 소의 위 중에서도 살이 두터운 ‘깃머리’ 부분이다.
두 번째 제2위가 절창(벌집위)인데 음식물을 섞어서 다시 입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고, 세 번째 제3위가 천엽으로서 내벽에 잔주름이 무수히 나 있으며 육회용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마지막 제4위는 막창이고 이 부분은 소주 마실 때 먹는 소고기 막창 그부분이다.
이렇게 소는 4개의 위로 구성되어있는데 IoT 캡슐을 넣으면 이게 첫 번째 위에서 두 번째 위로 넘어가지 않는다. 그것은 칩의 크기가 두 번째 위로 넘어가지 못할만큼 알맞게 크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고, 덕분에 대변으로 섞여 나오지도 않는다.
이것은 소의 일생이 끝날때까지 이렇게 그 안에서 소의 생체리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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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라 하니 겁나지만 그런게 아니라 이렇게... 총 끄트머리에 캡슐을 끼우는 방식으로 ‘탄알 1발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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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젖소의 입을 벌리게 한 뒤 이렇게 방아쇠를 당겨 총구 끝에 있던 캡슐을 젖소 목에 넣고 밀어 넣으면 끝난다.
 
이제 가장 중요한 부분, 즉 IoT 칩을 젖소의 배속에 넣었을 때 얻을수 있는 정보와 장점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 남았다.
젖소의 뱃속에 들어간 IoT 장치, 즉 라이브케어는 캡슐은 그 안에서 온도센서를 작동시키면서 젖소 체내의 체온을 측정, 0.1도 단위의 미세한 체온 변화를 실시간으로 목장주에게 전달해 준다.
젖소는 젖을 짜는게 목적이고, 또한 발정기를 알아서 제때 교미를 시켜주는 일, 출산을 하고자 할 때 때를 놓쳐서 송아지가 죽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소의 배속에 들어간 캡슐로부터 얻은 데이터는 휴대폰으로 24시간 전송되어 젖소관리에 활용하게 된다.
▲ 소의 배속에 들어간 캡슐로부터 얻은 데이터는 휴대폰으로 24시간 전송되어 젖소관리에 활용하게 된다. 현재 194번의 소에 장폐쇄가 발생했으므로 설사를 유도해 장을 열어주라는 처치 방안까지 제시되어 있다.

이같은 시기를 파악하는데는 젖소의 체온변화가 가장 결정적인 단서가 되고, 캡슐은 그런 데이터를 목장주의 컴퓨터와 휴대폰으로 알려준다. 아울러 처방 방법까지 제시한다.
 
그 덕분에 조성훈 대표는 모든 젖소의 건강상태, 착유 능력, 발정기, 출산일 등을 사실상 100% 완벽하게 24시간 체크 관리할수 있어서 그야말로 소 놔두고 여행을 다녀와도 된다.

젖소의 정상체온 온도는 38.5~39.5ºC이지만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체온은 변화하게 되는데 사실 지금까지는 모두 수작업으로 체온을 측정하거나 육안으로만 젖소의 건강상태를 확인해 왔다. 또한 젖소의 사육두수가 많다 보니 일일이 체온을 측정하기도 힘들고, 인건비 부담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캡슐은 천연원료인 사탕수수로 제작되어 소에게 무해하며, 그 안에 내장된 건전지 밧데리 역시 젖소의 일생동안 함께 할만큼 충분하다.
덕분에 젖소의 번식률을 높이고 폐사율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국내산 축우의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히는 발정과 분만의 정확한 시기 체크, 젖소의 착유량 증가가 가장 강력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조상훈 대표는 “축산을 하다보면 사육장에서 긴급 상황이 수없이 일어납니다. 과거에는 발정하는 걸 맨눈으로 관찰했는데 이제는 캡슐과 연동되는 스마트폰으로 곧바로 감지합니다. 분만 때는 24시간 전에 스마트폰 알람이 울립니다. 구제역도 전에는 손쓰기 어려웠는데 바로 감지되기 때문에 수의사한테 즉각 연락해 해열진통제로 초기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라며 특장점을 설명해 주었다.
 
소들에게 건초를 주고있는 조상훈 대표
▲ 소들에게 건초를 주고있는 조상훈 대표

캡슐을 활용하면 질병관리 차원에서도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하는 구제역을 비롯한 소의 식체, 괴저성 유방염, 유행열, 일본뇌염, 폐렴 등 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조기치료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미 미국, 브라질, 일본, 중국, 대만, 호주, 등 해외에서도 일찌감치 이같은 방식의 축산사육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영훈목장에는 120두의 젖소가 IoT 사물인터넷 캡슐의 보호아래 사육되고 있다. 조 대표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목장을 1982년부터 하던 이어받아 가업을 잇고 있는데 하루 착유량 1400kg으로서 전량 남양유업에 납품한다.
젖소에게 먹여주는 캡슐은 1개에 15만원정도이고 그 안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사용시간이 약 6년이다.
젖소는 하루에 물을 5리터씩 10회이상 먹어야하는데 그양이 줄면 안되고, 만약 그럴 경우 센서가 체크해 알려주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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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훈 대표는 말한다.
“각종 질병 등의 이유로 젖소가 평소엔 1년에 대여섯 마리 죽었어요. 하지만 IoT를 활용한 뒤 한 마리도 죽지 않았죠. 놀랍고 획기적인 일입니다. 젖소는 처음 3년 투자하고, 그다음 3년간 젖을 짜서 이득을 내는게 기본 운영공식인데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젖 짜는 기간을 최대한 길게 만들어야 하는게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 점에서 IoT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젖소 120마리를 키우려면 최소 5~7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IoT를 활용하는 영훈목장은 대체로 조 대표 혼자 한다. 그리고 지금은 가족과 외식 나가고 여행도 한다.
그러니 동물복지도 실현하고, 목장주는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조대표의 말 속에서 대한민국 첨단 과학 축산영농의 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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