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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1인 3역, 가죽 공예가 '황인영'이 살아가는 법

2018.02.01(목) 00:37:18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옛날 하고도 아주 오랜 옛날, 짚신을 삼아 생계를 잇는 부자(父子)가 살았다. 아들은 아버지와 밤새 짚신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았다. 아버지 옆에서 좌판을 벌이고 장사를 하는데, 이상하게 손님들은 아버지 짚신만 찾는 것이었다. 아들의 솜씨가 일취월장을 해도 상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아버지, 사람들은 왜 아버지 짚신만 좋아할까요?" 어느 날 아들이 아버지한테 물었다. 아무 대꾸가 없다.
노쇠한 아버지가  몸져 누웠다.  마음이 급해진 아들은 아버지께 간곡히 부탁했다.
"아버지, 제발 비결을 알려 주세요."
숨을 거두기 직전 마침내 아버지는 입을 열었다.
"....다 만든 짚신...... 잔털.......(깎거라.)"
독보적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자식에게 조차 기술 전수를 꺼려하는 작태을 두고 한탄한 이야기다. 나는 오늘 그 고정관념을 깨는 한 사람을 만나러 간다


[공주시 관광기념품 판매점(원도심1)-가죽공예가 '황인영']

(주)고마아토에서 바라본 감영길
▲ '아토 수백향'에서 바라본 감영길

 2017년 공주시에서는 마곡사, 갑사, 동학사 그리고 공산성 앞 카페  2곳을 지정하여 공주시의 관광기념품을 판매하도록 해 왔다.
2018년 1월부터는 기존에 있던 5곳과 원도심에 판매점 2곳을 추가로 지정하여 공주시를 대표하는 관광기념품 판매처는 7곳으로 늘어났다. 새로 지정된 공주 관광기념품 판매점 중 한 곳이 '감영길' 대통교 근처에 있는 '아토 수백향'이다.

1인3역가죽공예가황인영이살아가는법 1▲ 공주 관광기념품 판매점 (주)고마아토 '아토 수백향(공주시 감영길 20, 041-960-0815)'

선물 가게로만 알고 관심 두지 않고 스쳐 지나간 '아토 수백향'.
자갈이 깔렸던 입구에 전과 달리 목제 테라스가 꾸며져 있고, 공주시 CI(심벌마크)와 함께 못 보던 '관광기념품 판매점' 간판이 내걸려 있어 호기심에 방문해 보았다. 출입문을 열어젖힌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작년 가을 '고마' 전시실에서 '가죽 카빙'이라는 새로운 공예 기법을 알게 해 준 가죽 공예가 '황인영' 작가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혹시......황인영 선생님 아니신가요?" 물으니,
"네. 맞는데......죄송해요.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당연하다.  황인영 작가와는 따로 인사를 나눈 일이 없으니 일면식이 없을 수밖에.
'황인영' 작가를 알게 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아토 수백향'에 공주 관광기념품 판매점 간판이 걸리게 된 과정에 대해 소상히 듣게 되었다.

금제뒤꽂이를 디자인한 거울▲ 국보 제 159호 무령왕릉 출토 유물인 금제뒤꽂이를 디자인한 거울

공주 관광기념품들
▲ 공주시를 상징하는 관광기념품들

'아토 수백향'에는 저급한 중국산 기념품 대신 공주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을 비롯하여 무령왕릉 출토유물이나 공주시 캐릭터를 디자인한 실용공예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파로 외부 전시를 며칠 못하고 있다는데, 판매대를 테라스로 옮겨 놓거나 이젤 전시도 하고 있다고 한다. '아토 수백향' 인근에 공주 반죽동당간지주, 공주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 공주제일교회 기독교박물관 등 근대문화 유적지가 즐비하니 공주를 방문하는 분들은 오고 가다 이곳에서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 기념품도 구매하고 수준 높은 공예 작품 전시회를 즐기고 가도 좋을 것 같다. 
 
가죽공예가 '황인영'▲ 가죽 공예가 '황인영'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한 가죽 공예가 '황인영' 작가이다.  황 작가는 가족공예를 접하고 주변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죽 공예가로서의 삶을 선택한 강단 있는 분이다.

가죽 카빙 도구들▲ 가죽카빙 공구들(망치, 조각도)

가죽 카빙 작품만드는 순서
1인3역가죽공예가황인영이살아가는법 2▲ 가죽카빙 작품 만드는 순서(도안그리기-도안 본뜨기-칼선 넣기-음영 만들기-채색하기-작품 완성)

부엉이-황인영
▲ 부엉이-황인영

연-황인영
▲ 연-황인영

해바라기
▲ 해바라기-황인영

가죽카빙은 도안을 가죽에 그리고 칼선을 낸 뒤 공구를 이용하여 가죽을 찍거나 두들겨 모양을 내고 염색을 하여 입체적으로 작품을 가공하는 표현기법이다. '황인영' 작가의 작품은 다른 작가들보다 입체감이 두드러져 가죽 바탕에 부엉이, 연꽃, 해바라기 등을 따로 붙인 줄로 여길 정도였다. '청출어람 청어람'이라고 이제는 황 작가를 가르친 강사분이 '황인영' 작가의 독특한 기법을 궁금해한다고 한다.
호랑이를 새긴 작품은 도안을 도용당하기도 했는데, 권리는 되찾고 예술가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도록 일침을 가해 둔 일화가 있단다.

 [공주한옥마을 공예공방촌 '시브랜드관'-(주)고마아토 대표이사 '황인영']

공주한옥마을
1인3역가죽공예가황인영이살아가는법 3
▲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2015년 '고마수공예협회'로 시작된 비영리 집단이자 마을기업인 '(주)고마아토'가 만들어진다. 현재 가죽, 포크아트, 금속, 누름꽃, 캘리그라피, 인쇄, 프리저브드 등 다양한 분야의 개인 공방을 운영하는 작가 15명이 회원으로 있다.
그해 감영길에서 공예작가들의 공동 전시회를 기획하기도 했지만, 일반인의 보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공주시의 허가를 받지 못해 '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에서 첫 공동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이 " 원래 공예 작가들은 뭉치기 힘든데......" 말할 정도로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황인영 작가는 무노임으로 '(주)고마아토'의 회장직을 맡고 있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기회를 부지런히 만들고 다닌다. 공주시 원도심에 관광기념품 판매점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공주시에 원도심에 관광기념품 판매점이 들어서야 하는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한 끝에 성사시켰다고 한다.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내부
▲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내부-판매관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내부-공방
▲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내부-공방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기념품들
▲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기념품들

'(주) 고마아토'는 2017년에는 공주한옥마을 '시(市)브랜드관'에 입점하여 유석근, 오해균, 이상근, 오문계 명장들이 공주한옥마을을 떠난 빈자리를 채우며 공방 운영, 관광기념품 판매, 체험실 운영 등을 해 오고 있다. 공주한옥마을 시브랜드관을 찾은 날은 '황인영' 작가의 여동생이자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황인정' 작가가 안내를 도와주셨다. 왕과 왕비가 쓰는 왕관의 차이점과 2017년 공모전 수상작 소개, 체험실 운영 현황 등을 자세히 들었다.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체험실
▲ 공주한옥마을 브랜드관- 공예 체험관

환두대도 만들기
▲ 환두대도 만들기 등 체험 작품들

체험실은 공방 뒤편에 마련되어 있었다. 날이 풀리면 야외에 천막을 치고 확 트인 공간에서 환두대도(고리자루칼)만들기, 백제금관 만들기, 단디수첩 만들기, 통가죽 일일특강 등을 진행한다고 한다.


[공주인= '황인영'] 

충청남도 최초로 발간한 백제문양 컬러링북▲ 충청남도 최초로 발간한 백제전통문양 컬러링북

2018년 1월 충청남도 최초로 백제전통문양을 도안한 컬러링북이 '(주)고마아토'에서 출간되었다. '황인영' 작가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성실함의 산물이다.

왕관 디자인하기
▲ 왕관 도안

'아토 수백향'을 다시 방문했을 때, '황인영' 작가는 왕관 디자인에 몰두해 있었다. 공주시 캐릭터의 진가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브랜드 사용권을 최초로 따낸 안목으로 그린 이 도안은 각 방면의 공예 작가들의 손끝에서 다양한 기법으로 재탄생될 것이다.

공주하숙마을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디자인의 가죽 제품들도 착착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황인영' 작가의 당부로 그 깜찍한 제품들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누구나 한 개 정도는 탐내는 기념품으로 세상에 소개될 것이다. 

올 12월에는 '충청남도 공주의료원 힐링갤러리'에서 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다. 
한 사람이 이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에 안 차는지 '황인영' 작가는 요즘 동호회 결성을 추진 중이다. 공예 작가들의 모임이 아니라 공예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회원 자격이 주어지는 모임이다.
2018년 9월 14일 (금)~9월 22일(토)에 개최 예정인 제64회 백제문화제와 봄 야행, 여름 야행 등을 보러 공주시를 찾는 많은 방문객이 백제문화를 체험하고 흡족해서 돌아갈 수 있도록 빈틈없는 준비도 할 것이다.

꼭 만나야 할 인연이었던 것처럼 조우(遭遇)한 가죽 공예가 '황인영' 작가.
'(주)고마아토' 회장이자 공주시 관광기념품 판매점 '아토 수백향'의 공방지기 '황인영'을 통해 2018년 벽두(劈頭)부터 예술적 감성으로 충만해진 일상을 나는 조금씩 체감한다. 이 분에 넘치는 감성이 증폭되도록 가죽 공예가 '황인영'이 살아가는 법을 들키지 않게 모방하며 분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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