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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서해 보리숭어 맛을 아시나요?

담백하고 쫄깃한맛 '엄지 척!' … 서산 청정 가두리양식장 현장 취재

2018.03.28(수) 00:50:55 | 오수금 (이메일주소:sjhdk334@hanmail.net
               	sjhdk33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숭어 앉았다 떠난 자리 뻘만 훔쳐 먹어도 달다.”
숭어가 얼마나 맛있었으면 이런 속담이 다 생겨났을까.
숭어는 모래등이 발달한 근해로 헤엄쳐 들어오는데, 이름도 많고 이야깃거리도 많다. 숭어는 크게 참숭어와 보리숭어로 나뉘는데 보리숭어는 가숭어라고도 불린다. 보리숭어는 봄에 제 맛이다. 이 계절에 잡힌 것들은 대개 살이 통통하게 올라 어육이 달고 차지다.
전국적으로 흔히 잡힌다는 이유로 은근히 낮게 취급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늦겨울부터 봄(2~6월)까지 먹는 제철 숭어의 쫄깃한 식감은 그 어느 고급 회 못지 않다.
우리가 흔히 먹는 국민 횟감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럭이나 광어와는 또 다른 식감과 매력을 준다.
 
숭어는 우리나라 서해 곳곳에서 흔히 잡히는데 과거에는 임금님께 드리는 진상품이기도 했다.
별명도 많은 이녀석은 흔히 보리숭어, 개숭어로 부르기도 하고 조선 말기 정약전의 어류학서 자산어보에선 ‘치어’라 부르며 ‘맛이 좋아 물고기 중 제일이다’라고 했다. 서민들이 즐겨 먹었고 술안주, 약재로도 쓰였다는데 어쨌거나 그 맛이 빼어나다는 뜻으로 수어(秀魚)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은 양식기술이 발달해 숭어도 가두리양식장에서 기른다. 서산시 창리 바닷가에 나가면 잘 키운 은빛 참숭어를 초가을부터 겨울을 거쳐 초여름까지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내 주는 양식어가들이 있다.
모두 다 우리 충청남도 서해의 고마운 경제 살림꾼들이시다.
 
서해보리숭어맛을아시나요 1

미세먼지가 걷힌 이른아침 창리 바닷가에는 일출에 앞서 낮은 구름이 바다 위에 드리워져 있고, 무언가 대단한 것이 이 바닷가를 가득 메워줄것만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꽃샘추위를 부르는 차가은 바닷바람이 비릿한 콧잔등을 간질이며 휭~하니 살갗을 스치고 지나칠 즈음...
옆에어 부릉~하며 거대한 트럭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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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수조트럭이다.
오늘 도민리포터가 취재하기로 한 양식숭어의 출하를 위해 양식장 사장님과 사전에 약속이 된 숭어구매인의 용역을 맡은 수조트럭.
잠시후 근해 숭어양식장에서 잡아올린 숭어를 실은 배가 도착하면 그것을 싣고 전국 각처로 달려갈 트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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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숭어를 한가득 실은 배가 선착장에 당도했다. 순간 주변에서 서성이던 인부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지고 바빠졌다.
숭어를 살아있는채로 옮겨 횟집에 도달할때까지 잘 배달해야 하기에 고기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애지중지 다뤄줘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시간이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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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를 실은 배 위의 작은 수조에서 그물을 들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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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들. 숭어들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모두 다 상품성으로 인정받을 크기로 성장해 어른 팔뚝 크기로 자란 숭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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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의해 떠올려진 숭어를 대형 플라스틱 바구니에 옮겨 담아 올린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묵직한 숭어바구니를 두사람이 옮겨주는 과정은 신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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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들은 미리 약속된 분량을 트럭의 수조로 옮겨 실린다.
트럭 위에서도 한사람이 부지런히 작업에 몰두한다. 밑에서 올려준 고기를 트럭의 수조에 잇따라 쏟아부어주는 일이 쉬워보여도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펄떡이는 녀석들을 달래가며 흘리거나 떨어트리지 않고 수조 안에 순식간에 넣어줘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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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숭어는 단맛이 적고 기름기가 없기에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숭어를 일컬어 흙냄새가 조금 난다고 하는데, 이는 갯벌의 부착조류를 먹고 살아서 흙내 비슷한게 날수도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오해다.
그렇게 흙냄새가 심하고 입맛에 안맞는다면 과거에 임금님께 진상까지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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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보세요. 크고 실하죠? 지금 먹는 숭어가 최고입니다.”
트럭 위에서 일하던 분이 작업을 하다말고 기자에게 숭어 한 마리를 덥석 잡아 보여준다.
자료를 찾아보니 동의보감에선 ‘위를 편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린다. 오래 먹으면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해진다. 진흙을 먹으므로 백약에 가깝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 삼국지에도 등장한다. 오나라의 기인 개상이 왕 손권에게 회 중에 숭어의 맛이 제일이라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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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눈으로만 보던 숭어를 직접 먹어볼 시간이다.
숭어는 회, 구이, 무침 등 모두 가능하지만 싱싱한 생선은 역시 도톰하게 썬 회로 일단 한 접시 맛본 뒤에 깔끔한 맑은 탕(맑은)으로 마무리하면 숭어의 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과연 식감이 쫄깃하고 맛이 좋다. 풍부하고도 감칠 맛이 난다. 숭어는 수면 위로 1m씩 뛰어오르는 습성이 있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도 있다. 그만큼 숭어는 근육질 물고기다. 단백질이 아주 풍부하고 지방은 아주 적어서 다이어트식으로도 훌륭하다.
오늘 소개해 드리기는 어렵지만 숭어요리 중에서도 특히 일품으로 쳐 주는 요리가 바로 어란(魚卵)이다. 염장과 압축, 건조를 반복해 만든다고 하니 다음 기회에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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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는 맛이 달아요. 그리고 봄철에 잡는 숭어는 살에 기름이 적당히 붙어서 아주 맛있어요. 내가 숭어양식을 한지는 10년 정도 됐는데 숭어 맛을 아는 사람들은 제철마다 그렇게 찾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양식을 해서 먹고 살지요. 허허허"
바다에서 숭어를 건져와 수조 트럭에 실어주고 이제 다시 바다로 나가려는 숭어 바다양식장 사장님 겸 선주님이 너털웃음을 지어 보여주신다. 이 건강한 웃음에서  밝고 희망한 서해 어민들의 미래를 읽는다.

서산 앞바다에서 만난 연근해 양식 숭어.
이 봄철에 만날 수 있는 아주 고급진 제철 해산물로 손색이 없다.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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