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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전통 '끌'로 한국美 명맥 잇는 대동공작소

3대째 가업 잇고 120년간 끌 제작 … 천안명인에도 선정

2018.03.23(금) 08:25:55 | 강석훈 (이메일주소:rkdtjrgns37@hanmail.net
               	rkdtjrgns3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같은 웅장하고 멋드러진 대형 궁궐...
그리고 충남 공주의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남산 한옥마을, 종로 익선동 한옥마을 같은 곳들의 크고 작은 한옥 집들...
우리 조상님들의 얼이 스며있고 우리의 소중한 전통 건축기술이 녹아있는 이 한옥 건물들을 지을 때 우리의 장인들은 어떻게 이런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냈을까.

요즘 건축물은 철근 콘크리트에 철제 빔을 쓰지만 우리의 진짜 전통 한옥에는 못 한 개조차 쓰지 않고 짓는다는 점, 즉 오로지 나무를 깎아 나무와 나무를 끼워넣어 틀을 맞추고 짜 넣어 그 거대한 한옥 건물 집 한 채를 짓는다는 점...

과연 어떤 도구를 이용해서 짓길래 이게 가능할까?
도민리포터가 한옥의 위대한 건축기법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우리 조상님네들의 이 위대한 한옥건축 이면에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작은 연장이 하나 있기 때문임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 연장 이름은 ‘끌’이다.
왼손에 쥘수 있는 작은 손잡이, 날끝의 길이라야 5cm 안팎, 손잡이에서 날까지의 길이도 15~30cm 안팎의 작은 연장. 이게 끌의 소박한 제원이지만 우리의 전통 끌은 1000년의 한옥을 지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충청남도 천안에 3대째 가업을 계승하며 끌을 제작하는 철제 공작소가 한곳 있다.
천안시 구룡동에 자리잡고 있는 대동공작소.

천안시 구룡동의 대동공작소
▲ 천안시 구룡동의 대동공작소

작업장 내부
▲ 작업장 내부

저기... 3대 김민규 대표가 작업에 여념이 없다.
3대 김민규 대표가 작업에 여념이 없다.

그라인더로 쇳날을 갈고 있다.
▲ 그라인더로 쇳날을 갈고 있다.

이곳은 끌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무려 120년동안 대를 이어 끌과 각종 철제 기구를 만들어 온 곳이다.
아버지 김원태씨로부터 가업을 이은 김민규씨가 주인공이고, 김씨의 장인인 이종만씨가 대동공작소의 원조다. 이렇게 가풍으로 3대째 끌을 제작해 온 덕분에 천안시에서 해마다 '천안시 전통업소 천안명인'을 선정 발표해 오고 있는데 대동공작소 역시 지난 2016년에 '천안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끌을 제조하는 곳이 이미 거의 다 사라져 이제는 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없다. 그런 와중에서도 전통제조 방식의 수작업으로 끌을 만들고 공작기계의 세계적 기술을 자랑하는 독일과 일본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 명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쇠붙이를 달구고 망치로 때려 모양을 내고, 그라인더로 갈을 날을 세우기까지 김민규씨 부자(父子)는 쉴틈이 없다. 특히 쇳덩이를 녹여야 하는 일의 특성상 매일 아침부터 눈을 뜨자마자 쇠가 녹는 온도인 1600도에서 2000도까지의 고열과 싸워야 하니 그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겨울에야 추위를 녹이는 맛이 있다고는 하지만 한여름에는 그야말로 사우나 탕속에서 일하는 느낌이란다.
그런 작업 환경에서 사투를 벌이고 더우나 추우나 그 고통을 이겨내며 고된 노동과 정성으로 3대째 작업을 이어가니 존경의 마음을 보내지 않을수 없다.
 
'윙~' 작업상의 온갖 소음으로 청력에도 지장을 주지만 그런 불편쯤은 장애가 못된다.
▲ '윙~' 작업상의 온갖 소음으로 청력에도 지장을 주지만 그런 불편쯤은 장애가 못된다.

끌을 제작하는데 쓰는 쇠 원판.
▲ 끌을 제작하는데 쓰는 쇠 원판.

이것이 끌을 만들수 있도록 쇠 원판을 자르고 다듬어 가본을 떠 놓은 것들이다. 이제 연마와 손잡이를 맞춰 넣는 일이 나?다.
▲ 이것이 끌을 만들수 있도록 쇠 원판을 자르고 다듬어 가본을 떠 놓은 것들이다. 이제 연마와 손잡이를 맞춰 넣는 일이 남았다.

3대 가업의 혼과 정성으로 제품을 만든다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김민규 대표.
▲ 중국산 등 저가 제품이 있지만 3대 가업의 혼과 정성으로 제품을 만든다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김민규 대표.

“요즘 중국산이 많이 들어옵니다. 값도 싸고 대량으로 팔면서 그걸 국산이라고 속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품을 만져보고 써 본 사람들이라면 국산인지 중국산인지 금세 압니다. 그것은 제품을 만드는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면 알수 있습니다. 그 안에는 3대째 끌을 만들어 온 일가(一家)의 혼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끌을 써 본 사람들은 저희 제품이 어떤건지 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희 제품을 인정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김원태 대표가 자신있게 하는 말이다.
 
지금까지 끌 제작에 들인 공과 품, 품질에 비해 헐한 가격의 중국산이 오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지만 대동에서는 오로지 품질과 정성으로 제품을 만들 뿐이다.
김 대표와 평생을 함께 하며 아버지의(김대표의 장인) 대장간을 지켜온 아내 이현숙씨는 남편이 보낸 지난한 세월과 제품에 대한 자부심,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는다.

대동공작소는 시대의 흐름과 변천에 따라 부침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여러 차례 부도가 나고 고된 작업 중 김 대표가 큰 부상을 당하기도 하며 작업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적도 있었다.
뜨거운 불 앞에서 쇠를 다루다 보니 겨울과 달리 여름철에는 김 대표의 몸이 많이 축난다. 거기다가 해머 소리를 지속적으로 듣는 까닭에 청력에도 손상이 생겼다.
그럴때도 이제 그만 이 일을 놔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종일 이렇게 제품을 다듬고 연마한다.
▲ 하루 종일 이렇게 제품을 다듬고 연마한다.

제품 제작에 쓰이는 철제 자.
▲ 제품 제작에 쓰이는 철제 자.

제품을 연마하는 해머역할의 공작기계. 과거엔 이런 기계도 없이 오로지 사람의 힘만으로 망치질을 했다.
▲ 제품을 연마하는 해머역할의 공작기계. 과거엔 이런 기계도 없이 오로지 사람의 힘만으로 망치질을 했다.

작은 끌이 완성되기 직전의 것.
▲ 작은 끌이 완성되기 직전의 것.

제품 연마가 끝나 마지막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넣는데 쓰려고 준비한 목재 손잡이.
▲ 제품 연마가 끝나 마지막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넣는데 쓰려고 준비한 목재 손잡이.

드디어 완성돼 상품화 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종류별, 크기별 끌.
▲ 드디어 완성되 상품화 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종류별, 크기별 끌.

비닐포장까지 마친 완제품. 겉면에 ‘ACE 천하’라는 브랜드명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 비닐포장까지 마친 완제품. 겉면에 ‘ACE 천하’라는 브랜드명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작은 조각도형 끌이나 혹은 긴 끌은 오로지 손으로만 작업을 하지만 이렇게 손잡이 뒤에 쇠붙이로 테두리를 한 것은 망치로 두들기며 끌의 날로 목재를 다듬는다.

위기때마다 지금까지 배워 온 기술과 전통이 끊긴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어서, 이 소중한 것을 지켜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그리고 자부심을 잃지 않기 위해 꿋꿋이 버티며 대동을 지켜왔다.
 
대동공작소 끌의 브랜드는 ‘ACE 천하’다. 끌 분야의 천하장사요, 끌 업계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에이스다.
이 상표는 91년도에 등록한 대동공작소의 고유 상표인데 아주 세밀한 공작용 1mm의 작은 끌부터 한옥을 짓기 위한 조각도까지 다양하다. 전문용어로는 목형끌, 소목끌, 한옥끌로 불리운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동공작소 끌 제품은 주로 한옥학교와 조각공방, 소가구 만드는 곳에서 사용된다. 한옥학교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대동공작소 제품은 몇년전 한옥박람회에 초대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혼과 정성으로 우리 것을 지키며 3대째를 잇고있는 김민규 대표. 대동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 혼과 정성으로 우리 것을 지키며 3대째를 잇고있는 김민규 대표. 대동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우리 것은 소중하다. 그중에서도 전통이 살아있는 것은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고 자랑스럽다.
그래서 3대째 가업승계로 전통의 끌을 만들어 오고 있는 대동공작소의 기술과 제품, 전통을 이어온 노력, 잃지 않는 자긍심 등에 존경을 표한다. 아울러 대동공작소의 제품과 기술 노하우가 오래오래 대를 끊기지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100년의 세월의 혼이 담겨 있는 장수업소와 그 제품의 가치가 영원하기를...

 
끌 제작 전문 대동공작소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 291-5
전화 연락처 : 041-575-0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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