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간판 나눔 프로젝트 사업> 완료한 감영길… "도시가 화장을 했나봐요"
내가 살던 고향, 지역, 나라를 떠나 다른 곳에 갔을 때 제일먼저 느끼는 소감, 그리고 사람이나 영화, 사물, 어떤 특별한 것을 접한 뒤 받는 첫 소감 등을 통칭해서 ‘첫인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첫인상은 사람에게 아주 오랫동안 잔영을 남기고 그것을 기억하게 해주는 사실상의 ‘고정관념’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첫인상을 잘보이려고 노력한다.
물론 잘 보여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 도시, 충청남도 각 시군의 시가지 도심은 어떤 첫인상을 줄까.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과 여러 형태의 아파트와 빌딩은 대체로 우리 문화의 오랜 전통과 국민성, 경제적 영향 등을 받아 대체로 비슷비슷하다. 그 자체에는 특별한 이견이 있을수 없다.
허나, 도심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간판’이다. 이 간판이 그 도시를 처음 가본 사람들에게 주는 첫인상 즉 첫 느낌은 두고두고 그 도시를 기억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가 된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도착하면 인상 깊다고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의 간판들이라고 한다. 아주 화려하고 공격적이며 때론 자극적인 원색을 써서 도시전체를 도배하고 있으니 그 색의 강렬함에 인상이 깊을수 있겠다.
그러나 그건 칭찬이 아니라는 것, 그것을 아름답다고 여겨서 첫인상이 강렬하다고 하는게 아니라는것도 다들 알 것이다. 한마디로 지저분하다고 생각을 그렇게 말한 것이다.
우리 충청남도 시군의 도심(읍내와 시내) 역시 간판이 그다지 깔끔하거나 잘 정비되어 있는건 아니다. 각 시군마다 워낙 오랜 도심역사를 지니고 있었고, 간판에 대한 인식이 새로이 정립된 것도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나름 시군마다 간판정비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도심의 특색에 맞는 간판이나 조형물을 만들어 도시를 꾸미는 노력읗 많이 하고있어서 다행이다.
공주의 경우 백제유물을 바탕으로 한다거나, 청양은 고추와 구기자로, 서해는 해산물 등을 이용한 아이콘들이 그런 것중 하나다.
그래소 오늘 도민리포터는 얼마전 간판에 대한 도심 정비가 그 중요한 사례를 한가지 자랑스럽게 홍보하고자 한다.
공주시는 지난 2017년말에 <좋은간판 나눔 프로젝트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감영길 좋은간판 나눔 프로젝트’ 사업을 완료했다.
2017 좋은간판 나눔 프로젝트 사업은 한국옥외광고센터의 주관으로 실시한 것인데 기존의 획일화되고 있는 간판형태에서 탈피해 새로운 간판문화를 선도하고자 지자체, 주민, 전문가가 함께 창의적인 간판 디자인을 제시하고 우수간판문화 확산과 소규모 상가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업이었다.
공주시는 이 사업공모에 선정돼 국비 5000만원을 확보해서 시비까지 투입해 총 1억원의 예산을 들여 감영길 주변의 총 27개업소에 대한 간판을 개선한 것이다.
공주시는 1600년 유구한 백제문화의 얼이 흐르는 충청남도의 유서깊은 도시다.
공주는 과거 충청남북도를 관할하던 충청도포정사(오늘날의 충남북 통합 도청)가 있었고, 그 덕분에 자연스레 범죄자를 가두던 감옥이 있었는데 그것을 감영(監營)이라 불렀다.
현재의 공주 감영길은 충청감영터와 목관아터를 연결하는 공주 원도심의 주요 축으로서 그 감영이 있던 자리의 지명 일원을 감영길로 부른다.
▲ 공주시 공주의료원을 기점으로 동서남북 중동 일원과 공주고등학교, 공주대학 부속고등학교 일원으로 나뉘어 있는 감영길
공주시 감영길 주변은 공주의료원을 기점으로 남쪽으로는 중동 일원과 공주고등학교 방향, 동쪽으로는 과거 공주박물관이었다가 지금은 충남역사박물관으로 사용중인 영명중고등학교 아랫부분, 서쪽으로는 공주대부속고등학교 방향을 일컫는 지역이다.
이 사업을 수행하면서 업주와 주민 등으로 구성된 주민협의체에서 간판 제작 업체를 선정하는 등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업소의 특성과 규모, 건물규모 등을 고려한 디자인, 1업소 1간판을 통한 환경개선, LED전구를 사용한 친환경적 설계 등 지역의 특성에 맞는 가로경관으로 탈바꿈 했다.
▲ 간판 하나하나가 디자인적 요소를 가지고 말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 간판의 색깔도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차분한 색들로 조화를 이룬다.
▲ 간판의 바탕색 역시 은은하고 예쁘다
▲ 잘 정비된 도시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와, 도시가 참 깔끔하네"라는 첫인상을 갖게 한다.
▲ 도심 전체가 하나의 잘 짜여진 직조같은 느낌마저 준다.
▲ 통유리 건물과 예쁘게 만들어진 간판이 인상적이다.
▲ 이런 간판, 업소를 방문하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게 한다.
▲ 동글동글... 이 간판은 센스작렬이다
▲ 모든 간판의 폰트(글씨 서체)도 단조롭지 않고 골고루 특색이 있다.
▲ 간판마다 저마다의 개성이 넘친다.
▲ 글씨 뿐만 아니라 간판의 디자인도 상당히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 꽃집. 꽃을 사러 들어가고 싶게 만들어주고 있다.
공주시의 이번 도심정비 사업에는 주요 간선도로변 신호등, 가로수, 가로등 및 학교 주변에 불법으로 설치된 현수막, 벽보 등을 집중 단속해 깨끗한 도시미관을 조성하고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 안전한 도로를 만드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더구나 감영길은 역사적으로도 유서깊은 구간이기 때문에 더 쾌적하고 아름다운 가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가까이에는 공주 시가지를 관통하는 제민천이 흐르고 있어 하천과의 조화를 꾀하는데도 신경을 썼다.
공주시가 이번에 완료한 감영길 간판 개선사업은 일회성으로 시작해서 끝낸게 아니다.
이미 지난 2012년부터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도심 간판개선 작업을 진해해온 노력의 결실중 일부이다.
공주시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10월7일까지 개최되는 제58회 백제문화제와 추석을 맞이해 도시미관을 해치는 불법 현수막, 벽보 등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바 있다.
▲ 선물가게의 간판도 예쁘다.
▲ 노란색, 약간 붉은 톤, 그리고 동글이... 대체로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 공주는 이렇게 제민천이라는 하천이 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러 흐른다. 간판과 도시정비는 하천과의 조화도 꾀했다.
▲ 제민천변의 한옥과 조화
▲ 흰 눈과 한옥, 그리고 하천. 멋있고 고풍스러우며 품격이 넘친다.
▲ 1920년대의 공주 도심을 그려준 하천변 벽면의 벽화도 칙칙할수 있는 도심의 한 부분에 낭만을 심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