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고택

지역마다 훌륭한 인물들이 있기 마련인데 예산에는 추사체로 잘 알려진 김정희 선생이 태어난 고장이다. 예산여행길에 추사고택을 오랜만에 들렸다. 추사 김정희 고택은 증조부이자 영조대왕의 부마인 월성위 김한신이 1700년대 중반에 건립한 53칸 규모의 양반집으로 추사 김정희가 태어나서 성장한 곳이다. 추사 고택에는 고택 이외에도 추사기념관, 추사 체험관이 있어 함께 들러볼만하다.



추사고택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사랑채, 중간은 안채, 맨 위는 영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의 고택은 1976년에 일부만 복원한 것이고 서울의 저택인 월성위궁은 김정희가 관직 활동을 할 때 지냈던 곳이라 한다.


▲추사고택 사랑채

사랑채와 안채의 기둥을 보면 그의 문장들이 파란 글씨체로 적혀 있어 시선을 끈다. 모두 한자로 되어 있지만 그 아래에 뜻이 함께 적혀 있어 문장의 뜻을 한 번 더 되새기게 해 준다. 사랑채 앞에는 꽃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처음 찾아갔을 때에는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였고 이번에는 꽃들이 이미 진 상태라 무슨 꽃인지 파악이 되지는 않았다. 꽃들이 피면 그 모습 또한 아름다울 것 같았다. 꽃나무가 심어진 곳 앞에는 김정희가 돌기둥으로 만든 해시계가 있다. 이 해시계에는 '석년'이라 새겨져 있는데 그의 아들이 추사체로 써서 새긴 것이라 한다.



또한 사랑채에는 김정희의 대표적인 작품인 국보 제 180호인 세한도가 걸려 있다. 그가 제주도의 유배시절에 찾아온 이상적의 의리를 칭찬하며 겨울에도 늘 푸른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하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비행기만 타면 1시간 내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지만 조선 시대의 제주도는 상황이 달랐을 것이고 유배된 친구를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온 이상적은 김정희에게 그야말로 진정한 친구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추사고택 안채

이제 안채로 들어가본다. 안채에는 독특하게 부엌이 2개가 있다. 화순옹주가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안채는 왕실 주택 구조로 만들어 하나는 난방용이었고 또 하나는 요리를 위한 부엌이었다고 한다.



안채를 빠져나와 영당으로 향하는 뜰에는 분홍 상사화가 군락을 이루었다. 절정의 시기는 살짝 지난 것 같았지만 이곳에 상사화가 피어나 있을줄은 몰랐기에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영당

영당은 김정희가 세상을 떠난 뒤 아들 김상무가 세웠다. 영당에는 김정희의 친구인 권돈인이 추사체로 '추사영실'이라는 현판을 직접 썼으며 영당 안에는 김정희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진품인 지초상화의 원본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고 현판의 원본은 간송미술관에 있다고 한다.



추사고택을 빠져나오면 가문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우물을 지나면 조롱박 터널이 조성되어 있었다. 식용인지 아니면 전시용인지는 모르겠으나 더운 여름날에 조롱박 터널에서 더위를 피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었다.


▲ 추사기념관(좌), 김정희 묘(우)

조롱박 터널을 빠져나오면 추사 김정희의 묘가 나타나고 뒤편으로 추사기념관이 있다.


▲추사기념관 내부

추사기념관에는 김정희 선생의 탄생부터 학문을 위해 청나라로 떠나는 그의 발자취가 디오라마로 펼쳐져 있고 그가 제주도 유배지 생활과 그의 말년까지 그의 생애에 대해서 한 자리에 만나 볼 수 있다.



진품들은 대부분 예산 김정희 종가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지만 그의 작품들과 그가 썼던 벼루와 인장, 수정염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추사체험관

마지막으로 추사체험관에서는 10인 이상 사전예약에 한해 탁본체험, 난초그리기, 세한도 그리기, 추사체 써보기, 종이액자, 한지부채, 나비부채, 원형 부채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체험에 따라 1,000원 ~ 4,000원 선이다.)

예산 추사김정희선생고택
충청남도 예산군 신암면 추사고택로 261